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8천만 원.
로또 1등 당첨이라기엔 조금 아쉽죠?
하지만 그게 ‘빚’이라면 완전히 다른 얘기라는 걸,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알았어요.
만질 수도 없는 휴대폰 속 숫자가
어떻게 마음을 무너뜨리고,
삶 전체를 흔들어대는지 겪으면서요.
2019년, 사업 6년 차.
성공을 향해 띄웠던 배는
파산이란 암초에 걸려 있었어요.
매달 갚아야 할 돈은 1,500만 원, 수입은 마이너스.
아침은 알람 소리가 아니라 빚 독촉 벨소리로 시작됐죠.
하루에도 수십 통씩 울려대던 그 벨소리는
이제 〈죠스〉 주제곡처럼 들릴 지경이었어요.
진동만 울려도 심장이 쿵쿵 뛰었거든요.
그럴 때마다 속에서 이런 말이 올라왔어요.
‘나 진짜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된거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거든요.
그래서 주 100시간씩 갈아 넣었어요.
잠도 줄이고, 쉼도 줄이고, 마음을 졸이면서요.
그런 내게 세상은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 너 열심히 했지. 근데 그건 네 사정이고~”
어느 날 배고픈 오후,
주머니를 탈탈 털어 모은 돈 1,200원.
김밥 한 줄도 못 사 먹는 돈이었죠.
결국 편의점에서 땅콩크림샌드 하나를 집었어요.
3월의 서늘한 사무실에서 그 빵을 우겨넣다가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어요.
세상을 바꾸겠다던 패기 넘치는 청년은 어디 가고,
차가운 빵으로 허기를 채우는 초라한 사람만 있었거든요.
그때 마음에서 ‘뚝’ 부러지는 소리가 났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영동대교 위였어요.
붉게 번지는 노을, 뺨을 스치는 찬바람,
난간 아래 흐르는 강물.
저 아래로 조용히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할 쯤,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어요.
문자 한 통.
“오늘은 집에 오니?”
어머니였어요.
보는 순간 또 눈가가 젖어왔어요.
노심초사 아들을 기다리시는 어머니.
이대로 사라지면 가족들 마음은 어떨까.
나만 생각한 이기적인 내가 부끄러웠어요.
‘그래, 도망치지 말자.
적어도 내가 싼 똥은 내가 치우고 가자.’
결연한 각오로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문장 하나가 떠올랐어요.
“생각이 현실이 된다.”
대학 시절 읽었던 『시크릿』의 한 구절.
'이게 되네?' 하는 경험이 몇 번 있었거든요.
믿든말든 별 다른 방법도 없었어요.
결국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그 문장을 꽉 붙잡았죠.
몇 개월 뒤 11월 19일.
정말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매출이 터졌어요.
그날 저녁 먹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변화를 못 느꼈거든요.
'징징~'
도시락을 열고 있는데 알림이 울렸어요.
이젠 저녁 시간까지 독촉이 온다고 생각했죠.
무시.
그런데 또 '징징~'
다시 무시.
또 '징징~ 징징~'
진짜 너무 하다 싶어 휴대폰을 들었는데,
주문이 들어오고 있는 거예요.
혹시 해킹 당했나 싶어 조금 무서웠어요.
그런데 진짜 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어요.
"ㅇㅇ님 주문이 접수되었습니다." → 계좌이체 주문 알림
"ㅌㅌ님 주문이 결제되었습니다." → 카드결제 주문 알림
그날부터 일주일 동안 일년치를 팔았고,
몇 년 간 사업도 순풍을 탔어요.
처음엔 그저 신기하고 놀라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어요.
단지 생각이 아니라
내면의 변화가 현실을 바꿨다는 걸요.
이 편지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보내드릴 ‘애씀 없는 편지’는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들어준다”는
초월적 이야기는 아니에요.
남의 인정을 좇아
매일 애쓰던 한 사람이
삶의 변화를 겪으며 다시 배운
인생에 대한 기록이에요.
삶이 막혔을 때 어디로 가야 할지,
다 큰 어른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지,
결국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안내서 이기도 하고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어요.
이제 필요한 건 '더 많은 노력'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일 거예요.
그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애씀 없는 편지'가 당신 내면에 고요를 마련해 드릴 수 있기를 바라며🙏
『애씀 없이 이루는 삶』이란,
자기 발견을 통해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고, 이뤄가는 삶의 방식이에요.행부
📮 다음 편지 예고
“삶이 바뀌기 시작한 건 매출이 터진 날이 아니었어요.
눈치채지 못한 사이,
내 안의 ‘어떤 믿음’은 이미 변하기 시작했거든요.”
다음 편지에서는
제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뒤집은 그 믿음의 정체,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현실을 바꾸기 시작했는지
가장 먼저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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