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식구가 늘었어요.

강아지 손님과 함께한 지난 10여일이 너무 행복했어요.

2024.03.18 | 조회 1.16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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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대기업 퇴직 후 제 2의 삶을 살고 있는 50대 아저씨의 사적인 레터 서비스

오늘은 두가지 이야기를 해 볼 까 합니다. 항상 그렇듯이 제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생활, 즉 은퇴 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가감 없이 여러분들께 전달하고 공유하는 내용입니다. 주제가 너무 평범하고 재미없다고 지적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고 넘어갑니다.

여러분들은 지난 일주일 동안 여러분들의 삶에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했나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 있지만, 간혹 좋은 방향으로 이벤트가 발생하여 우리 삶의 한 모퉁이에 엣지 있는 기억을 남기는 것도 인생을 풍성하고 행복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짧은 기간동안 두가지 이벤트가 발생했는데,

첫번째는 강아지 손님을 2주간 케어 해 주기로 해서 집에 식구가 늘어났다는 겁니다.

작년에 한 번 돌봤던 오늘이라는 강아지입니다. 보호자가 해외 갈 일이 생겨서 다른데 맡기는 것 보다 저희 집에 맡기고 싶다고 하셔서 기꺼이 수락하고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영상으로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견종이 말티푸라고 하네요. 이제 한 살 정도 되는 강아지인데 조그만 게 어찌나 기운이 쎈지 제가 끌려 다닙니다.

저희 집 토종 건우가 기를 못 펴네요. 지난 번에도 적응하는데 며칠 걸리더니 이번에도 친해지는데 3일 정도 걸리더라구요. 하루 종일 강아지 랑 생활하고 산책하면서 느낀 점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상대방에게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면 그 만큼 다시 돌아온다는 점입니다.

저희 부부도 강아지 랑 함께 생활한지 6년이 넘어 가다 보니 강아지를 대하는 마음이 정말 선해졌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오늘이가 뭔 짓을 해도 밉지가 않고 예쁘게만 보이네요. 집안 여기저기 오줌, 똥을 싸도 전혀 짜증이 안 나는 게 그 동안 건우가 실외 배변만 하다 보니 집에서 강아지 똥을 구경하기 어려워 그런 건지 아니면 우리 성격이 이상해진 건지 아무튼 그렇습니다. 이건 접대성 멘트가 아닌 진솔한 제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집에 로봇 청소기가 돌아다니면 부득이 오늘이 화장실 (배변패드)을 잠시 철수해야 하는데 그 새를 못 참고 어딘 가에 쌌을 때 제가 가족들에게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이건 오늘이 잘못이 아니다. 똥 마려운데 배변 패드가 없으니까 아무데나 쌀 수밖에 없지 않을까?”

가족들이 놀라더라구요. 제 심성이 너무 착해졌다고. 이걸 칭찬으로 들어야 하는 건지 듣고도 조금 쎄한 기분입니다. 과거엔 제 심성이 안 좋았나?

건우는 남자라서 과묵하고 잠 잘 때도 지 집에서 혼자 주무시는데 오늘이는 아예 저희 부부 배 위에 올라와서 잡니다. 오늘이 돌보는 날도 2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벌써 아쉬운 마음이 들어 못다한 이야기를 글에 담아 보려고 주제 중 하나로 정했습니다.

오늘아! 항상 건강하고 남은 시간 더 재미있게 보내자. 네가 있어 우리 부부 너무 행복했다

두번째 이야기는 제가 2년간 농사 지었던 주말 농장을 이번에 신청 못한 죄로 아내에게 맞아 죽을 뻔했다는 겁니다. 결론은 살아 남았습니다. 평소 아내 말을 잘 듣자고 글도 쓰고 인터뷰도 했던 제가 아내 말을 간과하여 이런 참극이 발생할 뻔 했습니다.

여러분!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 습관을 가집시다. 더구나 가까운 가족들 이야기는 더 잘 들어야 만수무강에 지장이 없습니다.

제가 날마다 산책하는 코스에 주말 농장이 있는데 지난 2월에 아내와 같이 산책하는데 주말농장 신청 받는다는 현수막을 보고 아내가 빨리 신청하라고 했는데 아직 밭 고랑도 안 만들어져 있고 땡땡 얼어 있는데 뭐 하러 벌써 신청하냐? 기다려. 나중에 날씨 풀리면 굴삭기가 와서 땅도 뒤엎고 밭고랑도 만드니까 그 때 신청하면 되지라고 저 혼자 엄청 잘난척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산책하다 집에 오는데 어느새 밭고랑이 다 만들어져 있고 명찰까지 다 붙어 있더라구요. 주말농장 모집 현수막은 없고. 아차 싶어 마침 주인 사장님이 밭에서 일하고 계시길래 물어보니까 분양 다 끝났다고 해서 ~ 난 이제 큰일났다. 아내가 올 해 주말농장은 정말 잘해 보려고 벼르고 있고 지난 번에 신청하라는 걸 잘난척 하면서 여유 부렸는데…”

사장님!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이거 분양 못 받으면 저 집에서 쫒겨 납니다. 방법 좀 찾아 주세요라고 통 사정을 했더니, 여기 말고 조금 떨어진 곳에도 주말농장 운영 하는데 거긴 자리가 있다는데 여기 아니면 어차피 쫒겨 나는 건 마찬가지라고 엄청 불쌍한 표정으로 부탁드렸습니다. 사장님께서 정말 난처한 표정으로 아는 동생이 7고랑을 하는데 거기서 하나 빼 드릴께요하시더라구요. 그 순간 즉시 송금하고 안도의 한 숨을 쉬었습니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걸고 있는 제가 이상한가요?

앞으로 아내 말을 더 잘 들어야겠다 라고 거듭 다짐하면서 오늘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제 완연한 봄이 된 것 같습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들 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저처럼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않도록 가족들 말 잘 들으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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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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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uneee

    0
    2 months 전

    미국에 머물고 있고, 미국은 오늘이 월요일이에요. 정신없는 오전을 보내고 점심을 먹고오니 레터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일이 잘 안풀리는 것 같아 조금 우울했는데 월요일부터 파파님의 글을 읽고 제법 힘이납니다! 그리고 저희 아빠도 늘 엄마 말을 잘 안듣고 타이밍을 놓치거나 했는데 아빠들은 비슷하군요ㅋㅋㅋ 오늘이와 남은 날도 행복하게 보내시고 한 주 화이팅 하세요!

    ㄴ 답글 (1)
  • Suryan Park

    0
    2 months 전

    바쁜 일상 중에도 거누파파님의 메일 알림을 보면 참 반가워요. 강아지를 사랑하시고 아내 말씀도 새겨 들으려고 노력하시는 거누파파님은 행복한 은퇴생활을 누리실 완벽한 조건을 갖추셨네요. 항상 응원 드려요.~~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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