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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96 더 이상 고공에 오르는 노동자가 없는 세상을 위하여

2025.08.31 | 조회 3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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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헐리버리

‘헐리버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성뉴스 큐레이션 뉴스 헐리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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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8월 두 번째 뉴스 헐리버리는 여성 인물 관련 기사들을 모은 PEOPLE EDITION입니다. 이번 호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는 여성들의 행적과 목소리를 모았으니 구독자 여러분들도 이들과 함께 여성의 지형도를 새롭게 그려나가시면 좋겠습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 6년째 입법공백이 이어지며 여성의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낙마한 강선우 전 후보자에 이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원민경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중증장애인이라는 한계를 딛고 전국 최초로 지역구에서 당선된 여성 정치인 김경미 제주도의원이 장애인 인권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활동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삶의 여정을 이야기합니다. 김은진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2.3 불법비상계엄과 관련해 특별 재판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해고된 후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에 올랐던 박정혜 한국옵티칼노조 수석지회장이 600일에 달하는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마치고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대구10월항쟁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를 16년 동안 이끌어온 채영희 회장이 구술을 통해 본인은 물론 그의 모친까지 사찰 경찰에게 당한 피해를 밝혔습니다. 세계적 기초과학연구소인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첫 한국인 단장인 차미영 KAIST 전산학부 교수가 ‘DEI는 기회’라고 말하며 도래하고 있는 AI시대에 여성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김도래 북촌불교미술보존연구소 대표가 여성 문화재수리기술자로 살아남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여자축구 국가대표 1세대’를 지낸 유영실 서울시청 감독이 남성이 판치는 축구계에서 “홀로 황무지를 개척하는 심정”으로 버터온 지난날을 이야기합니다. 내년 출범하는 미국 여자 프로야구 리그 트라이아웃에서 여자야구 국가대표 김라경, 김현아, 박주아 세 선수가 맹활약했습니다. ‘배구 황제’ 김연경 선수가 MBC 신규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을 통해 직접 구단을 창설하고 초대 감독으로 첫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세계 여자 테니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한 마리아 샤라포바가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오랜 라이벌 세리나 윌리엄스도 참석해 축하했습니다. WWE의 베테랑 레슬러 나탈리아가 프로 레슬링계의 권위 있는 ‘루 테즈상’을 여성 최초로 수상했습니다. 20세기 현대미술 거장이자 페미니즘 미술 선구자 루이즈 부르주아의 70여 년 미술 인생을 조명한 전시가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열립니다. 채널A 예능 ‘강철부대W’에 출연했던 곽선희 씨가 동성 연인과 결혼을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커밍아웃 한 지 한 달 만입니다.

이번 호 뉴스 헐리버리에서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헐리버리가 전해드리는 여성들의 발걸음이 구독자 여러분께도 영감이 되어 여성의 자리를 넓혀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헐리버리는 돌아오는 15일 깊이와 관점이 있는 여성의제 기사들을 모은 PERSPECTIVE EDITION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편집장 윤단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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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장관 “임신중지 약물 도입 검토…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사안”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 6년째 입법공백이 이어지며 여성의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정부에서 국정과제에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제시했다"며 "보건복지부는 어떤 의견을 냈냐"고 묻자, 정 장관은 "헌법 불합치 이후 안전 문제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세부 내용은 부처 간 협의를 통해 만들고 있다"고 답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여성의 신체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국회에 2020년까지 대체 입법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국회가 입법을 미루며 6년째 임신중지는 합법도 불법도 아닌 상황이다.

이로 인해 세계보건기구(WHO)가 '핵심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한 먹는 유산유도제는 국내에 도입되지 못했다. 2023년 약사·의사·시민 1800여 명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유산유도제 도입과 필수의약품 지정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출했지만, 식약처는 "이해당사자 간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도입을 거부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임신중지를 위한 의약품 및 수술을 건강보험에 적용할 것"을, 식약처장에게는 "임신중지 의약품을 도입해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정 장관은 "현재 국내 허가된 약물은 없지만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허가받은 약물을 사용 중이고, WHO도 임신 주차에 따라 권고하고 있다"며 "안전한 사용 방안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WHO는 2005년부터 유산유도제인 미프진을 '핵심 필수의약품'으로 분류해 왔다.

