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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짝꿍은?

[하이파이브] 서른두 번째 편지

2023.10.10 | 조회 1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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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는 정말 멋져
고구마는 정말 멋져

 

 나는 탄수화물을 좋아한다. 건강한 식습관은 결코!! 아니지만, 즉석 떡볶이를 먹은 뒤에는 밥을 볶아야 완벽해진다고 생각하며 삼겹살 집에서도 고기보다는 된장찌개에 밥을 먹어야 허한 기분이 채워지는 타입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곡물류와 구황작물에도 큰 호감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철이 쫌 들었기 때문에 균형 잡힌 식사를 위해 푸성귀도 열심히 먹고 단백질도 나름대로 챙긴다. 사실 뱃고래가 많이 적어져서 많이 먹지 못하게 된 것도 한 몫 한다.(과식하면 바로 신체에 응징 당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진짜 입맛 땡겨 하는 건 탄수화물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입맛이 근사하지 못해서 슬프다.

지난 주말, 엄마는 시흥에 산다는 사촌 언니네 밭에 가서 고구마를 조금 캐왔다. 갓 캐온 호박 고구마는 아직 숙성되지 않아 폭폭한 맛이 나름대로 별미였다. 전리품 같은 호박 고구마를 한 소쿠리 쪘는데 가족들이 하나씩 집어 먹다 보니 곧 동이 났다. 엄마는 고구마가 맛있다고, 보관이 어려울까 봐 많이 못 캐왔다고 아쉬워했다. 식도락에 큰 흥미가 없는 엄마가 유독 좋아하는 음식이 고구마와 감자다.

엄마 어렸을 적에는 집에 고구마를 정말 산처럼 쌓아놓고 먹었단다. 별다른 간식이 없어서 맨날 그것만 먹었다. 새벽 같이 일어나면 생 고구마를 깎아 먹고, 점심 밥을 먹은 다음에는 고구마를 쪄 먹고, 저녁에는 군고구마에 동치미 걸쳐 야무지게 먹었단다. 듣기만 해도 목이 켁 막히는 거 같아서 “그렇게 맨날 먹는데 안 질렸어?“ 물으니 ”난 정말 하나도 안 질리고 맨날 맛있었는데.“ 한다. 다른 형제들의 사정은 어땠을지 모를 일이지만.

여전히 고구마를 좋아하는, 게 중에서도 고구마에 김장 김치를 곁들여 먹는 것을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 고구마 순을 쭉쭉 벗기며 하는 말을 들으며 막 웃었다. 나도 고구마를 아주 좋아하는 1인이지만, 저 뚝심 있는 여자에게는 견주면 쨉도 안 될 것 같아서. 옆에서 동생은 <감자도리> 주제가 멜로디에 끼워 맞춘 ‘구마구마구마구마 고구마숙이’ 노래를 끝도 없이 불러 제낀다. 중요한 건, 노랗게 껍질 터진 고구마를 생각하면 다가올 겨울나기도 무섭지 않다는 즐거운 사실 아니겠는가.

그럼 다음 편지에서 만나요. 안녕!

 

- 당신의 친구, H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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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째니

    0
    about 2 years 전

    다음글이 궁금해져요 더 알고 싶어요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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