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편지

20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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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올림

편지라는 형식으로 천천히 적어 보냅니다.

안녕하세요.

 

<기차의 >이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이동진도 아닌 제가 감히... 올해의 영화라고 이름을 붙여보며) 오늘은 영화의  장면으로 편지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주인공은 어떤 사건으로 인해 소중한 것들을 전부 잃고 혼자가 됩니다. 상실의 슬픔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고통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주변의 여러 작은 선의들로 몸을 추스려 생을 살아내던 그에게, 오래도록 바랐던 순간이 꿈결처럼 스치는데요. 이후로 그는 줄곧 기다립니다. 창문 밖을 내다보며 무언가를 기다리다 머리가 하얗게 새어가는 쓸쓸한 얼굴을, 저는 한 해가 가는 내내 잊지 못할  같습니다.

 

누군가는 공감해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없는 마음 하나에 붙들려 살아갑니다. 생의 어느 구간에서 그저 구하고, 잃어버리고,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버린다는 것인데요. 무엇을 그토록 구하고 잃어왔는지는, 정작  자신도  알지 못한다는 점이 매우 의문으로 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의 저는 기다리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역시나 그것의 실체는 모호합니다. 어느 때는 사람이 되었다가, 시간이 되기도 하고요. 까마득하게  미래가 되었다가, 아쉽게 지나쳐온 인연이 되기도 하고요. 이게 기다려지는 마음과는  달라서 설레지는 않습니다. 지치고 소진되기만 하는, 그런 애타는 마음 쪽에 가까운  같아요.

 

"삶의 비결은 적절한 조명이 비치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타고난 장점을 활용하여 자신이 사랑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일을 하라."

 

제가 좋아하는 수전 케인의 말입니다. 매일 아침 준비하는 공간에  말을 걸어두고 있다 보니, 어느덧 외워 말할  있는 문장이 되어버렸네요. 어쩌면 제가 기다리는 것이  '적절한 조명'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구하고, 잃어버리고, 기다리던 그것이요. 조명이란  저의 자리.  분수에 들어맞는 살아갈 , 사랑할 사람, 몸담을 일이 되겠지요.

 

흠, 그런데 기다리던 무언가를 언젠가 결국 만나게 된다면요. 그다음의 우리는 또다시 어떤 마음이 될까요?

 

2026 2 7

여전히 석연치 않은 마음으로

현지 올림

 

 

아차차 <기차의 꿈>은 넷플릭스에서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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