이어 정 장관은 "임신중절 시술이나 약물은 모두 여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건강권을 균형 있게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신다인, 여성신문, 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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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구원투수 된 'N번방 피해자' 변호인

여성가족부는 윤석열 정부 내내 폐지 위기를 맞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실제로 윤석열 정부 여가부 장관을 했던 김현숙 전 장관도 공공연하게 '여가부 폐지를 위해 장관이 됐다'고 말할 정도였다. 존폐 기로에 서있던 여가부는 2023년 8월 새만금 잼버리를 거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가부의 부실 대응으로 폐지론에도 힘이 실렸다.

정권이 바뀌면서 여가부는 존속하게 됐지만, 이번에는 장관 청문회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지난 7월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갑질 논란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며 전격 사퇴했다. 강 의원은 여성단체와 정치권, 여가부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시선을 받았고, 청문회에서는 사실상 모든 시간을 갑질 논란 방어에 쓰기에 급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변호사 출신의 원민경 후보자를 지난 8월 13일 새롭게 지명했고, 오는 9월 3일 인사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중략)

여성단체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지난 8월 19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원 후보자의 지명을 환영한다"며 "오랫동안 장관 부재로 부진할 수밖에 없었던 여가부 정책이 원활히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 후보자가 자문위원을 지냈던 한국성폭력상담소도 8월 14일 논평을 통해 "원 후보자가 200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피해자 상담 등을 해왔고 'n번방' 공동대책위원회 법률지원팀장으로 피해자 법률지원을 조직했다"며 "이번 후보자 지명은 정부의 새로운 의지로 여겨진다. 각 부처 협력을 통해 형법상 강간죄 개정이 제대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자는 1972년 서울 출생으로 중앙여고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 후 2001년 사법연수원 30기를 수료했다. 이후 원 후보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장, 한국성폭력상담소 자문위원, 여성인권센터 '보다' 운영위원장, 아시아위민브릿지 활동, 그리고 한국여성의전화 이사로 활동해왔다. 최근까지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했고, 'n번방' 사건 관련 법률지원 활동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텔레그램 성착취 피해자를 위한 공동대책변호인단으로 참여해, 피해자의 인적사항 유포 금지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보호 의무 강화 등을 촉구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황희, 주간조선, 2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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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지역구 여성중증장애인 김경미 도의원...“정치는 가장 강력한 무기”

중증장애인이라는 한계를 딛고 전국 최초로 지역구에서 당선된 여성 정치인 김경미 제주도의원(행정자치위원회, 제주시 삼양·봉개동)은 "정치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말한다. 다방면에서 왕성한 의정활동을 하는 가운데 특히 도의회 성평등 조례, 성별임금격차 개선 조례 등을 제정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김 의원은 2018년 비례대표를 거쳐, 2022년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전국 유일의 선출직 여성 중증장애인 정치인이다. 그는 2003년부터 제주지체장애인협회 부설 여성장애인상담소에서 활동하며 장애인 인권의 최전선에서 싸웠다.

상담소 활동을 통해 본인과 같은 여성장애인의 고통과 구조적 차별을 몸소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정치에 대한 권유가 지속됐다. "2006년 선거를 앞두고 현애자 국회의원이 찾아왔어요. 민주노동당 당헌·당규는 여성중증장애인에게 비례대표 1번을 주게 돼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는 "정치의 'ㅈ'자도 모른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주변의 설득은 끈질겼다. 2014년에는 새천년민주연합으로 출마 제안이 들어왔다.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회에서 1위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100인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 최종 후보에서 탈락했다. "정치의 룰도 모르면서 도전했다는 게 부끄러웠어요." 최고위원회에 이의제기하면 구제될 수 있다는 조언을 뿌리치고, "4년간 제대로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되며 도의회에 입성했다. 10년 동안 도망쳤던 정치는 그에게 새로운 삶의 장을 열어주었다. "막상 해보니 정치가 내 옷 같았어요. 너무 재밌어요.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르는 세계죠." 김 의원 옆에는 비슷한 연배의 활동 보조인이 그림자처럼 함께 했다. 의회에서 별도로 지원하는 인력이다. 그와 함께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특수차량도 주어진다.

