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Morning good morning
(이 글을 나의 사랑하는 루루에게 드립니다)
나의 의미 있는 대상이 떠났다.
모든 관계는 언젠가 끝이 온다지만, 그게 당연한 이치라지만,
결코 헤어짐은 쉽지 않다.
수없이 경험해보았는데도, 익숙해질 만한데도,
이별은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바람결에 어디선가 익숙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스쳐가는 그림자를 본 듯 자꾸만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된다.
비가 오는 날이면 그리움은 더 짙어진다.
세찬 비가 쏟아지기 전, 전초전을 치르듯
나는 온몸이 욱신거리고 뼈마디가 꺾이는 듯한 아픔을 겪는다.
그리고, 헛구역질이 날 때까지 목이 터져라 운다.
이내 퍼붓는 빗소리 속에
내 안에 남아 있던, 소화해내지 못한 감정들을 꾸역꾸역 쏟아낸다.
그렇게 상실에 대한 애도를
세차게, 힘차게 퍼내고 퍼내고 또 퍼 낸다.
그래야만, 시컴하고 긴 어둠을 뚫고
제대로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테니까.
그때서야, 비로소 진짜 위로를 내게 건넬 수 있다.
슬픔아 안녕 안녕 좋은 아침.
-조비온
▶“감정은 억누르기보다 경험되어야 한다. 애도란 상실의 고통을 통해 결국 새 삶에 적응해가는 과정이다.”
- 콜린 머레이 파크스의 《애도 작업 이론》
“애도는 단순한 죽음에 대한 슬픔이 아니라 의미 있는 애착 대상(사람, 반려동물, 정체감, 역할 등)의 상실로 인한 불안과 혼란이다. 인간은 애착을 통해 정서적 안전을 느끼며, 이를 잃었을 때 애도는 정상적이고 필요한 감정 표현 과정이다. 상실의 대상은 지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새로운 방식으로 재배치 되어야 한다.”
- 존 볼비의 《애착 기반 애도 이론》
📖감상 한마디
사랑하는 대상이 떠나버린 상실을 가감없이 표현해서 나도 함께 깊은 애도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노랫말 같은 표현으로 대상을 그리워하며 스스로 추스르는 마음이 잘 전달이 되어서 나도 떠나보낸 대상들을 함께 회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까스로 마음을 추스르고 또 슬퍼하는 과정 속에서 너와 나의 추억은 살아나고 또 잊혀지기도 하겠지만 분명 함께 했다는 건 확실하기에 우리는 계속 그런 대상을 마음에 두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오광락
상실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을 강렬한 표현으로 담담하게 풀어낸 이 글을 읽는 동안, 제가 과거에 느꼈던 비슷한 감정이 글과 겹쳐지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비바람 속에 함께 있다 나온 듯한 감정적 성장통을 느꼈습니다. 슬픔을 온전히 느끼고 난 후의 ‘새로운 나’가 맞는 아침이 안녕하기를 바랍니다.
-안나
이별이라는 순간 뒤, 수많은 눈물로 삶이 덮여버린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글 같습니다. 살아가며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이별을 맞이하곤 합니다. 그 순간, 오롯이 그 아픔을 즈려 밟고 느끼며 꿋꿋이 걸어나가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떠나간 나의 수많은 일부들을 생각하면 아프지만, 애써 나아가 내가 떠날 날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떠나간 이를 위하여 그리고 남겨진 이를 위하여.
-해온
상실감을 경험할 때 나타나는 다양한 상태들에 대한 표현이 너무 적절하게 살아있어 글을 읽으면서 나도 함께 겪는 느낌이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인내와 노력, 시간이 쌓여서 그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슬픔, 자책을 이겨내는 진정한 애도에 다다를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마지막 문장 ‘슬픔아 안녕 안녕 좋은 아침’이 이중적인 의미와 함께 많은 복합적인 감정을 담고 있는 것 같아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참고로, ‘시컴하고’라는 단어가 맞춤법에 맞는 표현은 아니지만 그 마음 상태를 더 잘 나타내는 것 같아 문학적, 시적 허용처럼 그대로 뒀습니다.
-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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