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채집가🍁, 호미오입니다.
구독자님, 여행 많이 다니시나요?
저는 작년에 퇴사 후 홀로서기를 도전하는 중이라 상황이 여의치 않아, 요새는 국내 여행만 가끔 짧게 다녀오곤 합니다.
얼마 전에는 제가 좋아하는 유성온천에서 목욕을 하기 위해 당일치기 대전 여행을 다녀왔어요.
몇 군데 들르지 않아서 여행이라 하기 살짝 민망하긴 하지만, 이 하루 동안 얻은 생각과 사유를 고려하면 충분히 좋은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슨 생각을 했길래, 그리고 그 생각이 뭐 어땠길래 좋은 여행이 되었을까요?
오늘은 여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느끼기에 분명히 좋은 여행이 있고 그저 그런 여행이 있죠.
구독자님은 여행이 좋았다고 느낄 때가 언제인가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좋은 여행의 조건을 몇 가지 말씀드려 볼게요.
1. 우선, 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기억이 오래 남아야 합니다.
즐겁게 돌아다니는 그 순간에는 웬만하면 모든 여행이 좋게 느껴집니다. (정말 안 좋았던 경험은 제외하더라도)
먹는 것, 보는 것 등의 감각이나 쾌락과 관련된 일정을 보낼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한 후에도 한동안,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몇십 년 동안 '정말 좋았다'라는 생각이 드는 여행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어떤 점 때문에 좋은 기억이 그렇게 오래갈까요?
2. 여행 중에 찾아오는 생각을 남겨야 합니다.
좋은 여행은 좋은 기억을 남긴다고 위에 말씀드렸습니다.
'맛있었다, 예뻤다, 기분 좋았다'와 같은 감각이나 감정도 기억될 수 있긴 하지만, 그 자체는 어떤 이미지로 남을 뿐입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런 감각, 감정이 없다면 그 여행은 무미건조해질 것 같아요. 다만, 지금 얘기하고 있는 '좋은 여행'과는 결이 좀 다릅니다.
기억이란, 생각이 저장된 것입니다.
그러면, 좋은 기억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좋은 생각'이 저장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생각은 무엇일까요?
훌륭하고, 올바르고, 아름답고, 모범적인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근데 그런 게 절대 아닙니다.
좋은 생각이란, 정확히 말하면 '좋은 방식으로 저장된 생각'입니다.
어떻게 해야 생각을 좋은 방식으로 저장할 수 있을까요?
3. 여행 도중도중에 찾아오는 생각이 기존의 생각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누구나 여행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을 거예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갑자기 확 찾아올 수도 있고, 어떤 잔잔한 생각이 몽글몽글하게 피어오를 때도 있을 겁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떤 생각은 정말 순수하게 내 안에서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런 생각이 바로 좋은 기억의 재료입니다.
음식으로 표현하자면, 인스턴트 식품이 아니라 내가 직접 재료를 다듬고 요리한 음식과 비슷하겠네요.
근데 왜 이런 생각이 떠오를까요?
이런 생각은 갑자기 허공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라, 지금 새롭게 한 경험이 이전에 했던 생각이나 알고 있던 지식과 섞이면서 탄생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찾아온 생각은, 조금 과장하자면 일종의 축복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건 마치, 나무로 책상 만드는 법을 익혔는데 의자 만드는 법까지 저절로 터득하게 된 상황과 비슷하거든요.
이때가 기회입니다. 이걸 좋은 기억이 되도록 잘 저장한다면, 기존의 생각이 더 풍성해지고 이번에 얻은 생각도 평생 나를 돕게 되거든요.
비유하자면, 앞으로 책상과 의자는 물론이고 책장, 신발장, 장롱까지도 만들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기존 지식이나 생각 중에, 당장은 연결할 만한 대상이 없을 수도 있어요.
그럴 때는 일단 간단하게 기록만 해 놓아도 좋습니다. 일단 재료로 남겨두는 거죠.
그 기록은 가까운 미래에 또 다른 경험에서 태어난 생각과 연결될 확률이 높거든요.
당장 누가 계란을 한판 준다면, 오늘 계란후라이 해먹을 생각이 없더라도 일단 집에 저장해 두면 됩니다.
내일 라면에 넣어 먹을 수도 있고, 이번 주말에 계란말이 안주를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거에요.
좋은 기억의 재료가 나를 찾아왔을 때 어떻게 하는지가 관건입니다.
생각이 떠오른 지 늦어도 1시간이 지나기 전에 그 생각을 붙잡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바로 기록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저의 경우, 찾아온 생각을 메모 앱의 녹음 기능을 통해 바로 저장해버립니다.
아니면, 들고 다니는 작은 수첩에 간략하게 적을 때도 있고요.
복잡하고 정교하게 기록할 필요까지는 없어요. 나중에 다시 봐도 그 생각이 생생해질 수 있도록 실마리를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꼭 말씀드려야 할 게 있어요.
찾아오는 생각을 다 붙잡고 기억하라는 게 아니에요. 그러다간 구독자님, 머리부터 지쳐서 여행이 힘들어질 수도 있어요.😅
정말 내 안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소중한 생각을 그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정보처럼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오늘은 이것만 기억해 주세요.
여행을 즐겁게 하는 것만큼이나 좋은 여행으로 기억에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
원리는 다음과 같다.
소중한 생각이 나를 찾아옴 → 생각을 좋은 방식으로 저장(늦지 않게 포착, 연결)
→ 좋은 생각이 됨 → 좋은 기억이 됨
→ 나에게 오래 남아, 계속해서 나의 사고 활동을 도와줌
→ 좋은 여행으로 기억됨
이해가 좀 되셨나요?
구독자님, 현재 수많은 것들이 AI에 의해 대체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자리는 생겨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인간다움, 나다움은 이미 상당 부분 침식되고 있습니다.
제가 왜 저인지, 구독자님이 왜 구독자님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기만의 관점을 차곡차곡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우리가 우리임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이자 근거가 될 테니까요.
게다가, 더 좋은 게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고 활동을 하는 것은 하면 할수록 더 재미있어진다는 거예요.
그리고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이 과정 자체로 뿌듯한 인생을 만들어줍니다.
어렵지 않으니, 여러분들도 꼭 생각 기록과 연결을 생활화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렇게, AI가 대체할 수 없는 나를 지금부터 저와 함께 준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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