(서정순, 여성신문, 2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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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에 대한 신뢰도 낮아서 특별 재판 필요해"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와 전 영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3개의 특검이 동시에 가동되는 가운데 "특별 재판소를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별재판소란 특정한 사건에 한해 재판을 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운영되는 재판소다. 1948년 광복 이후 반민족행위자 처벌을 위한 특별재판부(반민특위), 이승만의 3.15 부정선거 행위자 처벌을 위한 특별재판소 등의 전례가 있다.

특별재판의 필요성에 대해 들어보기 위해 지난 20일 서울 안국역 근처 사무실에서 특별재판을 주장하는 김은진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만났다. 다음은 김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12.3 불법비상계엄 특별 재판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요?

"원래 재판은 법원에서 판사들이 하는 것입니다. 근데 현재 우리나라 판사에 대한 신뢰도가 너무 낮아요. 윤석열씨가 첫 구속됐을 때 지귀연 판사가 (구속 취소 결정으로) 풀어주면서 내세웠던 사유가 헌정 역사상 법원에서 한 번도 채택되지 않았던 이유였어요(구속기간을 날이 아니라 시간으로 계산). 이런 결정들이 기존 판사들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렸죠."

- 하지만 지귀연 판사 한 명의 사례로 속단할 수 있을까요?

"아니죠. 그런 판사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윤석열 재판에 (12.3 내란 관련 재판상황 등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 이전에도 있었고요. 그동안 판사들이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판결을 내리는 게 아니라 검사가 주장하면 주장하는 대로 (기소 내용대로) 많이 (판결)했죠."

- 판사들은 사법부 독립성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판사들은 '사법부는 헌법에서 독립되어 있으니까 우리 건드리지 마', '우리가 뭘 하든지 우리 마음대로'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그러나 사법부의 독립은 그렇게 해석해서는 안 되거든요. 헌법에서 삼권을 분립해 놓은 이유는, 원래 (입법 사법 행정이) 국민의 권리인데 국민들이 일일이 다 참여할 수 없으니까, 그 권한의 일부를 입법부에 주고 행정부에 주고 사법부에 준 것입니다. 사법부에게 내 마음대로 할 권리를 준 게 아니라는 거예요. 하지만 판사는 지금까지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이름으로 마음대로 하려고 했죠."

(이영광, 오마이뉴스, 2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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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일 고공에서 내려온 박정혜 "노동자 고통 끝나야 진짜 승리"

"이제 내려오니까 땅을 밟았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1년 8개월, 정말 오랜 시간 고공에서 농성을 할 줄 몰랐습니다..."

외국인 투자 기업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해고된 후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에 올랐던 박정혜 한국옵티칼노조 수석지회장(41)이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마치고 땅으로 내려왔다.

29일 오후 3시 47분경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 이지영 한국옵티칼 사무장이 크레인을 타고 박정혜씨를 맞이하러 올랐다. 박씨는 한국옵티컬지회 깃발을 들고 땀과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을 연신 닦으며 이들을 기다렸다.

크레인이 공장 옥상에 오르고 박씨가 크레인에 올라타 깃발을 힘차게 흔들었다. 드디어 크레인이 땅에 닿고 박씨가 땅을 딛자 한국옵티칼 조합원들이 "꽃길만 걸으라"며 미리 마련한 운동화를 신겼다. 한국옵티칼 조합원들은 '더이상 혼자가 아니야', '미안하다 사랑한다'라고 쓴 손피켓을 들고 박씨를 맞았다. 이를 지켜보던 노동자들과 시민들은 환호했다.

