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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66 성평등 올림픽은 무엇이 다른가

2024.07.30 | 조회 2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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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헐리버리

‘헐리버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성 뉴스 큐레이션 뉴스 헐리버리입니다. Welcome to ‘HERLIVERY’. This is NEWS HERLIVERY, a women’s news curation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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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7월 세 번째 뉴스 헐리버리는 REPORT EDITION입니다. 저는 이번 호부터 REPORT EDITION으로 인사드리게 된 에디터 소원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여성의제와 관련해 깊이와 관점이 있는 심층기사와 칼럼을 모아 전해드립니다.

먼저 성평등 올림픽으로 치러지고 있는 파리 올림픽과 관련된 소식을 몇 가지 준비했습니다. 프랑스 여성 위인들을 기린 개막식부터 출전 선수들은 성비 균형을 맞췄지만 감독은 그렇지 못한 현실, 성평등 취재 지침 등을 따라가보았습니다.

22대 국회에서 국회의원의 입법 파트너인 보좌직원의 성별 직급 분포와 채용 면접 시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이뤄진 현실을 확인했습니다. 3년마다 실시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시험에서 처음으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직업을 갖길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례 등의 경조휴가에서 친가와 외가의 차별을 두는 관행에 대해 인권위에서는 평등권 위배라는 판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건강보다 다이어트, 잠보다 연습인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청소년들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현실을 짚었습니다. 화성 참사 피해를 통해 위험 최전선에 놓인 이주여성의 노동과 인권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기후 변화로 여성의 무급노동과 여성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도 확인했습니다.

뉴스 헐리버리 이번 호에서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뉴스 헐리버리에서 전해드리는 여성 인물과 여성의제 기사를 통해 여성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다음 번 레터에서 더욱 다양하고 깊이 있는 기사들을 모아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에디터 소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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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임신중지 합법화…” 프랑스 여성 위인 기린 파리 올림픽

“루이즈 미셸은 교사이자 작가, 페미니스트 운동가입니다.”

“알리스 기, 프랑스 영화의 선구자입니다. 세계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이죠. 그의 ‘양배추 요정’이라는 작품은 세계 최초의 극영화입니다.”

“시몬 베유, 정치인이면서 판사입니다. 프랑스 낙태(임신중지) 합법화의 주역입니다. 국회에 낙태를 비범죄화하는 법안을 제출한 여성입니다.”

26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수상에서 진행된 프랑스 파리 올림픽 개막식을 중계하는 한국 방송에서 프랑스 발전에 기여한 여성 운동가들을 차례로 소개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프랑스 역사 속 여성의 권리를 위해 투쟁한 여성 10명의 황금빛 동상을 센강을 따라 세웠다. 개막식에서는 여성 운동가들의 동상을 하나씩 세우며 ‘성평등 올림픽’을 표방한 파리 올림픽의 정신을 되새겼다.

먼저 △1971년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문 초안을 작성한 올랭프 드 구주를 시작으로, △1922년 최초의 세계 여자 대회를 조직한 앨리스 밀리아 △사회운동가이자 정치인으로서 여성 인권을 위해 투쟁한 지젤 알리미 △소르본 대학에서 수학한 최초의 흑인 여성이자 페미니즘 선구자인 폴레트 나르달 △여성 최초로 세계일주한 탐험가이자 식물학자 잔느 바렛 △유럽 최초의 여성 작가 크리스틴 드 피잔 △파리 코뮌의 아이콘이자 무정부주의자 운동가 루이즈 미셸 △세계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알리스 기 △임신중지 합법화의 주역 시몬 베이유 △페미니즘의 고전 ‘제2의 성’을 쓴 페미니즘 이론가이자 운동가 시몬 드 보부아르 등이 동상으로 제작됐다. 이 동상들은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파리 시내 곳곳에 배치될 예정이다.

(유영혁 기자, 여성신문, 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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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 한 편에 마련된 ‘보육시설’…성평등 강조한 파리의 결단

2020 도쿄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클라리스 아그벵누(32·프랑스)는 2022년 6월 딸을 낳았다. 출산 후 도복을 벗고 육아에 전념하던 아그벵누는 출산 11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3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여자 63㎏급에서 정상에 올랐다.

엄마가 된 유도 세계 챔피언은 자국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2연속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런 그에겐 한 가지 바람이 있었다.

아그벵누는 올해 1월 프랑스 유도 국가대표팀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제 딸과 함께 올림픽 선수촌에 머물며 마지막 올림픽 경기에 전념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신과 출산에 따른 여성 경력 단절은 세계 레벨에서 경쟁하는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큰 걱정거리다. (중략)

성평등의 가치를 강조한 파리 올림픽에선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된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촌 한편에 보육 시설이 마련됐다. 해당 시설은 선수촌 광장의 비거주지역에 설치되며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기저귀를 착용하는 나이의 자녀를 둔 선수들이 이용할 수 있다.

