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랫만에 성사된 바이든-시진핑의 미중 정상회담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수퍼 파워 자리를 놓고 경쟁하며 전례 없이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상황관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선 예비 선거 운동이 진행 중인 미국에서 트럼프의 기소나 소송들이 그의 공화당내의 지지를 강화하고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위협적인 경쟁자가 없어 후보 토론회마저 번번히 무시하고 있는 실정이고,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미국 대선 1년전의 여론조사가 대선 결과를 제대로 예측하는 것은 아니기에 어떤 예단을 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적지 않은 미국 영국 등의 언론들이 트럼프 2기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진보적 언론만이 아니다. 가장 강하게 트럼프 2기를 걱정하고 있는 언론은 영국의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이코노미스트이다.
2024년은 유난히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선거가 많은 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총선도 그 중 하나다. 다가오는 총선이 대한민국의 앞날을 상당히 결정하게 될 것이다. 여느 총선과 달리 이번 총선이 거대한 여소야대를 극복하여 윤석열 정권의 완성할 것이지, 미완의 정권 교체로 극도의 불확실성에 빠져들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다. 보수권은 우리 총선에서 보수권이 패배하고,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집권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한 가능성으로 검토해야 한다.
미국의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바로 미국의 최강 국가로서의 글로벌 위상 때문이다. 국제질서에서 영향력을 가늠하는 척도는 냉전체제의 붕괴 이후에 미국이 유일 강대국인가 (Unipolar), 아니면 중국과 2강 체제인가 (Bipolar), 아니면 이미 여러 강대국들이 분점하고 있는 다강 다극 체제 (Multipolar)인가에 대한 판단에 따라 다르다.
하버드의 정치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클린턴 대통령 정부에서 국제 안보 관련 공직을 역임한 Joseph Nye 명예교수는 한 국가의 힘을 경제력, 군사력, 그리고 소프트 파워로 정의하였다.
경제적으로는 이미 중국 GDP가 명목 소득 기준에서는 미국과 유사하고, 구매력을 감안한 실질 소득의 GDP에서는 미국을 능가한 것으로 EU를 하나의 정치 단위로 볼 것이냐에 따라 2강 또는 3강 체제로 봐야 한다.
군사적으로는 미국의 국방 예산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점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막강하고, 지금 두 개의 전쟁에 깊이 관여하며 지원하고 있고, 과연 중국의 대만 침공 시 3개의 전쟁을 동시에 치룰 수 있느냐를 논쟁할 만큼 미국의 군사력 우위는 막강하다.
판단이 어려운 바는 소프트 파워다. 소프트 파워를 가늠하는 기준 중에 하나가 국제 사회에서 외교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과 유럽의 대 러시아 제제에 서방의 자유주의 국가들은 단결했지만 중국, 인도는 물론이고 개도국 대부분은 불참하고 있다.
금년도 남아공에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이 간단치 않음을 보여주었다. EU는 경제적으로는 미국과 많은 마찰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미 소프트 파워 측면에서는 다강 체제가되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과학 기술 및 우수한 대학을 앞세운 학문이나 새로운 개념을 만드는 능력의 미국의 지식의 소프트 파워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대중국 기술 차단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고 현재도 그런 실패의 조짐은 분명해지고 있다. 최근에 화웨이는 미국이 금지한 고성능 칩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출시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고, 중국의 하웨이 반도체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중국의 반도체 독립의 의지를 강화시켰고 중국이 일정부분 성공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부진으로 인해 최근 반도체 대장주 엔디비아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초기에는 이 전쟁의 확전을 방지하고 가자 지구의 무고한 시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한 협상 등을 위해 중동의 지도자들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아닌 미국에 중재를 요청하여 국제 질서에서 미국의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병원의 포격 의심이 일자 중동을 방문하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을 전격 취소하여 미국에 목매지 않는다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소프트파워 그 중에서도 외교적 리더십을 강하게 의심하게 만드는 변화들이 있다. 그것은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과 공화당의 트럼프당화의 강화 경향이다.
