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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uvelle année, nouvelle woojung

2024.01.21 | 조회 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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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우쟁

파리로 떠난 우정의 일기를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Nouveau semestre

Vocabulaire
Vocabulaire

2024년, 새해가 밝았다. 곧바로 1월 2일부터 새학기가 시작했다. 이제 A2반에서 B1반으로 한 단계 올라갔고, 교실과 선생님 그리고 학생들까지 조금씩 바뀌어 뭔가 설렘이 가득했다. 장기목표(대학원 입학)를 다시금 되새기면서 멋진 한 해를 보낼 것을 다짐했다.

이전에 치뤘던 A2 시험 결과는 예상보다 좋았다. 여행다녀오느라 뒤늦게 받게 되었는데 독해 부분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어깨뽕이 한껏 치솟았다. 하지만 지금은 B1 수업을 시작한지 어느덧 3주차,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고난이도 앞에서 자신감이 한풀 꺾였다.

지문에 아는 단어보다 모르는 단어가 더 많았고, 단어도 너무 길어서 발음하기도 힘들었다. 알고 있던 단어 조차 다른 의미로 쓰이니 내용을 거의 이해할 수 없었다. 답답한 심정이 그대로 표정으로 드러났는지 선생님이 수업 도중에 나만 콕 집어서 물었다. “괜찮아? 잘 따라오고 있어?” 나는 ”Je suis perdu.(아니 잃었어.)”라고 답했다. 그렇게 주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꾸역꾸역 수업 내용을 쫓아야 했다.

문법도 뭐 매일 새로운 걸 알려주니 나 원 참.. <div>Grammaire - L’impératif, l’imparfait, le subjonctif. / lire</div>
문법도 뭐 매일 새로운 걸 알려주니 나 원 참.. 
Grammaire - L’impératif, l’imparfait, le subjonctif. / lire

프랑스어를 배우기 전에는 스위치 하나만으로 소통이 가능했다. 한국어와 영어만 바꿔가면서 말이다. 모국어 아니면 외국어, 둘 중 하나를 쓰면 되니까 편했다. 하지만 제 3의 언어, 프랑스어를 위한 스위치를 추가하니 있었던 스위치 마저 고장나기 시작했다. 라틴계열의 영어와 프랑스어가 자꾸만 섞인다. 내 머릿속이 점차 뒤죽박죽,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어가는 중이다. 그래도 어쩌랴. 이 또한 지나가리. 제대로 씹어먹어 주겠어. 엉엉.

 


Nouveau journal

다이어리 표지
다이어리 표지

2024년을 시작하며 다이어리 속지를 바꿨다. 보통은 네이버에서 3천 원 정도 주고 사는 편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난한 유학생이므로 유튜브에서 ’무료 굿노트 속지‘를 검색했다. 그러다 내게 딱 맞는 속지를 득템했다.

클린 앤 깔끔
클린 앤 깔끔

이 속지는 시간대별로 칸이 나눠져 있어서 매일 무엇을 했는지 꼼꼼하게 기록하는 데 제격이었다. 다이어리 쓰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학원수업과 베이비시터 같은 반복 일정을 채워넣는다. 앞에 기록한 내용을 복사, 붙여넣기 하면 편하다. 그런 다음 빈 칸을 보면서 생각한다. 이번 주는 무엇에 집중하며 보낼까? 무엇을 하고 놀면 좋을까? 빈 공간을 내 마음대로 상상해본다.

얼마 전에는 파리 외곽에 있는 Auvers-sur-Oise에 다녀왔다. 이곳은 빈센트 반고흐가 마지막 여생을 살았던 동네로 파리에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이다. 그의 작품 대다수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오르세박물관에서 감상했던 작품 사진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또 다른 주말에는 Château de Versailles 베르사유 궁전에 다녀왔다. 이곳도 1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나가야 한다. 기껏 먼 길을 갔지만 박물관에 들어가진 않고 주변만 둘러보고 왔다. 입장료로 25유로를 쓰고 싶지 않았다. 호수 앞에 누워 일광욕하며 책읽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이번 주말은 스포츠로 채웠다. 아시안컵 축구 경기를 보고, 테니스를 치고, 당구를 칠 예정이다. 스포티한 주말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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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파란색은 어학원 수업, 연한 파란색은 베이비시터, 연한 초록색은 도서관에서 공부, 노란색은 친구와의 약속, 살구색은 고래랑 데이트, 빨간색은 대사관 방문처럼 중요한 일정으로 지정했다. 다 채우고 나면 상당히 알록달록해진다. 한 주 동안 주로 무엇을 하며 보냈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서 좋고, 꽉 채워진 주간 일정을 보면 괜시리 뿌듯해진다. 한국에 돌아가면 이 기록들을 보며 지금을 그리워하겠지?

제목은 검정색, 투두리스트는 회색이다.
제목은 검정색, 투두리스트는 회색이다.

이전 썼던 다이어리는 업무 관련 투두리스트로 가득하다. 그땐 직장인이었으니 시간 관리가 목적이었다. 주말이면 비어 있는 칸이 거의 없기도 했지만, 그 빈 시간에 주중에 하지 못 했던 두투리스트들을 만회하는 데 썼다. 여유 시간 하나 없이 일주일, 한 달, 1년이 빠르게 흘렀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지난 다이어리를 펼쳐 보면서 참 열심히 살았구나 하고 위로했다. 날라가는 시간을 그렇게 열심히 붙잡았다.

지금은 시간 부자다. 그래서 하루, 일주일, 한 달을 어떻게 보냈는지 어렴풋이 기억한다. 시한부 환자의 삶이 이럴까. 회사의 일정, 지인과의 약속 하나 없이 오롯이 나의 우선순위에 따라, 내 마음대로 빈 칸을 채울 수 있다는 자유가 정말 소중하다. 이 자유에 끝이 올 것임을 알기에 부지런히 시간을 이끄는 중이다.


소람 유튜버가 무료로 공유하는 속지에는 이 외에도 새해 계획에 도움이 될 만한 게 많다. 다이어리를 어떻게 쓰면 좋은지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니 영상을 공유한다. 다운로드 링크는 영상 본문에 있다. 2024년은 이 다이어리로 힘차게 시작한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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