조합원들과 포옹한 박 지회장은 "제가 고공에서 지금 땅에 내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항상 함께해주시는 동지들이 계셨기 때문"이라며 "잘못은 닛토덴코가 했는데 왜 고통은 노동자가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라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이어 "승리해서 내려왔으면 더 좋았을 것을 그래도 제가 내려올 수 있게 해준 우리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더 이상 고공에 오르는 동지가 없기를 바라며 노동자들이 행복한 세상을 살 수 있길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정훈, 오마이뉴스, 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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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항쟁 희생자 아내와 딸의 ‘속울음’…“괴롭힘에 미친 사람 행세도”

‘내가 어떤 시인에게 소주 한병 마시고 그 시절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 맨정신으로는 못 하니까. (사찰) 경찰들이 입을 맞추겠다고 혀를 밀어 넣었을 때 내가 그걸 깨물어가지고 피가 내 입에 고여서, 그 피의 냄새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그래서 나는 한평생 누구하고 입 맞춘 적이 없어. 그래서 그 시인이 그 이야기를 시로 쓴 적이 있어.’

‘대구10월항쟁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를 16년 동안 이끌어온 채영희 회장이 계간 ‘사람의 문학’(2025년 여름호)에 실린 구술에서 밝힌 내용이다. 구술은 10월항쟁 전문 연구자인 김상숙 성공회대 연구교수가 진행했다.

채 회장 부친(채병기)은 해방 이후 사회주의 활동을 하다 1946년 대구 서구 책임자로 10월항쟁을 이끌었으며 4년 뒤 국민보도연맹 사건으로 학살당했다. 조부(채충식)는 일제 강점기에 신간회 활동을 한 독립운동가이다. 해방 전 여운형과 함께 건국동맹 활동을 했고 1948년엔 통일정부 구성을 위한 남북협상에 참여하기 위해 삼팔선을 건너기도 했다.

80쪽 분량 구술에서 채 회장은 1950년대 중반부터 30년 가까이 그의 모친(이분이· 1928~1995)과 자신이 사찰 경찰에게 당한 피해를 상세히 밝혔다.

불과 18살에 남편과 떨어져 재혼하지 않고 1남1녀를 키운 그의 모친은 많으면 다섯 명까지 수시로 짝을 이뤄 집에 드나드는 경찰의 괴롭힘에 시달려야 했단다. 당시 남편의 학살 사실을 몰랐던 어머니는 ‘빨갱이 남편이 언제 북에서 내려올지 모른다면서 아들과 딸까지 들먹이는 경찰 협박에 크게 저항할 수 없었다’고 채 회장은 밝혔다.

‘경찰이 우리 집 평상에 누워 어머니에게 국수 말아오라고 시키기도 했어.’ 어머니는 경찰의 괴롭힘에서 벗어나려고 미친 사람 행세까지 했단다. ‘여학교까지 다닌 신여성이었던 어머니는 40대 초반에도 경찰이 아버지 일로 부르면 항상 해진 삼베 치마 옷을 입고 얼굴엔 가마솥 밑 검정을 묻히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경찰서에 갔어. 어느 날은 집에 돌아올 때 아이들이 미친 여자라고 돌을 던지고도 했지.’

경찰의 괴롭힘은 딸에게로 이어졌다. ‘20대 때 경찰이 나를 불러 지프에 태우고 갔어. 그때 ‘이놈에게 당하겠다’는 마음이 들어 힘겹게 차 문을 열고 계단식 논두렁에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지.’

(강성만, 한겨레, 2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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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I는 죽었다’는 시대, 새 기회 찾은 여성 과학자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는 죽었다'는 자조가 곳곳에서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메타, 아마존, 월마트 등 글로벌 공룡들부터가 DEI 정책을 대폭 축소하거나 폐기하고 있다.

반대로 'DEI는 기회'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차미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교수다. 세계적 기초과학연구소인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첫 한국인 단장이다.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맹활약 중인 그를 지난 1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APEC 우먼 in STEM 심포지엄'에서 만났다. 유럽에선 DEI 정책이 여전히 혁신의 핵심 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또 인공지능(AI) 시대가 여성들에겐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AI를 활용해 배울 수 있는 게 너무 많아졌어요. '남성의 영역'으로 여겼던 일들이 많이 자동화됐죠. 이런 대전환기에는 새로운 걸 빠르게 도입하고 적응해야 합니다. 그래야 살아남아요."