엠마 테르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장은 “임신과 모성이 여성 선수들에게 경력의 끝을 의미할 필요는 없다”며 “선수들은 이 공간에서 자녀와 중요한 순간을 함께 보내며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재용 기자, 경향신문, 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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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성평등 올림픽"이라지만…女감독은 어디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올림픽을 넉 달 앞둔 지난 3월 파리올림픽에 참가하는 206개국 1만500명의 선수 중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50대 50으로 처음 동일하게 맞춰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그리고 스포츠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려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는 오랜 기간 남성의 영역이라 평가받아왔다. 고대 올림픽이 열리던 시기에는 여성의 경기 참가는 물론 경기장에 입장하는 것조차 금지됐다. 1896년 처음 올림픽이 개최됐던 당시에도 IOC를 창립한 피에르 드 쿠베르탱이 여성의 경기 참가를 금지해 결국 여성 선수는 등장하지 못했다.

성별 관계없이 남녀 모두 참가할 수 있는 종목 수도 서서히 균형을 이루는 모습이다. 파리 올림픽에서 치러지는 32개 스포츠 종목 중 28개 종목은 남녀 모두 참가할 수 있다. 두 성별 모두 참가할 수 있는 스포츠를 확대하기 위해 남성만 참가했던 50㎞ 경보 종목은 혼성 릴레이 경보로 대체됐다. 다만 레슬링은 남성만, 리듬체조는 여성만 참가하는 등 4개 종목은 특정 성별만 참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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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는 2014년 완전한 성평등을 대회 개최 목표 중 하나로 추가했으며, 2017년부터 하계·동계 국제 스포츠 연맹 등과 함께 성평등 검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미국 육상선수 샤리 호킨스는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스포츠의 거대한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스포츠 스타를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고르지 않다고 느껴왔고 여성 운동 선수가 과연 적합한가 하고 의문을 품는 경우도 흔했다"며 "올해 경기장에서 (두 성별이) 동일한 수로 경쟁할 수 있는 건 그러한 상황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략)

동시에 올림픽에 참가하는 또 다른 주체인 감독·코치진의 성비는 압도적으로 남성이 높다는 점이 아직 성평등을 이루지 못한 근거라는 주장도 나온다. 파리 올림픽에는 15개국 19개 종목의 52명 감독·코치가 여성이다. 전체의 25%에 불과하다. 물론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높아진 숫자다. 2021년 도쿄 올림픽의 여성 감독·코치진 비율은 13%,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10%였다.

스포츠 산업 관련 칼럼을 써온 애덤 민터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올림픽에서 감독·코치가 되고자 하는 여성의 어려움은 여성 스포츠가 비교적 활성화 돼 있는 미국과 같은 국가에서 마저 어렵다"면서 "2005~2020년 남성 스포츠팀 감독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5%도 채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IOC가 국가올림픽위원회 내 여성 임원 비율을 정해 권고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는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 여성 감독·코치진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현진 기자, 아시아경제, 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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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속 성차별 없애라”…공식 올림픽방송사에 내려진 지침

야니스 엑사르코스 OBS 최고경영자(CEO)는 “안타깝게도 일부 경기에서 카메라 촬영진이 남성 선수와 여성 선수를 다른 방식으로 화면에 담아 여전히 여성 선수들을 향한 고정관념과 성차별이 남아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촬영진이 유독 여성 선수를 클로즈업한 장면을 자주 보여주는데, 이런 경향의 바탕에는 ‘무의식적 편견’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여자 선수들이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매력적이거나 섹시해서 올림픽에 와있는 것이 아니다”며 “그들은 엘리트 운동선수로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OBS는 2020 도쿄 올림픽 때부터 남녀 선수를 평등하게 다룰 수 있도록 지침을 수정해왔다. ‘외모, 옷, 특정 신체 부위에 불필요하게 초점을 맞추지 말 것’, ‘여성성과 남성성을 강화하는 고정관념을 피할 것’, ‘성차별적 시선이 담기지 않은 중립적 단어를 사용할 것’ 등 내용이 지침에 담겼다.

