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같은 인생
얼마 전, 유튜브에 뜬 한 영상. 기계로 엿을 만드는 과정이 내 눈길을 끌었다.
기계에 커다란 덩어리를 통째로 올려두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늘리고 섞어준다. 처음에는 큰 덩어리가 기계에 온전히 붙어있지 못해 이리 떨어지고 저리 떨어졌다. 그럴 때마다 사람이 직접 손으로 올려주면서 기계에 잘 붙어있을 수 있도록 한다. 그렇게 떨어지고 올라가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모양이 잡혀 안정적으로 섞일 수 있게 되었다. 한번 자리가 잡힌 이후부터는 오히려 그 틀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워 보였다. 서로 딱 달라붙어 온전한 엿이 되어가고 있었다.
우리가 살아간다는 게 바로 이런 것 같다. 처음에는 수많은 요소들에 의해 실패하고 넘어진다. 계속 되는 좌절에 더 이상 안될 것 같고, 마치 모든 것들이 나를 끌어내리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묵묵히 계속 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새, 자연스럽게 가속도가 붙은 특급열차에 올라타게 된다. 그때부터는 힘을 들이지 않아도 모든 것들이 손발이 맞아가고,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양 선순환이 반복된다.
우리네 인생. 엿같은 인생.
📄Before
엿같은 인생
며칠 전, 유튜브에 뜬 한 영상. 기계로 엿을 만드는 과정. 큰 덩어리를 기계에 올려두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기계들이 움직여 덩어리를 늘리고 또 섞어주었다.
처음에는 그 큰 하나의 덩어리가 기계에 잘 온전히 붙어있지 못해 이리 떨어지고 저리 떨어졌다. 그럴 때마다 사람이 손으로 한번, 다시 또 한 번 기계에 잘 붙들어있을 수 있도록 올려주었다. 그렇게 떨어지고 올라가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모양이 잡혀 안정적으로 섞일 수 있게 되었다. 한번 자리가 잡힌 이후부터는 오히려 그 틀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워 보였다. 서로 딱 달라붙어 엿이 되어가고 있었다.
살아간다는 것이 바로 이런 거 같다. 처음에는 수많은 요소들에 의해 실패하고 넘어진다. 계속되는 좌절에 안될 것 같고 마치 모든 것들이 나를 끌어내리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묵묵히 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새, 특급열차에 탄다. 그때부터는 모든 것들이 손발이 맞아가고,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양 선순환이 반복된다.
우리네 인생. 엿같은 인생.
✏️피드백
일단 제목이 엿같은 인생이라 부정적인 뉘앙스인가 싶었는데, 선순환이 반복되는 인생을 비유한 것인 걸 알았을 때 웃음이 났다. 기계로 엿을 만드는 과정을 인생에 비유한 재치 덕분에 재밌게 읽었다. 첫 번째 문단과 두 번째 문단에 걸쳐 ‘기계’가 여러 번 나와서 꼭 필요한 곳 말고는 지우는 것이 더 정돈된 느낌을 줄 것 같다. 세 번째 문단에 있는 ‘수많은 요소들에 의해 실패하고 넘어진다’의 예시가 두 번째 문단에 보충되면 더 빈틈없는 글이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안나
처음 글을 읽을 때는 인생의 부정적인 면을 이야기하려나 싶었는데, 계속 읽다보니 ‘지긋지긋한 인생’도 자꾸 잘 붙들어 있을 수 있도록 올려주어 끈적하게 버텨내면 달콤한 엿과 같이 된다는 반전 있는 문장이 강렬하게 느껴졌고, 읽는 이로 하여금 엿을 만드는 과정을 함께 경험해 보면서 인생에 대한 긍정적인 통찰을 하게 해준 것 같다. 다만, 첫 번째 문단의 2번째 문장에서 기계로 엿을 만드는 과정에 구체적으로 서술어를 넣어주면 글이 좀 더 명확하게 읽힐 것 같다. 그리고 세 번째 문단과 마지막 문단 사이에 ’힘든 과정들을 지나 조금씩 더 단단해지고, 결국은 달콤한 엿이 되어가듯 우리 인생도 고단하고 반복되는 과정들을 거쳐 어느 순간 멋진 결과물을 보게 되는 것 같다‘와 같은 문장을 추가해주면 인생의 과정들이 긍정적인 의미였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조비온
흔히 알고있는 엿같다는 의미를 가지고 반전을 꿰차는 글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엿같다는 표현을 통해 인생의 관점을 가지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유도하려는 글, 인생이라는 아이러니를 표현해낸 글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글 안에서 그 두 마리의 토끼를 제대로 다 잡지 못 한 것 같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인생의 관점을 표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2문단과 3문단이 같은 얘기를 나열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2문단에서 엿에 대한 관점만 풀게 아니라 3문단의 내용을 함께 풀어 넣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그렇게 3문단에서 새로운 전개를 하는 방향이었으면 어땠을까 한다.
-오광락
처음에 시작하는 두 문장을 모두 명사형으로 끝내서 부드럽지 않게 느껴졌다. 마지막까지 그런 느낌이 이어지는 것 같아서 문체 부분에서 아쉬웠다. 또한 상황을 묘사하는 글이라 바로 이해할 수 있게 써주지 못하면 독자가 따라가기 힘들 것 같다. 이런 부분들에 유의하면 더 매끄럽고 독자들이 공감하는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해온
’엿같은 인생‘이라는 표현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긍정적인 의미도 함께 담고 있어서 이중적인 뉘앙스로 읽힌다는 점이 신선하면서 위트가 느껴졌다. 그런데 그래서인지 ’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거나 ’서로 딱 달라붙어 엿이 되어간다‘는 문장이 부정적인 결론을 연상시켜서 세 번째 문단의 내용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았다. 주제가 두 가지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첫 번째 문단과 두 번째 문단에 자신이 본 걸 그대로 묘사하고 서술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글이 잘 정리되지 않고 길어지면서 문장 호응에도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자신의 의도나 강조하고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주어와 술어를 선택하고, 그것과 관계없는 부분은 과감히 쳐내는 게 필요.
-SSY
잘 읽히고 한번에 이해되는 짧은 문장 쓰기 참고>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0126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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