차 교수 자신도 AI를 적극 활용해 가짜뉴스와 혐오 표현을 탐지하는 연구 등을 진행 중이다. "이전에는 사람이 가짜 댓글을 쓰고 직접 테스트했는데, 이제는 AI에게 '다양한 심리학 이론에 따른 댓글을 만들어 달라'고 하고 테스트도 맡겨요. 연구 결과가 빨리 나오지만 상대적으로 깊이가 없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앞으론 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찾아서 장기적 관점으로 연구하는 일이 중요해질 겁니다."

'AI 윤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당장은 기술 혁신 경쟁이 치열하지만, AI가 우리 일상을 파고들수록 안전성과 윤리 문제가 필연적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어서다. 핵심은 '다양성'이다. "요즘 미국에선 '다양성' 언급만 해도 연구 지원이 끊기는 분위기지만, 관련 연구를 이어간다면 '선구자'가 될 수 있겠죠."

그가 몸담은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DEI 원칙을 준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단장의 40%는 외국인이고 그중 20%는 여성입니다. 제가 속한 연구소 단장 6명 중에는 기혼 레즈비언 여성도 있고, 팀장 중에는 기혼 게이 남성도 있어요. '여성 단장 30% 이상' 목표 달성도 추진 중이죠. "

단순 형평성 문제가 아니라 혁신을 위한 전략이다. "새로운 인재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또 여성을 한 명 뽑으면 그걸 보고 더 많은 여성 연구자들이 지원하잖아요. 그 '한 여성'이 무척 중요하죠."

(이세아, 여성신문, 2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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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감히’를 넘어 ‘불모’가 되기까지”…문화재수리기술자 김도래

김도래 북촌불교미술보존연구소 대표(51)는 지난 19일 경기 화성시에 있는 연구소에서 경향신문 플랫과 만나 자신의 사명을 이와 같이 설명했다. 김도래 대표는 문화재 단청 수리기술자·보존과학 수리기술자·도금 수리기능자·칠공 수리기능자·전통도금 기능계승자 등 문화재 보존과 전승에 특화된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도 연구소에서는 보존 작업이 한창이었다. 불교 문화재뿐만 아니라 윤봉길 의사의 형틀과 같은 나라의 보물도 그의 연구소에서 새 삶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도래 대표는 불교미술계 명장 북촌 김익홍 선생과 개금장(개금: 불상에 금박을 새로 입히는 일) 백태남 선생의 딸이다. 그런 만큼 불교미술은 그에게 ‘벗어날 수 없는’ 팔자처럼 다가왔다. 남동생에게 가업을 잇는 ‘사다리’ 역할이 싫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 김 대표는 이제 더 많은 이들에게 문화재 보존의 가치를 전하는 다리가 됐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김 대표는 내 손으로 문화재를 망칠 수도 있다는 압박감이 아직도 든다고 했다. 또한 ‘어디 여자가 부처님에 손을 대느냐’란 인식이 만연하던 시절엔 절에서 쫓겨나거나 작업물을 도로 가져오는 일도 겪었다. 그 세월을 지나 이제는 한 때 쫓겨났던 절에서 당당하게 작업하고, 부처님을 되살리는 ‘불모’로 존중받는다.

김도래 대표는 많은 이들이 문화재 보존 일에 뛰어들기를 바란다. 분명 고생스럽지만 유물을 건강히 집으로 돌려보낼 때, 문화재 수리 능력을 인정받았을 때의 기쁨이 무척 크기 때문이다. “유물의 목숨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끊임없이 공부할 자신이 있고, 용기가 있는 진실한 마음”이 ‘문화재 의사’가 되기 위한 첫번째 자격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김서영, 경향신문, 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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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여축 1세대’ 유영실 “싸늘한 시선 속 33년, 이 악물고 뛸 수밖에”

다음은 베이징 아시안게임 개최 3개월 전인 1990년 6월 최초로 출범한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의 이야기를 다룬 한국방송(KBS) 다큐멘터리 영상(1990년 8월28일 방송)에 나온 신문기사 제목이다.

