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테무의 무서운 질주: 한국 시장이 잠식 되어가고 있다

오늘의 하루 키워드 #이커머스 #유통 #알리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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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뜨거운 이슈가 하나 있죠. 바로 대륙의 다이소, 대륙 쿠팡이라고 불리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중국 이커머스의 습격과 유통 구조, 싼 가격의 비결과 한국 이커머스의 전망에 대한 뉴스레터입니다. 

🛍알리, 테무의 무서운 성장

중국의 부동산, 소비 침체 등 경제 둔화로 인해 내수 경제가 얼어붙으며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은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2014년 중국 이커머스 점유율을 보면 알리바바 80%, 징동이 23%였으나 2023년에는 알리바바 40%, 징동 22%, 핀둬둬 17%로 알리의 점유율은 반 토막이 났습니다. 알리와 테무는 이런 하락세를 뒤집기 위해 해외를 공략하고 있는 겁니다.

한국이 바로 그 전쟁터 중 하나인데요,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있을 뿐만 아니라 IT 인프라와 온라인 쇼핑 규모, 배송 시스템까지 기반이 잘 갖춰져 있기에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아주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덕분에 양측의 니즈 동시 충족으로 중국은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고, 고물가 시대에 한국 소비자들은 값싼 중국산 공산품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중국 제품을 찾는 이유는 값싼 가격인데요, 한국에 들어와 있는 제품 대부분이 이미 중국 OEM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위탁 생산) 제품이기 때문에 중국산에 대한 큰 거부감이 없고, 가격이 싼 만큼 “싸니까 괜찮다”라는 마음으로 큰 기대 없이 구매한다는 점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해외 직구 규모는 4조 7,928억 원이며 그중 중국이 46.4%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발 직구액도 106% 급증했습니다.

2023년 10월, 테무는 한국에서의 앱 출시 3개월 만에 신규 사용자 수 증가 1위 쇼핑몰 앱에 등극했고, 알리가 2위에 올랐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 항저우 알리바바에서 운영하는 B2C (business to consumer, 기업이 소비자에게 물품 및 서비스 직접 제공) 전문 사이트로 중국에서는 ‘타오바오’로 불립니다. 하루판다가 중국은 처음이라 <중국 교환학생, 생활비부터 학비까지 총 얼마 정도 필요할까?>편에서 타오바오 쇼핑 물가도 조금 소개해 드렸었는데 기억하시나요?

중국의 더우인(抖音)이 세계시장에서 틱톡(TikTok)으로 사용되듯이 중국의 타오바오(淘宝)는 세계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로 통합니다. 한국은 물론 유럽, 러시아, 미국, 일본, 남미 등의 지역에서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알리는 한국 전용 물류 노선을 개설해서 기존 30-50일이 걸리던 배송 기간을 평균 3-5일로 크게 단축시켰습니다. 또한 23년 6월에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와 옌타이에 있는 한국행 전용 물류센터를 약 3만 평 규모로 확대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죠. 산둥성은 ‘한국과 가장 가까운 중국’으로 한국 수출에 지리적으로 유리하며 미리 한국행 물품을 보관하고 있어 해외 직구의 혁신적 배송 기간을 선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물류 대기업과의 협업으로 빠른 배송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전국 물류망을 보유한 CJ대한통운과 손잡아 통관된 물품을 빠르게 배송하고 있습니다. 알리가 국내에 물류센터를 구축한다면 새벽 배송 수준의 빠른 배송도 가능하고 실제 알리가 지난해 한국 내 자체 물류센터 구축을 고민 중이라 밝혀 앞으로의 성장세가 더 무서운 이유입니다.

