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vol.77 | 연극 편]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外

2024.08.03 | 조회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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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허시어터

여성주의 공연 큐레이션 메일링 위클리 허시어터입니다.

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지난주 리뷰와 뉴스에 이어 이번 주에는 연극 공연 소식으로 찾아온 에디터 이수아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여덟 편의 공연을 준비했는데요, 무대에서 어떤 여성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또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려 하는지 차근차근 만나보시면 좋겠습니다.

신작으로는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알바의집, 배로나르다>, 라이브러리컴퍼니의 <사운드 인사이드>, 국립극단 '창작공감: 작가'의 <은의 혀>, 예술공동체 길의 <최용신>을 소개해드립니다. 재연작으로는 젠더프리극으로 돌아온 <보도지침>, 국립극단의 '기획초청 Pick크닉' 선정작 극단 수수파보리의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와 프로덕션 이다의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 프로젝트 레디메이드의 <-풀이연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어 쉽게 피로해지는 날들인데요, 도심의 여름 휴가를 시원한 공연장으로 가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 저는 다음 호에서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공연 소식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에디터 이수아 드림


극단 성북동비둘기에서 로르카 원작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각색한 <알바의집, 배로나르다>를 선보입니다. 원작이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주인공 베르나르다 알바가 남편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집안에서 벌어지는 여성들의 비극을 다루고 있다면 성북동비둘기의 <알바의집, 배로나르다>는 원작 속에 감춰져 있는 그림자노동에 주목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제목의 '알바'는 원작 주인공 베르나르다의 성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의미하며, '알바의 집'은 원작의 첫 장면인 장례식장을 비롯해 편의점, 요식업장, 배송업체, 물류업체, 키즈카페, 놀이동산, 의류매장, 방송극, 결혼식장, 그리고 연극무대 등으로 확장됩니다. 성북동비둘기는 대표 레퍼토리인 <메디아 온 미디어>에서도 고전 비극을 현대의 미디어와 결합해 보여준 바 있는데요, 현대의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온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은 어떤 무대가 될지 기대가 됩니다.

일시 08.09 ~ 09.01 | 장소 CJ아지트 대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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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러리컴퍼니에서 브로드웨이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0년 토니어워즈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외부비평가상에서는 연극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젊은 날 잠시 촉망받는 소설가였던 예일대 문예창작 교수 벨라는 17년째 신작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암 2기 판정을 받고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스스로 삶을 마감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벨라 앞에 크리스토퍼라는 학생이 나타납니다. 도스토옙스키 소설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에 매료되어 벨라의 문학 수업을 듣기 시작한 크리스토퍼는 자신이 쓴 소설을 읽어달라며 벨라를 찾아옵니다. 문학을 매개로 한 교수와 학생이라는 관계성이 <컬렉티드 스토리즈>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어쩌면 해피엔딩>과 <일 테노레>의 박천휴 작가가 연출과 윤색을 맡았고, 벨라 역에는 문소리, 서재희 씨가, 크리스토퍼 역에는 이현우, 강승호, 이석준 씨가 캐스팅되었습니다.

일시 08.13 ~ 10.27 | 장소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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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딕-걸>과 <누에>로 큰 호평을 받은 박지선 작가의 신작 <은의 혀>가 국립극단 '창작공감: 작가'의 올해 첫 번째 공연으로 올려집니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주인공 은수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모르는 사람의 장례식장에 조문을 하러 갑니다. 조문을 갈 때마다 아들의 장례를 치를 때 함께했던 상조도우미 정은과 마주치는데요, 은수가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정은은 말을 걸고 밥을 권하며 가까이 다가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은은 자신이 반짝이는 '은의 혀'를 가졌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타인의 인생에도 개입하지 않는 삶의 형태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무해의 시대'에 박지선 작가는 사회적 연대와 돌봄의 가치를 말하기 위해 이 작품을 썼습니다. 연출은 래빗홀씨어터를 이끌며 꾸준히 돌봄의 문제를 다뤄온 윤혜숙 연출이 맡았고, 은수 역에는 강혜련 씨가, 정은 역에는 이지현 씨가 캐스팅되었으며, 국립극단 시즌단원, 이경민, 이후징, 정다연 씨가 함께합니다.

일시 08.15 ~ 09.08 | 장소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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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보도지침>이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옵니다. 작품은 1986년 전두환 정권 당시 한국일보 김주언 기자가 월간 <말>지 특집호를 통해 정부의 보도지침을 폭로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실제 인물들을 모티브로 한 기자 김주혁과 월간 <독백> 편집장 김정배, 그리고 두 언론인의 변호사 황승욱과 이들에게 맞서는 검사 최돈결의 대립과 갈등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한국대학교 출신으로 연극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한 친구 사이이며, 공연은 과거 대학 시절 연극 동아리방과 현재의 법정을 오가며 전개됩니다. 2016년 초연된 뒤 2017년, 2019년, 2021년까지 네 시즌의 공연을 올렸고 올해는 주인공 김주혁 역에 신윤지, 황두현 씨가 캐스팅되어 처음으로 젠더프리 캐스팅을 선보입니다.