‘「수준 미달」 女(여자)축구 북경(베이징)行 낙찰―체육부, 「중국(中國)과 관계 개선 위해 참가 약속」 강행’

이처럼 여자축구 대표팀은 첫발을 떼자마자 비난에 시달렸다. ‘강행’이란 말과 ‘수준 미달’이란 말을 함께 사용해, 해서는 안 될 일을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는 부정적 느낌을 주는 이 기사 제목은 비단 언론의 시각만은 아니었다. 앞서 1985년 대한축구협회 직할 팀으로 여자축구단이 발족했을 때도 여론은 ‘여자가 무슨 축구를 하냐’는 쪽이었다. 이 여자축구단이 2년 만인 1987년 해체되고 3년 만에 여자축구 대표팀이 구성됐지만, 여론의 싸늘한 시선은 그대로였다.

‘여자축구 국가대표 1세대’를 지낸 유영실(51) 서울시청 감독이 국가대표 선수로 뛰기 시작한 1992년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유영실 감독은 버텼다. 악착같이 버텼다. 2008년까지 국가대표 선수로 뛰었고 이듬해인 2009년부터 그의 오랜 꿈인 지도자(감독, 코치)의 길을 걸었다. 2025년으로 지도자 경력 17년째를 맞은 유 감독이 2025년 8월3일 경남 창녕군의 한 호텔에서 한겨레21을 만나 심정을 털어놓았다. “홀로 황무지를 개척하는 심정이었어요.”

남성이 판치는 축구계에서 유 감독은 이를 악물고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축구는 여성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여기는 축구판에서 남성 지도자는 최소한의 능력만 있어도 되지만 여성 지도자는 아주 뛰어난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압박, 여성 지도자의 실패를 여성 성별 전체의 무능으로 여기는 문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바위에 부딪혀 깨지는 달걀이 아니라 스스로 바위가 돼야 했다. 한 남성이 실수하면 그건 개인의 잘못으로 끝나지만, 한 여성이 실수하면 그 실패는 모든 여성에게 돌아간다. 한 사람의 결점을 성별 전체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성차별주의의 골자다.(책 ‘아직도 그런 말을 하세요?’)

“후배들을 위한 길을 열어주고 싶었어요. 후배 양성을 정말 하고 싶었거든요. ‘여자축구 국가대표 1세대’ 선수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유능하고 열정이 넘치는 여성 지도자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려면 제가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어요.”

(오세진·류석우, 한겨레21, 2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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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한국! 김라경 김현아 박주아, 美 트라이아웃 최종서 선발 출장+안타 행진...드래프트 청신호

한국 여자야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해냈다. 이들은 내년 출범하는 미국 여자 프로야구 리그(Women's Pro Baseball League·이하 WPBL) 트라이아웃 최종 단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드래프트 청신호를 밝혔다.

여자야구 국가대표 김라경(25), 김현아(25), 박주아(21)가 2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WPBL 트라이아웃 최종 단계에서 활약했다.

먼저, 김라경이 좋은 출발을 알렸다. 1조 경기에 속한 김라경은 2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해 풀타임을 뛰었다. 큰 체격의 서양 선수들이 던지는 시속 110km이상 빠른 포심 패스트볼을 노려 안타도 하나 뽑아냈다. (중략)

2조에 속한 김현아는 선발 포수로 4이닝을 책임졌다. 김현아는 여자야구 '살아있는 전설' 사토 아야미(일본)을 상대로 안타도 하나 뽑아내며 그야말로 대활약을 펼쳤다. 김현아는 "2023년 홍콩에서 열린 아시안컵 때 사토 선수를 상대했는데, 그때 안타를 하나도 제대로 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설욕해서 기쁘다. 초구에 포심 패스트볼이 들어올 것 같아 냅다 강하게 쳤는데 안타가 됐다"며 미소지었다.

