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전부터 제 나이 60 다 되어 가면서 얻은 “삶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오늘은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후회스러운 일” 몇 가지를 적어 볼까 합니다. 지나간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후회했던 일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여 더 나은 미래 더 풍성한 인생을 만들 계기로 삼아보고자 합니다.
먼저 생각나는 것은 “회사생활에 올인하고 가정생활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점” 입니다.
요즘 말로 워라밸을 지키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습니다. 저희 세대 시대 상황이 그런 경향이 있었죠. 휴일 근무, 야근이 대세이고 새벽에 출근해서 밤 늦게 퇴근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그래도 2000년대 초반 주 5일 근무도 생겨나고 워라밸의 개념도 생겼지만, 그 동안 몸에 베어버린 습관을 고치기는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다고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큰 대가를 치룬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더라면, 가족들과 해외여행이라도 한 번 다녀왔더라면, 자식들이 청소년기를 벗어날 즈음에 많은 대화를 나눴다면 지금 보다 훨씬 제 인생, 자식들 인생도 풍성 해졌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직장생활을 대충 띄엄띄엄 하라는 것이 아니고 직장에 바친 열정만큼 가정생활도 충실했으면 하는 후회입니다.
제가 회귀한다면 술을 조금 줄일까 합니다. 지금까지 술을 너무 많이 먹었던 것이 후회됩니다.
제가 조금 이른 나이에 은퇴를 결심한 계기도 술을 적게 먹으려는 취지도 있습니다. 주위에서 누가 술 많이 먹으라고 강제로 권하는 것도 아닌데 집안 내력 인지 아주 쉴 틈 없이 부어 댔습니다. 그나마 은퇴 후 지금은 술을 많이 줄인 상태 (현역시절의 20분의1 정도 줄임)이고 아직 건강에 특별한 문제는 없지만 “술에는 장사 없다. 어디 가서 술 자랑은 하지 말아라. 남들 두 잔 먹을 때 한 잔만 먹어라” 라고 자주 어머님께서 말씀하셨는데, 나이 60 다 되어서야 철이 든 게 후회스럽습니다. 술 먹고 사고 치고 그런 건 없지만 과다한 음주로 정신이 피폐해지고 돈도 낭비하고, 무엇보다도 내 인생의 황금 같은 시간들을 헛되이 낭비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미 지난 시간은 잊어버리고 지금부터 라도 건강한 음주문화를 만들어 볼까 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제가 37세부터 등산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좋은 일을 왜 이리 늦게 시작했는지 후회합니다.
평소 술을 너무 많이 먹으니까 “술 먹을 체력 기르기” 위해 직장 동료들과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청바지 입고 운동화 대충 신고 북한산 갔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체력이 좋아지니까 술 빨도 잘 받고 건강해지고 멋진 풍광을 접하다 보니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아무튼 저 포함 우리는 거의 등산 전문가 수준으로 산에 푹 빠져 살았습니다. 전국의 국립공원은 전부 섭렵하고 영하 20도가 넘는 한 겨울에도 하루 10시간 이상 산행을 했습니다. 한 8년여 등산한 체력으로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젊었을 때 시작했더라면, 학교 다닐 때 산악부라도 가입해서 활동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항상 제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뭔가 하고 싶으면 나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하시기 바랍니다.
돈 많이 못 모은 거, 부부싸움 했던 거, 부모님께 더 잘 해드리지 못 한 것 등 살면서 후회스러운게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지만 이왕이면 후회하는 일이 적은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왕 지나간 것에는 너무 집착하지 말고 현재와 미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우리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늦가을, 항상 여러분들 건강과 행복을 기원드리며 오늘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지난주 혜란님의 커피 선물 감사드립니다. 마음 깊이 간직하며 더 나은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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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yan Park
이번 주에도 거누 파파의 인생을 통해 얻으신 지혜를 조금이나마 미리 엿보게 하는 소중한 레터 감사합니다. 열대지방에서 살다 보니 가을이 되면 당연하게 보이던 오색 단풍도 얼마나 그리운지요. 건우와 산책하시며 깊어가는 가을 하늘 아래, 발 밑 낙엽들의 바스락거림도 만끽하시길 바라며 행복하세요!
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멋진 댓글 감사합니다. 가을은 좋지만 이제 곧 다가 올 겨울추위가 벌써부터 두려워집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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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h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멀리서 오셨는데 등산을 못가셨다니 안타깝네요. 특정 단체를 추천하기 보다 주변 지인들과 가볍게 산행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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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겨누파파님 정도면 여러면에서 성공하신 분입니다.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써 직장.가정.자녀 등 겨누파파님 정도면 성공한 인생입니다. 저는 정말 부럽기만 합니다,앞으로 더 건강 챙기시고 행복하십시오. 응원합니다!!!!
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응원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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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arnrgus13
거누 파파님 응원합니다 !! 글을 너무 잘 쓰시네요 ㅠㅠ 술술 읽혀요 !👍
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감사합니다. 살아가면서 느낀 것들을 쓰다보니 어려운 단어 쓸 기회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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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
거누파파님 좋은글감사합니다 저도술담배줄일려고노력중인대 쉽지가않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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