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부인과 함께 중국 장가계 여행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제 인생 최초의 가족 해외여행 이후 올 해는 제 인생 최초 부부 해외여행인데 말하기 참 부끄럽습니다. 그 동안 뭐하면서 살았길래 나이 60 다 되어 부부 해외여행이라니 제가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딸들이 올 해 생일 선물로 장가계 여행 상품권을 준비했는데 제 아내가 장가계를 그렇게 가고 싶어 했지만 남편이 나 몰라라 하니까 결국 딸들이 해결해 줬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남편으로서 무성의를 진심으로 반성하며 딸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항상 그렇듯이 해외여행이라는 것이 가기전에는 귀찮지만 막상 가보면 너무 좋아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부부 장가계 여행을 통하여 많은 대화도 하고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경치 구경은 덤이구요.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는데 저희 그룹은 총 13명이었습니다. 저희 포함 부부는 2팀, 모녀 1팀, 나머지 7분은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 그룹이었습니다. 인천 공항에 새벽 5시경 모여서 연태로, 연태에서 장가계로 이동하였는데 저희 그룹원들 모두가 참 밝고 즐거워하는 모습에 어느덧 저희도 동화되어 그 동안 불편했던 부부관계가 자연스럽게 해소되었습니다. 최근에 한 번 다퉜거든요.
3박4일 여행기간동안 이국의 멋진 풍광, 분위기를 만끽하고, 사진도 많이 찍고 부부간에 많은 이야기를 통해 나이 60 다 된 지금 시점에서 서로를 보다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나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내가 움직일 수 있을 때 여행도 다니고 인생을 즐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번 여행을 통하여 그런 생각이 더 절실해지더군요. 장가계로 오신 분들 대부분이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었는데, 높은 산길을 걸을 때 힘들어 하시는 걸 보고 우리 한국의 부모님들이 평생 고생만 하다가 나이 어느정도 들어서야 여행을 다닐 여유가 생기는 현실이 안타깝더라구요.
저도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꼭 해외여행을 다녀야만 만족감이 높아지는 건 아니지만 남들 다가는 해외여행을 이제껏 한 번도 안 갔다는 것은 어떤 말로도 변명을 할 수 없더라구요. 이번 여행 그룹 중 저희보다 젊은 부부가 매년 1년에 한 번 정도는 해외여행을 다녀온다는 얘기를 듣고 제 아내 얼굴을 못보겠더라구요.
월급 몇 푼 벌어 다 주는 것을 무슨 벼슬인양,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의무를 다 한 것처럼 살아온 지난 날들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빨리 생각을 바꾸셔야 합니다. 저처럼 나이 60 다 되어 후회하지 말고 한 살이라도 덜 먹었을 때 부인과 여행을 많이 다니시기를 강력히 권장드립니다.
관광지나 공항 등에서 나이 드신 분들과 이야기해 보면 다들 힘들어 하면서 이구동성으로 나이 젊을 때 여행 다니라고 합니다.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저희 부부도 앞으로 10년정도 지나면 여행 다니기 힘든 나이가 됩니다. 지금 60이 채 되지 않았지만 보다 젊었을 때 여행 못 다닌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아들 딸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면서 오늘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많은 비용이 드는 해외여행은 자주 다닐 수 없습니다. 부모님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까운 곳이라도 모시길 바랍니다. 부모님들은 한 푼이라도 아껴 자식들 주려고 합니다. 본인들을 위해서 돈을 안 쓰려고 합니다. 자식들이 나서서 부모님들 여행을 강하게 권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시골에 부모님이 계시지만 너무 나이를 드셔서 어디 모시고 갈 수가 없습니다. 지난 여름에 어머님 모시고 가까운 관광지를 갔더니 힘들어 하시면서도 너무 좋아 하시더라구요.
여행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정상적이질 못해 횡설수설한 것 같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고 격려 부탁드립니다.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저희 구독자분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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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yan Park
어렸을 때 부모님 그리고 동생과 갔던 여행이 기억 속에는 흐릿하지만 사진으로 남은 것을 보면 평소에는 부모님이 직접적으로 사랑한다 말씀은 안 하시더라도 사진 속의 부모님이 우리를 보시는 눈빛은 너무나 따뜻합니다.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고요. 가끔씩 저의 아이들과 가는 가족여행도 옷이나 가방을 구매하는 것보다 더 우선시 하는 것은 아빠 엄마의 마음을 기억이 흐려진 훗날에도 사진 속에서 발견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일거예요. 거누 아버님의 너무 늦게 깨달았다 하시는 솔직한 고백이 진정 멋있습니다.
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정성이 가득담긴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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