김현아와 같은 2조였지만, 상대편에서 경기한 내야수 박주아는 3회부터 유격수로 나가 경기를 뛰었다. 이날 박주아는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황혜정, 스포츠춘추, 2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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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황제' 김연경, 은퇴 후 근황 보니…"감독 도전합니다"

은퇴한 '배구 황제' 김연경이 직접 구단을 창설하고 초대 감독으로 나서며 지도자로서 첫 발걸음을 내디딘다.

MBC는 "오는 9월 신규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을 통해 김연경이 신인감독으로 새 출발하는 도전기를 공개한다"고 21일 밝혔다.

김연경은 '필승 원더독스'라는 이름의 신생 배구단을 창단해 팀을 이끌 예정이다. 팀명은 각자의 이유로 언더독이 된 이들이 다시 원더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프로 무대에서 방출된 선수, 프로 진출을 꿈꾸는 실업팀 선수, 은퇴 후 다시 코트를 밟으려는 선수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들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필승 원더독스의 최종 목표는 '프로팀 제8구단' 창단이다. 한국 배구 역사상 전례 없는 커리어를 지닌 김연경 감독은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다져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이끌며 월드클래스 지도력을 발휘할 예정이라고 MBC는 전했다.

(김수영, 한국경제, 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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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포바, 테니스 명예의 전당 헌액…라이벌 윌리엄스도 축하인사

세계 1위에 오르고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도 5차례 우승하는 등 세계 여자 테니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던 마리야 샤라포바(38·러시아)가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샤라포바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 국제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서 열린 2025 헌액 행사에 참석했다. 샤라포바는 17세였던 2004년에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기 시작했다. 이어 2006년 US오픈, 2008년 호주오픈, 2012년과 2014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러시아 국가대표로 출전해 단식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빼어난 기량과 미모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샤라포바는 2020년 현역 은퇴를 선언했으며, 지금은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헌액 행사에는 샤라포바의 현역 시절 경쟁자였던 세리나 윌리엄스(44·미국)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샤라포바와 윌리엄스는 2004년 윔블던, 2007년 호주오픈, 2013년 프랑스오픈, 2015년 호주오픈 결승에서 맞붙었다. 이 가운데 2004년 윔블던을 빼고는 모두 윌리엄스가 이겼다. 런던올림픽 단식 결승에서도 윌리엄스가 샤라포바를 꺾고 금메달을 땄다. 2022년 은퇴한 윌리엄스는 2027년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얻는다.

(강국진, 서울신문, 2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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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E 전설’ 나탈리아, 여성 최초 ‘레슬링계 오스카’ 루 테즈상

WWE의 베테랑 레슬러 나탈리아(Natalya)가 여성 최초로 프로 레슬링계의 권위 있는 '루 테즈상(Lou Thesz Award)'을 수상했다.

루 테즈상은 레슬링 베테랑들과 업계 전문가, 역사학자들로 구성된 프로 레슬링 비영리단체 '콜리플라워 앨리 클럽(Cauliflower Alley Club)'이 수여하는 상이다. 최고 수준의 레슬링 실력을 갖췄으며 레슬링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에게 주어진다. 프로 레슬링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챔피언 중 한 명이자 기술적 완성도와 프로 정신의 표본으로 여겨지는 루 테즈의 이름을 딴 상이다. "프로 레슬링계의 평생공로상"이라고도 불린다.

캐나다 출신인 나탈리아(본명 나탈리 캐서린 나이드하트-윌슨)는 2007년 1월 WWE와 계약한 이래로 43세를 맞은 올해까지 18년간 현역으로 활동 중인 'WWE 최장수 여성 레슬러'다. WWE 디바스 챔피언십, WWE 스맥다운 여자 챔피언십을 각각 한 번씩 획득했으며, 타미나(Tamina)와 함께 WWE 여자 태그팀 챔피언십도 차지했다. 여성 WWE 레슬러 최다 페이퍼뷰 출연, 최다 경기 수(1514경기), 최다 승수(663승) 등 여섯 차례 기네스북에 올랐다.