트럼프는 집권하면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상대국이 10% 이상의 관세를 부여할 경우 상응하는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무역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10%의 관세율은 0%에서 2%로 자신이 집권 1기에 올려 놓은 관세를 다시 5배 더 올린다는 강경 보호무역주의를 뜻한다. 트럼프 1기의 보호무역주의는 이미 경제적으로 실수가 분명하지만 재집권 가능성을 높여주는 정치적 성공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대중국 강경책이 인기가 높은 경합 주 대부분에서 트럼프가 바이든을 앞서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우리는 윤 대통령이 말했듯이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다. 그런데 대기업의 공장은 미국에 짓게 하고, 관세는 높아지는 세상은 한국 경제에 두말 할 것도 없이 위기의 세상이다.
최근 개최되고 있는 공화당의 대선 예비 후보 토론회에서도 중국에 대한 적대적 태도나, 기술 차단 정책, 그리고 트럼프가 두 번이나 불법화하려다 실패한 틱톡을 여전히 중국의 스파이웨어라면 금지하겠다고들 공언하고 있다. 공화당이 레이건의 자유주의에서 보호무역주의와 국수주의의 트럼프당으로 확실하게 변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지금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도 부정적이다.
우리는 지금 미국 일강 체제를 가정한 전통적 보수권의 과거의 패러다임과 다강의 다극화된 세계 질서 사이에서 선택의 길로에 놓여 있다.
정부 여당을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국민, 특히 보수권은 세계의 다강 질서의 혼돈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새로운 세상에서 우리 총선에서 만약 여당이 패배하고 났을 때 그 정신적 공황을 어떻게 맞이할 것이지 자문을 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최근 개최되고 있는 공화당의 대선 예비 후보 토론회에서도 중국에 대한 적대적 태도나, 기술 차단 정책, 그리고 트럼프가 두 번이나 불법화하려다 실패한 틱톡을 여전히 중국의 스파이웨어라면 금지하겠다고들 공언하고 있다. 공화당이 레이건의 자유주의에서 보호무역주의와 국수주의의 트럼프당으로 확실하게 변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지금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도 부정적이다.
트럼프는 인도 태평양 지역을 묶어서 대 중국 외교적 포위망을 견고히 하고자 하는 바이든의 외교 정책을 전면 폐기할 것을 공언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맺은 경제협력들도 폐기하겠다고 한다. 그는 최근에도 시진핑, 푸틴, 김정은을 칭찬하며 자신이 이들과 친밀하다는 것을 공언하고 있다.
미국의 전후 세계 질서는 자유무역주의와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앞세운 것이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을 흔들고 있다. 그는 선거의 결과를 승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91개나 되는 범죄혐의는 모두 민주당의 정치적 박해의 결과라고 하며 자신이 집권하면 사법권을 정적들을 처벌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제 미국의 소프트 파워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인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기대하기 힘든 세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윤정부는 한미일 외교 군사적 강화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과 한 편이 되어 안보와 경제적 안전을 보장받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재집권해서 민주주의 규범은 유린되고, 동맹은 미국을 등쳐먹는 기생충들이고, 자신은 시진핑, 푸틴, 김정은과 직거래를 하겠다는 세상을 상정해 보자. 관세를 10%로 올리고 미중 경제 갈등을 격화한다고 가정해 보자. 한미일 외교 관계 복원을 넘어 미국은 선이고 중국은 공산국가라서 악이라는 식의 반중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보수권은 그러한 미래를 감당한 마음다짐이나 전략이 준비되어 있는가?
우리는 미국 일강 체제를 가정한 전통적 보수권의 과거의 패러다임과 다강의 다극화된 세계 질서 사이에서 선택의 길에 놓여 있다. 이 새로운 질서의 불확실성과 혼돈은 트럼프의 재집권시 훨씬 강화될 것이다.
정부 여당을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국민, 특히 보수권은 세계의 다강 질서의 혼돈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새로운 세상에서 만약 우리 총선에서 보수 정당이 패배하고 났을 때 그 정신적 공황을 어떻게 맞이할 것이지 자문을 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단순한 시작도 제대로 못해본 보수정권의 레임덕이 아니라 나라의 운명이 불확실에 빠진다는 설상가상의 각오를 해야 할 어두운 미래가 어른거리고 있다. 대한민국 이 거친 미래에 대해 준비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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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해
많은 지식 정보 감사합니다. 즐거운 추수 감사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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