이는 IOC의 ‘성평등 올림픽’을 위한 노력과 맞물려있다. IOC는 이번 올림픽 출전 선수의 성비가 50대 50에 달해 완전한 성평등 올림픽이란 점을 강조해왔다. IOC는 성비 균형을 이루기 위해 여성 출전 종목과 혼성 종목을 늘렸다. TV ‘황금시간대’에는 여성 출전 종목을 더 많이 중계할 예정이다. 또 올림픽 마지막 경기로 남성 마라톤을 채택해 온 관습을 깨고 여성 마라톤이 마지막을 장식하도록 했다. (중략)

파리 올림픽은 ‘성평등 올림픽’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국제올림픽방송위원회의 방송사인 올림픽 방송 서비스(OBS)는 촬영 담당자들에게 여성 선수를 성차별적 시선으로 촬영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이두리 기자, 경향신문, 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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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 국회’ 아닌 ‘형님 국회’… 4급 여성 보좌관 11.9%

22대 국회의 ‘유리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처음 20%를 넘어섰지만 국회의원의 입법파트너인 보좌직원 중 최고 직급의 여성 비율은 11.9%에 불과하다. 상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이 줄어드는 피라미드 구조다. ‘형님문화’로 대표되는 남성 중심 네트워크와 육아휴직조차 쓰기 어려운 경직된 조직 문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여성신문은 국회사무처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2대 국회의원실 보좌직원의 성별 직급 분포’를 입수했다. 22대 국회에 등록된 보좌진은 2650명(2024년 7월1일 기준), 전체 보좌진 중 여성 34.1%(904명), 남성 65.9%(1746명)이다.

의원실에서 가장 높은 급수 직원인 4급 보좌관은 597명 가운데 단 71명만 여성이다. 전체 11.9%에 그쳤다. 그 다음 직급인 5급 선임비서관도 여성은 25.1%로 147명에 그친다. (중략)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에서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 법·제도를 만드는 국회의원의 ‘싱크탱크’가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서라도 여성 보좌관이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 내에서 나오고 있다.

국회 5년차인 A 비서관은 “여성 의원이 50%는 돼야 국회의 공고한 여성에 대한 편견이 사라질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채용 면접에서 들었던 질문은 “페미니스트냐?”였다. 국회 내에서도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A 비서관은 “국회의 남성 문화, ‘형님문화’는 공고하다. 승진에 대한 열망이 있다면 이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하나⸳신다인 기자, 여성신문, 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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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지위에 대한 ‘기대’, 처음으로 여학생이 남학생을 앞질렀다

“서른살이 되었을 때 어떤 직업을 갖길 기대하나요”

3년마다 실시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시험에서 학생들에게 묻는 질문이다. ‘원하는’ 직업이 아닌 현실 가능성을 염두에 둔 ‘기대하는’ 직업을 학생들에게 질문한다. 대다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선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여겨지는 직업을 갖길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최근까지 한국 학생들의 답변 결과는 세계 주요 국가의 흐름과는 정반대였다. 한국에선 줄곧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직업을 기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흐름이 2021년 PISA 조사에 포함된 한국 남학생-여학생의 기대 직업에 관한 답변 경향에서 처음으로 역전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변수용 펜실베니아 주립대 교육정책학과 교수는 5일 세종시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열린 ‘불평등 연구회 학술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국 학생들의 성별 직업 기대치 격차 추이: 2000-2022’ 보고서를 발표했다. 발표 내용을 보면, 2021년 조사(2006년생)에서 여학생의 국제사회경제적직업지위지수(ISEI)는 65.32점을 기록했다. 반면 남학생은 63.45점이었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ISEI 점수 차이가 2점 가까이 났다.

한국 학생들의 남녀간 ISEI 점수에서 역전이 일어난 것은 2000년 조사(1986년생) 이후 처음이다. 2000년 조사에선 남학생(61.94점)-여학생(57.83점)으로 남학생의 직업 기대치가 더 높았다. 한국 남학생-여학생 간 격차는 이후 3년마다 이뤄진 PISA 조사 때마다 점차 줄어들었다.

ISEI는 직업의 사회적 지위를 10~90점으로 환산해 점수를 매긴다. 예를 들어 약학 계열 진학을 희망하면 ISEI는 90점에 가깝다. OECD 국가에선 여학생의 ISEI 점수가 높은 경향이 오랫동안 뚜렷하게 이어지고 있다.

(김원진 기자, 경향신문, 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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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잃었는데… 친가·외가, 정규·비정규 따지는 구시대적 '경조휴가'

“외조모는 회사 규정에 없어서 개인휴가를 쓰셔야 할 것 같은데….”

경북 대구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인환(가명·30)씨는 최근 회사로부터 이 같은 통보를 받고 황당했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키워준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일상이 무너질 정도로 깊은 슬픔에 잠긴 그가 장례절차를 준비하기 위해 회사에 부고를 알렸더니 '조부, 조모상과 달리 외조부상, 외조모상은 회사 규정에 없어 3일의 경조휴가가 나오기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씨는 사내 홈페이지나 메신저를 통한 부고 공지, 부의금 20만 원과 조화도 받지 못했다.

