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우리 연구실이 2026년 국가데이터 활용대회에서 두 편의 연구로 나란히 장려상을 받았습니다.
포스터 부문에서는 김재희 과정생이, 보고서 부문에서는 한효주 수료생과 한연수 과정생이 함께 수상했어요. 한 대회에서 두 부문에 이름을 올린 만큼, 연구실 안에서도 축하 인사가 한참 오갔습니다.
두 연구 모두 공공데이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래서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까지 밀고 나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어떤 연구였는지 하나씩 소개해 드릴게요.
포스터 부문 — 빈집의 위험을 데이터로 살피고,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길을 지키다

김재희 과정생의 포스터는 부산시 금정구의 빈집에서 출발합니다.
부산의 빈집은 2015년과 비교해 2024년에 약 1.4배로 늘었습니다. 고령화와 인구 유출, 원도심 노후화가 겹치면서 빈집 증가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만성적인 도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진단이지요. 그런데 방치된 빈집은 붕괴나 화재, 범죄 우려로 이어지고, 특히 초등학교 통학권 안에 있을 때는 아이들의 보행안전을 직접 위협합니다. 연구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어요.
분석은 세 단계로 이어집니다.
첫째, 빈집을 유형으로 나눴습니다. 노후도·단독주택 여부·면적 같은 빈집 특성에 학교와 파출소까지의 거리, CCTV 개수, 아동인구와 공시지가 등 안전·지역 특성을 더해 K-means 군집분석을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 금정구의 빈집은 ▲도심 대형 거점활용형 ▲외곽 노후 방범관리형 ▲학교 인접 통학관리형 세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세 번째 유형은 초등학교와 평균 410m 거리에 놓여 있어, 아동 통학안전 관점에서 우선 관리가 필요한 빈집으로 지목됐습니다.
둘째, 도로마다 위험도를 계산했습니다. 빈집 노후도, 학교·파출소까지의 거리, CCTV 개수를 엔트로피 가중법으로 종합해 빈집별 위험점수를 매기고, 이를 가장 가까운 도로에 매칭해 도로 단위 위험도로 환산했어요. 금정구 전역에 고위험 도로가 흩어져 있지만, 서1동과 부곡2동에서는 뚜렷하게 집중되는 양상이 확인됐습니다.
셋째, 안전 통학경로를 찾았습니다. '도로 길이 × (1 + 위험도)'라는 비용함수를 세워 위험한 구간을 자연스럽게 우회하도록 만든 뒤, 다익스트라 알고리즘으로 서명초등학교와 현곡초등학교의 최단경로와 안전경로를 비교했습니다.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서명초등학교의 경우 북서 방향 진입 시 이동거리는 약 3m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위험도는 90% 이상 줄었습니다. 현곡초등학교 북서 방향도 40m 남짓 더 걷는 대신 위험도가 약 70% 감소했고요. 조금만 돌아가도 훨씬 안전해지는 길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포스터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위험 빈집의 철거·보수·방범시설 설치 우선 검토, 학교 인접 빈집의 통학안전 관리구역 지정, 그리고 실시간 안전 통학로를 안내하는 '안전통학동행맵' 앱 구상까지 제안했습니다. 다만 남쪽 진입로처럼 우회 효과가 제한적인 구간도 있어, 근본적으로는 빈집 정비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짚었습니다.
보고서 부문 — 이주민은 어디로 이동하고 머무는가?
한효주 수료생과 한연수 과정생의 보고서는 질문 자체가 조금 다릅니다. "이주민, 이제 유입이 아니라 정착을 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하거든요.
지금까지 외국인 통계는 대부분 특정 시점의 단면이었습니다. 어느 지역에 외국인이 1,000명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지만, 그 1,000명이 오래 머문 사람들인지 스쳐 간 사람들인지는 알 수 없지요. 그래서 그 지역이 '정착지'인지 '경유지'인지 구분할 수 없고, 이탈 위험이 큰 집단을 미리 알아볼 수도 없었습니다.
연구는 통계청 통계데이터센터(SDC)의 인구통계등록부 통합분석 DB를 활용해 이 공백을 메웠습니다. 2016년에 새로 등록한 외국인 255,086명 가운데 7년 이상 추적된 114,671명의 거주지를 8개 연도에 걸쳐 개인 단위로 이어 붙인 것이지요. 국내에서 전수조사 자료로 개인 단위 주거 이동 시퀀스를 다룬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분석에는 TraMineR 기반 시퀀스 분석과 최적매칭(OM),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CLARA 군집분석, 그리고 로짓·다항로짓 회귀가 동원됐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발견은 경로의존성입니다. 이주민의 평균 거주기간은 4.41년, 7년 이상 장기 정착률은 45.0%였는데, 권역을 옮긴 횟수는 평균 0.43회에 그쳤어요. 처음 자리 잡은 곳에 계속 머무는 경향이 뚜렷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초기에 비수도권에 정착한 사람이 최종적으로도 비수도권에 남을 가능성은 크게 높았고, 이런 고착 경향은 내국인보다 외국인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동 경로를 묶어 도출한 정착 유형은 네 가지입니다. 수도권 안에서만 움직이는 수도권 네트워크형,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갈라지는 이중 정착형, 비수도권 제조업 노동시장과 이어진 지역 뿌리내리기형, 서울 도심 기능과 연계된 도심 전문직형. 장기 정착률도 유형별로 26.7%에서 63.4%까지 크게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제안은 분명합니다. 정책의 평가 기준을 '유입 관리'에서 '정착 성과 관리'로 옮기자는 것이지요. 유입 1~2년 뒤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면 유입은 성공해도 정착은 실패한 것이니까요. 보고서는 이를 뒷받침할 도구로 지역별 장기정착 대시보드와 정착 안정성 지수(MSSI)를 담은 '이주민 정착통계 통합 플랫폼', 그리고 이주민이 직접 자신의 예상 정착 경로와 주거비·지원사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다국어 '정착 내비게이터'까지 구체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수상 소감
세 사람 모두 매우 기쁘다는 소감을 전해왔습니다.
한연수 과정생은 "그동안 고생한 게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특히 대시보드 이미지를 시각화하고 정책 제언을 만드는 데 힘을 많이 쏟았다"고 했습니다. 보고서 후반부의 플랫폼 화면 구성안과 정책 제안이 그 손을 거쳐 나온 결과물이에요.
한효주 수료생은 이번 공모전을 "생각을 발전시키는 계기"로 꼽았습니다. "그동안 해온 연구가 대중에게 왜 필요한지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또 관련 정책이나 활용 방안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지 더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어요.
김재희 과정생도 첫 출품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매우 기쁘다는 소감을 남겼습니다.
빈집과 통학로, 그리고 이주민의 8년치 발자취. 다뤄진 주제는 달랐지만 두 연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데이터가 사람이 실제로 살아가는 공간의 문제를 어떻게 드러내고, 또 어떻게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요.
세 분 모두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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