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는 친환경이 수익 구조의 일부가 되는 기업만 살아남을 것입니다."
지난 5월 7일, 헤럴드경제가 주최한 'H.에코테크페스타'에서 연사로 나선 양희경 ㈜카리 대표는 환경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같이 선언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ESG 전문가과정 3기 원우회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환경인의 밤' 연사로도 참여한 양 대표는 친환경과 수익을 동시에 잡는 사업 모델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양 대표가 환경 문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계기는 2019년 그레타 툰베리의 UN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이었다. "국가와 정부가 빠르게 변화하기 힘든 글로벌 산업구조에 답답해하기보다, 나부터 산업환경 변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서비스와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결심을 했다"는 그의 말처럼, 그 결심의 산물이 바로 카리(KARI)다.
카리는 이차전지 양극재 전구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염폐수를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친환경 기술 기업이다. 단순 처리에 그치지 않고 고순도 황산나트륨을 결정화(Crystallization)해 분리한 뒤 의약품·화장품 산업의 원료로 공급하는 순환경제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전통 방식 대비 에너지 사용량과 공사비는 절반으로 줄이면서도 폐기물 발생은 제로(ZERO)에 가깝고 고부가가치 부산물을 생산하는 무방류 시스템이 핵심이다. 현재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내 대규모 자원화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7년 준공 후 산단 내 기업들의 폐수를 공동 처리하는 완전한 에코사이클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버려지는 폐기물과 폐수 속에 어째서 이렇게 많은 자원이 그대로 남아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힌 양 대표는 친환경과 수익이 충돌한다는 통념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처음부터 '친환경을 하겠다'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하겠다'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많은 환경 스타트업이 정부 정책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지만, 양 대표는 "기술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면 정부 지원 없이도 시장에서 선택받을 수밖에 없다"며 카리가 정책 의존형이 아닌 독창적 기술력 기반의 기업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카리는 해외 시장도 본격 겨냥하고 있다. 카리의 기술은 EU 배터리법 대응에도 직결되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양 대표는 "미국과 유럽은 환경을 규제가 아닌 산업 경쟁력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며 "배터리 소재, 희소금속, 물 자원 분야에서 환경이 곧 자원이자 시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오렌지 껍질을 패션 산업 재료로 활용하고, 매립하던 폐수에서 돈이 되는 자원을 회수하는 사업이 확산되고 있다"며 친환경 기업의 개념 자체가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아무리 좋은 기술도 경제성이 없으면 상용화되기 어렵다"며 기후 환경 분야의 높은 성장성을 언급하면서도 기술을 반드시 수익 구조와 연결해 생각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폐수를 자원으로, 환경을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바꾸는 카리의 행보가 친환경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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