🛍테무

테무는 중국의 공동구매 플랫폼인 핀둬둬 (拼多多, PDD) 산하의 온라인 장터 플랫폼으로, 중국 현지 생산 업체와 세계 소비자를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연결하여 저렴한 상품들을 대량으로 판매합니다. 설립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나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아마존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로 미국 온라인 광고에만 4조 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아직 미국 내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은 아마존이 40%인 것에 비해 1%에 불과하지만 마케팅 전략 개선과 배송 시간 단축, 공급 업체 추가 협력 등으로 성장세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두 플랫폼 모두 직구 사이트 이용 방법이 쉽고 결제 과정도 간편화되어 있어 사용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앱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는 와이즈 앱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알리가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 1위를 차지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96만 명, 테무는 328만 명에 이릅니다. 알리는 1년 사이 두 배 이상 회원이 많아졌으며, 테무는 1년 전 가입자가 한 명도 없었죠.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앱의 월간 순사용자(MAU)가 가장 많이 늘어난 쇼핑 앱 1·2위를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가 나란히 차지할 정도로 실제 이용객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최근 잘파세대 (Z 세대+알파 세대) 사이에서는 테무깡, 알리깡 (SNS에 테무와 알리에서 구입한 초저가 상품을 자랑하는 것)이 유행이기도 합니다.

🔗이커머스 수익 구조

본래 유통이란 제조사 → 중간 판매자 (도매) → 운송 → 판매처 (소매) → 소비자의 과정을 거치는 것인데 중간 단계를 얼마나 줄이냐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알리와 테무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 즉 자국에서 생산한 물건을 중간 판매자 없이 바로 소비자에게 배송하여 유통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싸게 판매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한국과 비교해 보면 판매 수수료가 쿠팡이 4-11%인 것에 비해 0-2% 수준으로 수수료가 아주 낮습니다.

또한 규모의 경제를 통한 박리다매 전략으로 값싼 물건을 많이 팔아 수익을 보는 구조입니다. 규모의 경제는 쉽게 말하면 대량생산의 이익입니다. 박리다매는 물건을 평균보다 싼 가격에 ‘많이’ 팔아 이득을 극대화하는 전략이죠. 중국에 특화된 판매 전략입니다. 거기에 파격 프로모션(최대 50% 할인, 무료 반품, 가품 환불 등)까지 진행하니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것입니다. 

정리해 보면 유통 경로 최적화와 낮은 제조 원가 이 두 가지 조건 덕분에 알리와 테무는 중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크게 발전해 낮은 가격을 무기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중국 이커머스 시장 전망

1. 여전한 것들: 싸구려 제품 인식, 지나친 허위 광고

중국 제품들은 이제 가성비뿐만 아니라 품질까지 갖추고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Made in China, 싸구려 타이틀을 벗어나진 못했죠. 알리나 테무에서 구매한 제품들의 잦은 고장, 배송 중 파손, 안전사고, 가품 논란 등의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알리에서는 명품이나 가전제품 등 고관여상품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고 소비자들도 대부분 가벼운 일상 소비재를 위주로 구매합니다.

(최근 알리가 특허청을 만나 ‘해외 직구 위조상품’과 관련한 업무협의를 진행하고 ‘프로젝트 클린’을 발표하며 가품을 근절하고 소비자 권익 보호에 나서겠다고 공언하였으나 ‘가품 꼬리표’는 여전하다는 점)

또한 지나친 허위 광고, 가짜 리뷰들로 소비자들의 알리나 테무 등 중국 직구 앱에 낭패를 봤다는 불만이 1년 새 5배가 늘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판매 금지된 화학 제품 등 인체 유해 성분이 포함된 것들도 알리, 테무 등에서는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KC 인증이 필요 없는 중국 직구 제품들이 밀려 들어오며 안전성 문제와 더불어 국내 소상공인들은 역차별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습니다.

2. 물류업계와 손잡은 알리: 차이니아오, CJ대한통운

이커머스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덩달아 관련 물류, 택배 산업도 성장하며 알리는 해외에 다양한 운송 네트워크를 구축한 차이니아오(菜鸟)와의 제휴로 한국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습니다.

기업가치가 무려 쿠팡의 약 10배에 가까운 차이니아오(菜鸟)는 중국 물류, 택배 시장의 공룡 기업입니다. 알리바바가 전국의 주요 택배 기업 (위안퉁, 순펑, 선퉁, 윈다 등)을 규합해서 설립한 물류기업이죠. 고객사의 규모가 무려 4000여 개 이상이나 되고 배송 거점과 픽업 센터는 최대 30만 개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됩니다.

