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편지

202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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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올림

편지라는 형식으로 천천히 적어 보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은 음악을 좋아하시나요?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저는 음악 듣는 것을 제법 좋아합니다. 특히 앨범을 수록된 순서대로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최근에도 이런 식으로 여러 앨범을 전전하다 보니, 재미있는 패턴 같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앨범 안에서  곡과 시작 곡이 가장  붙는다는 점인데요. 이게 무슨 이야기냐면, 앨범이 마지막 곡에서 처음으로 돌아갈 때 소리와 리듬, 그리고 내용의 흐름이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다.  앨범의 마지막  내용이 '이제 돌아오지 않을 길을 나선다' 끝나고 이어지는  번째 곡은 미국의 어느 마을 이름을  제목의 연주곡이 되어,  밖에 성큼 펼쳐진 작은 모험을 연상케합니다.  다른 앨범의 마지막 곡이 끝난 사랑에 슬퍼하는 사람의 독백이라면 이어지는  번째 곡은 자장가를 뜻하는 독일어로 이름 붙여진, 쓸쓸하지만 따뜻한 연주곡이 됩니다.

 

두려우면서도 설레는 묘한 감정으로 문을 나서는 사람. 공허한 마음을 애써 쓰다듬으며 잠을 청하는 사람. 음악을 들으며 멋대로 이런저런 장면들을 상상하다 보면 피곤한 출근길이나 조금 심심했던 산책길이  흥미로워지곤 합니다.

 

이런 저의 은밀한 취미 뒤로 따라온 생각은 이렇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다음 챕터로 넘어가기 위한 선택이라고 굳게 믿었던 것들이, 알고 보니 제자리를 맴돌게 하는 선택은 아니었을까. 실수를 통해 배운 것들을  적용했다고 생각했던 선택이 알고 보니 똑같은 실수는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들이요.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들 하죠. 체념이나 허무와 같은 감정이 묻어있는  문장에서 저는 요즘 명랑한 면 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어떻게든 다시 시작한다는  기억하려고 합니다. 크게 다르지 않을 결말이 예상되지만, 이번엔 다를 거라고 믿는 근거 없는 바람이  아름답다는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법 희망찬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제 컨디션이  좋아진  같습니다. 여러 고민 짓눌려서, 혹은 이유도 모른 채 지새웠던 밤들을 지나  밖으로 나갈 채비를 마쳐가는  같아요. 그 어떤 의미 대해 골몰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우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일이라는  몸으로 더듬어가며 배우고 있는 요즘입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이렇게 생각하며 잘 지내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아는, 혹은 알지 못하는 모두가  자고 먹고 말하고 몸을 일으켜 기꺼이 함께하는 날들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2026 3 16

현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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