장례 등의 경조휴가는 법에서 정하는 법정휴가가 아닌, 노사 간 자율적으로 정하는 임의 휴가다. 이에 회사 내 취업규칙에 따라 정해지는데 친가나 정규직에만 경조 지원을 하는 회사들이 있어 유족들을 두 번 울린다. 가족 구성원과 관련한 각종 법적 책임 및 권한을 부계에만 주는 호주제가 2005년 폐지된 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구시대적인 차별이 여전한 것이다.

김씨와 비슷한 피해를 당한 이들의 진정이나 민원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지난해도 외조모상을 치르는 과정에서 경조휴가 등 차별을 받았다는 진정이 접수됐다. 당시 사측은 자체 인사위원회 의결에 따른 규정으로, 복리후생 차원의 조치라 외가까지 확대하는 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취했다고 한다. 그러나 인권위는 "외조부모를 친조부모와 다르게 취급하는 행위는 부계혈통주의 관행으로, 가족 상황·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는 일관된 판단을 내놓고 있다. 부계 혈통의 남성 중심으로 장례가 치러질 거라는 고정관념은 평등권 위배라는 이유에서다.

(이유진 기자, 한국일보, 2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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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이상한 나라의 아이돌] "연습생 80%는 무월경" 아이돌 10년, 몸이 망가졌다

“여자 연습생 10명 중 8명은 생리를 안 해요.” 엔터테인먼트 신인개발팀 관계자의 말이다. 오전 5시에 일어나서 새벽 2시에 귀가하는 삶. 다이어트를 위해 일주일 동안 물만 마시는 ‘아이들’이 엔터테인먼트 왕국에는 넘쳐난다.

“대부분은 생리를 안 하죠. 한창 자랄 시기에 안 먹고 운동만 하니까요. ‘건강하게’ 다이어트하는 시스템은 여기에 없습니다. 무조건 목표 지점을 달성하라고 시키죠. 생리를 안 하면 아이들은 오히려 좋아합니다. 편하니까요. 학교를 안 가는 어린 여자아이들은 생리를 안 한다는 사실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합니다. 여기서 성교육을 해주지는 않거든요.” 이 관계자는 전했다.

“전날보다 몸무게가 조금이라도 많이 나오면 집에 갈 수 없었어요. 목표 몸무게가 될 때까지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벌을 서야 했습니다. 이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조금만 먹어도 입원해야 할 지경이었죠. 장염을 달고 살았습니다.” ​7년간 연습생이었던 가은(가명)도 이렇게 회상했다. (중략)

그렇게 3년 반의 시간을 보냈다. 19살, 드디어 ‘데뷔’의 기회가 주어졌다. 170cm의 혜란은 매일 체중에 대한 압박을 받았다. 젖살도 카메라 앞에서는 용납되지 않았다. ‘다이어트’가 실력보다 더 앞섰다. 스케줄도 만만치 않았다. 바쁜 시기에는 오전 7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일정이 있었다.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은 단 2시간뿐이었다.

몸무게를 재고, 다이어트를 하고, 하루 8시간씩 운동을 했다. 10일 동안 음식은커녕 물조차 마시지 않은 적도 있다. 물을 삼키지 않고 한 모금 머금은 뒤 뱉고, 또 머금은 뒤 뱉었다. 그렇게 버텼다.

결국 몸이 망가졌다. 위경련이 심해지고, 일주일에 한 번은 응급실에 실려 갔다. 가만히 있어도 식은땀이 났다. 데뷔 후에는 생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세 달 내내 하혈이 이어지기도 했다.

(전다현⸳전현건 기자, 비즈한국, 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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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참사 피해자 절반 이상은 ‘여성 이주노동자’…‘위험 최전선’에 놓인 이주여성의 노동

국제결혼, 저출생 대책, 다문화 가정, 돌봄·가사노동, 식당, 가정폭력으로부터의 보호. 그간 이주여성과 관련해 미디어에 주로 언급된 키워드다. 2020년 겨울 캄보디아 출신 여성 이주노동자 속헹이 사망하면서 비닐하우스와 같이 열악한 주거환경이 사회문제로 불거졌다. 그러나 노동 주체로서의 이주여성과 안전 문제가 전면적으로 조명된 적은 없다. 지난 6월 24일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는 위험의 최전선에 있는 이주여성의 노동 실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참사 피해자 23명 중 15명이 여성 이주노동자(중국동포 14명·라오스 출신 1명)였다.

