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전포동은 공구상, 전파상이 있는 오래된 동네다. 지금은 사라진 과거 서울 종로나 청계천 쪽 분위기가 났다. 서면 번화가 바로 옆인데도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골목이 신기했다. 공구점 사이에 서점이 있다는 게 좀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어울렸다.

전포이층서점은 이름 그대로 2층에 있다. 나중에 다른 층으로 옮기면 이름을 바꿔야 할지도. 올라가는 계단이랑 복도는 낡았는데, 서점 문을 열고 들어가니 완전 다른 공간이었다. 무인서점이라 더 마음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벽면마다 책장이 빼곡했다. 혼자 천천히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서가를 보니 베스트셀러도 있고, 잘 안 알려진 책들도 섞여 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필사책도 몇 권 보였다. 교보나 팝업스토어에서도 필사책이 유행이다. 글 읽기에 손으로 쓰는 행위를 더하는 게 요즘 트렌드인 것 같다.
내가 가진 책을 서점에서 발견하면 반갑다. 『가짜 노동』이 있길래 반색했다.
오늘은 뭔가 용기를 얻고 싶었다. 서가를 보다가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가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나한테 이 말을 해줬으면 했던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나를 좀 더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물론 이런 느낌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하루 이틀 지나면 또 예전의 나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래도 뭐, 계속 해나가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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