일시 08.17 ~ 09.08 | 장소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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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수수파보리의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가 국립극단 '기획초청 Pick크닉' 선정작으로 돌아옵니다. '기획초청 Pick크닉'은 민간 극단의 우수제작공연을 초청해 재공연함으로써 국립극단과 민간 극단과의 상생을 도모하고 나아가 연극계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사업으로, 올 여름을 시작으로 향후 3년간 여름, 겨울 시즌 동안 관객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올해 Pick크닉 첫 번째 작품인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는 1930년대에 활동한 대중작가 김말봉을 K드라마의 원조로 재조명한 작품으로, 지난해 월간 <한국연극> 선정 베스트7, 연극평론가 집단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에서 시상하는 '공연과이론' 작품상, 한국여성연극협회가 여성 연극인들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올빛상에서 연출상을 수상하며 크게 호평받았습니다. 작품은 지난 6월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으로도 올려지며 숨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김말봉의 대표작들을 다시 만나는 이 무대가 그만큼 현대의 여성들과 깊이 공명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시 08.18 ~ 08.25 | 장소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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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동체 길에서는 독립운동가이자 농촌계몽운동가였던 최용신 선생의 생애를 조명하는 연극 <최용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용신 선생은 1931년 YWCA 농촌지도사 자격으로 경기도 수원군 반월면, 오늘날에는 안산시 본오동으로 가서 문맹 퇴치를 위한 한글 강습을 비롯해 농촌 생활에 필요한 상식과 기술을 가르치고 애국심과 자립심을 북돋우는 의식계몽 등을 하며 농촌교육에 헌신했습니다. 1934년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일본 유학을 떠났으나 각기병이 발병해 6개월 만에 다시 귀국했고, 병이 악화되어 이듬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의 모델이기도 한 그의 생애는 소설과 영화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상록수』가 약혼자 김학준과의 로맨스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것과 달리 연극 <최용신>은 그의 리더십에 새롭게 주목합니다. 90년 전 최용신의 리더십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전해주게 될지, 무대에서 확인해볼 일입니다.

일시 08.21 ~ 08.25 | 장소 대학로 열린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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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레디메이드의 <-풀이연습>이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프로젝트 레디메이드는 강보름 연출과 그 동료들이 청년, 노동, 아프리카, 장애, 퀴어 등 다양한 경계를 지닌 소수자성과 문화적 교차성을 탐구하여 공연 형식으로 발화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데요, 지난해 초연작 <-풀이연습>은 카메룬에서 태어나고 프랑스에서 자란 마포 로르가 이주민으로서의 경험담을 판소리에 담아낸 1인극으로 호평받았습니다. 올해는 마포 로르 외에 국악계와 연극계를 가로지르며 활동하고 있는 김솔지, 안준서, 이범희 씨와 강보름 연출이 합세해 전통예술을 통해 각자의 예술을 이야기하며 확장된 무대를 펼쳐 보일 예정입니다. 모두가 동시대성을 이야기하며 컨템퍼러리 예술에 진력하는 듯한 현대의 무대에서 전통예술을 선택한 청년예술가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됩니다.

일시 08.24 ~ 09.01 |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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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션 이다는 국립극단 '기획초청 Pick크닉' 선정작으로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951년 전북 임실군 강진면 배소마을의 배소고지에서 국군 제11사단 군인들에 의해 자행된 양민학살사건을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특히 역사의 전면에서 소외되기 일쑤인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여성들의 삶에 주목했습니다. 생존자의 구술 기록을 바탕으로 대본을 쓴 진주 작가는 전쟁에서 여성들이 살아남기 위한 '선택'의 폭이 얼마나 좁고 폭력적이었는지에 주목했습니다.

공연은 배소고지에서 살아남아 여든이 넘은 순희와 입분에게 어릴 적 동무인 ‘소녀’가 어린 시절 모습 그대로 나타나 그 시절, 그곳에서의 삶을 보여주면서 시작되어 순희와 입분이 살고 있는 현재와 과거에 머문 소녀의 시간이 교차하며 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들이 했던 선택들과 그것으로 인해 달라진 이후의 일상을 그려냅니다.

연극 <환희 물집 화상>,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등을 통해 입체적인 여성들의 모습을 그려낸 김희영 연출은 이 작품으로 진주 작가와 처음 호흡을 맞추었는데요, 지난해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본선에서 대상, 연출상, 최우수연기상과 연기상을 수상했고, 제8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에서는 대상과 연출상, 무대미술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일시 08.31 ~ 09.08 | 장소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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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연한 바깥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 ~ 8.04)
  • 없는 시간 김신록X손현선 |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 ~ 08.04)
  • 장녀들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 ~ 08.04)
  • 바스커빌: 셜록홈즈 미스터리 예스24아트원 3관 ( ~ 10.20)
  • 햄릿 국립극단 | 세종예술의전당 (08.09 ~ 08.10)
  • 햄릿 국립극단 |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08.16 ~ 08.17)
  •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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