흔히 제조업 공장은 남성 이주노동자의 일터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공장엔 여성 이주노동자도 존재한다. 이번 피해자들은 배터리 검수와 포장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동포이자 수년간 이주민 상담을 해온 박연희씨는 화성 참사 피해자 다수가 여성 중국동포라는 데 놀라고 안타까웠다고 했다. 박씨는 지난 7월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성 이주민들은 대체로 가사노동자, 간병인, 아이 돌봄, 요양보호사, 식당과 같은 서비스업종에서 많이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제조업 공장에도 많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며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위험에 노출돼 있는 문제가 이번 사고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이주노동자를 연구해온 한 연구자는 “여성 이주노동자는 서비스업에서 많이 일하기는 하지만 제조업에서도 상당 부분 일을 하고 있다”며 “외주화된 위험을 이주민들이 담당하는 현실을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명의 피해로 극단적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한국에서 실제 일하고 있는 여성 이주노동자 규모는 정확히 모른다. 공식 통계가 없다. 통계청·법무부가 발표하는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의하면 2023년 5월 기준 경제활동인구에 해당하는 15세 이상 외국인 여성은 32만3000명이다. 산업별 취업자는 도소매·음식·숙박업 10만7000명, 광·제조업 8만1000명, 사업·공공서비스 7만7000명이다. 다만 이 수치에서 미등록 체류 상태의 여성 이주노동자 등은 빠져 있다.

학계에선 세계적으로 여성 이주노동자의 수가 증가하고, 그렇게 이주한 여성들이 가사, 돌봄, 성적 서비스, 단순 노무 등 성별에 따라 분업화된 노동을 전담하는 ‘이주의 여성화’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이혜리 기자, 경향신문, 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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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의 임신’은 고려하지 않는 사회

고용허가제 한국어 능력시험 응시자격이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이기 때문에 한국으로 오는 이주노동자 연령은 20~30대이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뒤, 4년 10개월에서 최대 9년 8개월 동안 한국에 머물 수 있다. 약 10년의 기간은 생애주기상 결혼, 임신, 출산 기간과 맞물려 있다.

‘2021-2022 캄보디아 인구 및 보건조사’에 따르면, 캄보디아 평균 초혼 연령은 여성은 21.5세, 남성은 24.4세이다. 결혼 후에 한국에 오거나 한국에 와서 캄보디아 출신의 노동자와 결혼을 한다.

이주노동자는 한국에 와서 노동만 하지 않는다. 가족을 구성하지만 이 과정이 쉽지 않다. 이주노동자의 임신은 사업주와 노동자의 큰 갈등으로 이어진다. 사업주는 이주노동자의 임신과 출산이 노동력 공백으로 이어져 큰 손해라고 주장한다. 경남 밀양의 농업외국인고용주연합회에서 주요 직책을 맡은 송지한(가명, 40대 남성) 씨는 한마디 덧붙였다.

“어떤 노동자가 임신을 해가지고 숨기고 있다가 한 거의 임신 7개월째 되서 그 때 사장님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휴가 달라고. 그러면 사장은 어찌합니다. 그냥 계약해지 했고, 이 친구는 출산하러 본국에 갔습니다. [중략] 캄보디아 대사님을 초청해서 근로자들한테 교육을 시키는데, 청소 문제라든지 다른 기타 사항들, 거기 포함돼 있는 것 중에 임신도 있습니다. ‘임신 하지 말라’가 아니고 계획적으로 사장님한테 미리 좀 이야기를 해주면 사장님도 대처를 해야 할 거잖아요.” (송지한, 사업주)

(우춘희 기자,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2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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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성 불평등 심화… 여성의 무급노동 늘고 여성폭력 증가”

"기후 변화로 여성의 무급노동이 증가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10년간의 데이터에 의해 입증됐습니다."

부 푸엉 리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 교육 훈련관은 18일부터 이틀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성평등 및 기후 행동을 지향하는 국제개발협력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에서 이같이 말했다. (중략)

부 푸엉 리 교육관은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적 대응 방안 논의에 대해 젠더 관점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 방식을 언급했다.

먼저 '성 주류화'를 강조했다. 성 주류화란, 각 성별 집단이 동등한 정도로 사회의 각 분야에 참여하며 동등하게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동등한 혜택을 누리도록 사회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다음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과 여아의 동등한 참여다. 그는 여성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자금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 푸엉 리 교육관은 젠더와 기후변화에 대해 다뤄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협의에 대해서도 재난위험 경감 노력뿐 아니라 젠더 측면이 보다 중점적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미정 기자, 여성신문, 2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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