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유영

2025.08.28 | 조회 1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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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유영

 

여름은 빨간색 민소매 원피스다. 나는 열기와 습기로 육중해진 대기 속을 마음껏 헤엄쳤다. 자유형으로, 평영으로, 도심으로, 빌딩 숲 안으로, 속도를 냈다. 연인을, 친구를, 그리고 나를 만나러. 가끔은 몸을 뒤집어 배영으로, 나무를, 하늘을 보며 계절과 공간과 시간을 휘젓고 다녔다. 수분을 잔뜩 머금은 앵두 같은 몸으로.

꿈에서 깬 듯한 어느 날, 겨우 흔들어 본 몸에서는 즙이 쭉쭉 배어 나왔다. 수분을 잃어가며 아스팔트 위를 느릿느릿 굴렀다. 엷은 바람에도 덜덜 흔들리는 얄팍한 철판처럼 약한 자극에도 수분이 빠져나갔고, 바닥에 닿은 피부는 감각이 생생한 채로 딱딱해졌다. 어떤 것도 나를 건드리지 못하도록 몸을 낮춰 땅을 훑으며 기었다. 그동안 기력도 다해갔다. 어느새 물러 터져버린 몸은 짓이겨지고, 증발하고, 남은 찌꺼기는 말라붙어갔다.

열기에 지쳐 모든 것이 숨죽인 밤, 내 몸에서 빠져나가 대기 속에 흩어져 있던 수분이 비가 되어 내렸다. 나를 깨끗이 씻어내며 피부였던 껍데기까지 쓸려 내려갔다. 그리고 나는 하나의 씨앗으로 남았다.

이제 무엇으로 다시 태어날 것인가.

 

 

 

 


 

📄Before

 

자유 유영

 

 

여름은 빨간색 민소매 원피스였다. 나는 가벼운 차림으로 열기와 습기로 육중해진 대기 속을 마음껏 헤엄쳤다. 자유형으로 평영으로 속도를 내어 도심으로, 연인을, 친구를, 나를 만나러. 가끔은 몸을 뒤집어 배영으로 나무를, 하늘을 보며 계절을 누리러. 수분을 잔뜩 머금은 앵두 같은 몸으로 계절과 공간과 시간을 휘젓고 다녔다.

꿈에서 깬 듯한 어느 날 겨우 흔들어 본 몸에서는 즙이 쭉쭉 배어 나왔다. 수분을 잃어가며 아스팔트 위를 느릿느릿 굴렀다. 움직일수록 수분은 울컥울컥 쏟아져 흘렀다. 바닥에 닿은 피부는 감각이 생생한 채로 딱딱해졌다. 엷은 바람에도 덜덜 흔들리는 얄팍한 철판처럼. 약한 자극에도 수분이 빠져나갔고, 그동안 기력도 다해갔다. 어떤 것도 나를 건드리지 못하도록 몸을 낮춰 땅을 훑으며 기었다. 어느새 물러 터져버린 몸은 짓이겨지고, 증발하고, 남은 찌꺼기는 말라붙어갔다.

열기에 지쳐 모든 것이 숨죽인 밤. 대기 속에 흩어져 있던 내 몸에서 빠져나간 수분이 비가 되어 내렸다. 피부였던 껍데기가 쓸려 내려갔다. 나는 하나의 씨앗으로 남았다.

이제 무엇으로 다시 태어날 것인가.

 

 

 

 


 

✏️피드백

 

 

한여름이 느껴지는 표현력이 좋은 글 같으면서도 애매모호한 글처럼 보이기도 한다. 명확하지 않아서 글을 읽는 내내 확실한 맥을 잡기가 어려웠다. 조금만 더 분명하게 표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멋진 표현력도 중요하겠지만 명확한 전달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오광락

 

 

첫 문단의 강했던 인상이 글의 끝까지 이어지지 않는 점이 아쉽다. 다 읽고 나서 무슨 이야기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읽는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도 좋지만 글쓴이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전달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안나

 

 

여름은 빨간색 민소매 원피스다.’라는 첫 문장은 뜨거운 여름날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강렬하게 각인시켜주었다. 열기로 가득 찬 시공간을 자유롭게 유영하고 다녔다는 표현에서는 두 번째 문장과 대조되는 듯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여름의 절정 이후 소진, 소멸, 씨앗으로 이어지며, 이제 무엇으로 다시 태어날 것인가라는 물음에서 새로운 탄생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한 편의 감각적인 광고를 본 듯 몽환적이면서 독자에게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글이라 좋았다. 다만, 첫 문단에서 둘째 문단으로의 흐름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정확하지 않아 읽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비온

 

 

이미지가 선명하게 떠올라 사람들에게 강하게 기억될 좋은 글인데, 문장 간의 연결이나 순서, 배치가 잘 정리되지 않아 흐름을 방해하는 부분들이 있다. 그리고 문장 간에 접속어 없이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쓰는 게 가장 좋지만 무조건 접속어를 없애서 문장 간 호흡이 뚝뚝 끊어지는 것보다는 적절한 접속어를 사용하여 문장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편이 효과적.

-SSY

 

오감을 자극하는 글

참고>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168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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