또한 위에 언급했듯이 알리는 CJ대한통운과의 제휴로 2023년 기준 매달 100만 박스의 알리 상품을 인천공항에서 소비자에게 배송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5000만 박스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죠. 알리의 ‘5일 무료 배송’이 효과를 거둔대도 CJ대한통운의 역할이 크다고 분석됩니다. 테무는 한진과 손을 잡았죠.

이렇게 대규모 택배 신규 수요가 생긴 택배업계의 호조세는 현재는 긍정적이지만 이후에 알리, 테무가 쿠팡처럼 물류센터를 지어 로켓 배송을 직접 소화한다면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 전망

1. 한국 이커머스 시장 잠식 경고

중국 직구가 무섭게 성장하며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도 경고등이 켜졌는데요,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최근 소비 둔화와 매출 하락으로 신음 중에 중국 이커머스의 공격적인 한국 사업 확장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국 제품들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제품에 비해 가격이 높기 때문에 애초에 고관여상품이 아닌 이상 중국 직구를 통한 구매가 늘어날 것입니다. 거기다 이제 직구라고 해서 긴 배송 기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일주일 이내 받을 수 있기에 중국 제품의 매력은 더욱 커져가고 있죠.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중국에서는 구할 수 없거나 품질 차이가 확실한 차별화된 제품을 발굴하고 고급화 전략을 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중국과 한국 사이에서 중간 판매자 역할을 하던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가격경쟁력에 밀려 국내 제조사와 유통사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국내 e 커머스 관계자는 “도매상에 물건을 제공하는 B2B부터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C2C 사업까지 알리바바가 국내 유통시장 전반을 서서히 장악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미국도 알리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해 법안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생산과 유통의 전 과정 공급체인이 중국에 귀속되는 등의 위험을 막으려 중국 해외 직구를 무관세 대상에서 배제하는 법안을 검토 중입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밀려오는 중국 제품에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관세청 전자상거래 통관과 사무관에 따르면 제품 가격이 너무 저렴해 오히려 행정 비용이 더 들어 실익이 없다는 의견입니다.

2. 쿠팡 VS 알리

아직 앱 이용자 수는 쿠팡이 1위를 달리고 있으나 중국 이커머스의 성장세가 무서워 특별히 견제가 필요합니다.

알리는 한국 브랜드 상품을 모아놓은 K-베뉴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오는 3월 말까지 수수료 0%를 선언하여 수입을 포기하고 한국 기업의 입점을 늘리고 있습니다. 입점 기업으로는 LG생활건강, 애경, 깨끗한나라, 유한킴벌리 등이 있습니다. 통상 제조업체들은 쿠팡 등의 오픈 마켓을 이용할 때 10-20% 정도의 수수료를 내야하므로 제조업체 입장에서 알리의 수수료 0%라는 파격 제안은 매력적이죠.

제가 직접 알리와 쿠팡에서 동일한 제품명을 검색해 봤는데요, 쿠팡이 알리에 비해 많게는 4배에서 크게는 10배 이상 비싸게 팔고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은 며칠 더 걸리는 배송을 감수하고서라도 훨씬 싼 가격에 알리나 테무에서 구매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쿠팡과 알리의 대결 구도만이 아닙니다.

여기까지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한국 시장 잠식 위험성 등 알리와 테무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하루판다도 중국에서 생활하며 타오바오(알리)에서 정말 많은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했는데, 옛날처럼 잘 고장 나고 싸구려 제품만이 아니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오히려 “이 가격에 이 정도 품질이라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한국 제품들이 더욱 한국형 고급화, 중국이 따라 할 수 없는 ‘디테일’들을 더 살려내야 한다는 것이 더욱 와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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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허지선, “‘30일’ 걸리던 알리 직구, 어떻게 ‘7일’ 배송됐나”, 물류신문, 2024.1.31 https://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1042

신지훈, “배송 마저 초국경 시대 열릴까”, 뉴스웨이, 2023.11.08 https://www.newsway.co.kr/news/view?ud=2023110709545955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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