WW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프로 레슬러 짐 나이드하트(Jim 'The Anvil' Neidhart)의 딸이기도 하다. '레슬링 명가' 하트 가문의 일원으로, 가문의 훈련장 '하트 던전(Hart Dungeon)'에서 여성 최초로 훈련받았다.

(이세아, 여성신문, 2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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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 다녀왔어, 멋지더라” 페미니스트 거장의 70년

"지옥에 다녀왔어. 그리고 말해두건대, 정말 멋졌어. (I HAVE BEEN TO HELL AND BACK. AND LET ME TELL YOU, IT WAS WONDERFUL.)"

루이즈 부르주아(1911-2010)가 1996년 손수건에 수놓은 글귀다. 20세기 현대미술 거장이자 페미니즘 미술 선구자로 남은 그의 생을 관통하는 문장이다.

부르주아에게 유년 시절은 고통이었다. 아버지는 친언니처럼 지내던 젊은 입주 가정교사와 10여 년간 불륜을 저질렀고, 어머니는 모른 체했다. 문란한 언니와 포악한 남동생까지.... 일찍 결혼해 고국 프랑스를 떠나 뉴욕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지만, '여성 예술가'에겐 또 다른 감옥이었다. 부르주아는 이 겹겹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하는 숙명을 받아들였다.

그 70여 년 여정을 이제 한국에서 만난다.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30일 개막한 ‘루이즈 부르주아: 덧없고 영원한’ 전이다. 국내에선 25년 만에 열리는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이다. 뉴욕 이스턴 재단과 협력으로 기획된 아시아 순회전의 마지막 순서다. 초기 회화부터 조각, 설치, 말년의 패브릭 작업까지 총 106점을 만날 수 있는 보물 같은 기회다.

부르주아는 수많은 '최초'의 기록을 남겼다. 40대에 본격 활동을 시작해 60대에 주류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71세에 국제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82년 71세 때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여성 작가 최초로 개인 회고전을 열었다. 1993년 82세에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미국 대표 작가로 참가했다. 세상을 떠난 지 15년이 흐른 2025년에도 새롭게 조명되고 해석되는 현대미술 거장이다.

처음부터 예술가를 꿈꾼 건 아니었다. 본래 수학을 전공했고 기하학의 논리정연함을 사랑했다. 하지만 1932년 어머니가 인플루엔자로 세상을 떠나자, 수학으로는 마음의 상처를 보듬을 수 없다고 생각한 부르주아는 예술가의 길로 들어섰다. (중략)

그가 예술 활동을 시작한 1940~50년대가 여성에겐 사나운 시대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성 예술가들이 주도하는 추상표현주의 운동 속에서 여성은 '예술가의 아내'나 '뮤즈'에 머물러야 했다. 부르주아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갔다. 결혼 후 세 아이를 키우면서도 예술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세아, 여성신문, 2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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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부대 곽선희, 동성 연인과 결혼…"11월 뉴욕서 혼인 서약"

채널A 예능 '강철부대W'에 출연했던 곽선희가 동성 연인과 결혼을 발표했다. 지난달 커밍아웃 한 지 한 달 만이다.

곽선희는 26일 유튜브 채널 '생방송여자가좋다'에 출연해 연애와 결혼 계획을 직접 밝혔다.

그는 "빵을 사러 갔다가 마스크를 쓰고 웃던 모습에 반해 먼저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연인과의 첫 만남을 소개했다.

"결혼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우리나라는 아직 동성혼 법이 없지만, 11월 뉴욕 마라톤 출전 때 현지에서 혼인 서약을 할 예정"이라며 "서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만나자마자 결혼을 떠올렸다"고 답했다. 귀국 후에는 제주도에서 웨딩 촬영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빠른 결혼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남녀 커플도 3개월, 6개월 만에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다르지 않다"며 "같이 살고 싶고, 우리를 닮은 아이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한다"고 말했다.

앞서 곽선희는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동성 연인과 함께한 사진을 공개하며 커밍아웃했다.

(전재경, 뉴시스, 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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