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돌아보면 직장 생활이 만 25년을 넘었다.
2000년대 입사 초 운 좋게도 당시 사장님의 총애를 받아 1년 만에 특별승진으로 대리를 달았을 때만 해도 나의 직장 생활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사장님의 은총과 나의 능력의 콜라보로 초고속 승진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만 같았다.
나의 능력을 알아봐 준 회사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직장 생활에 대한 교만한 마음이 들었다. 이후 여러 번의 부침이 있었지만 나름 승진도 따박따박 잘해나갔고, 업무도 항상 맨 앞에서 팔 걷고 앞장섰다.
그러나 2020년 팀장이 되고부터 야금야금 꼬이기 시작하더니, 올해 2025년 나이가 많다고 아예 승진 대상에서 제외돼버렸다. 제외되어 버려졌다.
이제 조직은 더는 나에게서 효용 가치를 찾지 못하는 것 같다. 그냥 조용히 구석에 찌그러져 있으라 한다. 앞장서는 대신 뒷짐 지고 박수나 치라 한다.
결국 자신만만하고 패기 있던 젊은 나는 사라졌고, 제자리나 겨우 지키는 나이 먹은 아저씨만 덩그러니 남았다. 이제 낭만은 없고 낭만을 그리워하는 나이든 남자만 남았다.
"낭만에 대하여, 잃어 버린 것에 대하여,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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