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베음추] 앨범을 기획하다

정현서 베이스 음반 기획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2021.11.04 | 조회 7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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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시스트 현서

베이시스트 정현서의 음반제작 과정을 담은 메일링 서비스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작은 의문이 있었다.  

클래식 음악이나 미술계는 나이를 먹을수록 거장으로 인정받고 더 좋은 작품과 연주를 보여주며 인정받는데 왜 유독 대중음악 쪽은 꾸준히 현역으로 무대에 서는 사람이 적을까. 좋아하던 스타의 이른 은퇴 소식에도, 멋진 음악을 만들어내던 아티스트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활동을 쉬는 것도 늘 마음에 걸렸다. 

녹음이나 마케팅을 비롯해 음악 활동에 자구책을 마련한 뮤지션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서 앞으로는 음악 활동을 길게 이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날 거라고 믿지만, 아직은 꾸준히 활동하는 현역 뮤지션이 적고 여성 뮤지션은 더 손꼽을 정도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1991 라이브 세션 활동으로 데뷔한 이래 2021년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활동해 베이시스트 정현서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하여, 여러 역할 속에서 정현서를 만나왔던 동료 뮤지션들이 정현서 베이스 음반을 기획하게 되었다.

 

정현서 베이스음반을 추진합니다💽

우리는 이걸 줄여 현베음추라 부르고 있다. 단톡방 이미지는 배추다.

모호, 이호, 트리키네코, 시와, 이소영, 유달리, 민경준이 먼저 모이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뮤지션은 인디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앨범을 제작해온 사람들이다. 지난 경험을 살려 우리가 기획자, 프로듀서가 되어 음악가가 스스로 안고 가야 할 앨범 제작 과정의 과제들을 대신 해결하며 정현서는 음악을 만드는 작업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예산은 함께 참여하기로 한 뮤지션들이 십시일반 모으고 부족한 금액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한다.

함께 할 멤버를 모으면서 상황을 설명하다 보니 이 앨범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작은 불씨가 이제는 활활 타오르고 있다. 어쩌면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조금 달랐을 수 있단 생각도 드는데 인생의 모든 일들은 타이밍이다. 코로나로 인해 위축되고 만날 수 없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존재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본 것이 첫 번째 계기였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매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는 나이다. 지금의 가장 멋진 모습을 음반으로 기록하는 것은 음악가로서 당연한 일인데 충분히 그럴 음악을 갖고 있는 사람이 계속 보류 중인 꿈에 우리가 조금의 힘을 함께 보태면 되지 않을까. 게다가 데뷔 30주년이라니.

수많은 음악 얘기를 나누었고 새로운 음악에 눈을 빛내며 즐거워하던 사람에게서 다시 빛을 보고 싶은 마음 하나로 충분할 같았다. 그리고 가장 정현서다운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앨범이 되길 희망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이 있는 음반이 될 것을 안다.

 

그리고 싶은 세계🎨

앨범을 내고 싶다고 생각할 때는 먼저 앨범에 담고 싶은 이야기, 주제를 생각한다. 주제를 정하고 나면 자연스레 곡이 추려지고 부족한 부분은 곡을 더 써서 만들어 나가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데모가 다 있는 상태에서 방향성을 정하면서 취사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앨범은 우리가 갑자기 정현서에게 앨범을 만들자고 제안을 던진 특이한 상황이었다.

회의 초기 메모
회의 초기 메모

본격적 음악 작업에 들어가기 앞서 함께 앨범 방향성에 대한 의논을 했다. 사실 처음에는 베이스 연주자로서의 정수를 담은 앨범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서 우리가 이런저런 얘기를 먼저 던졌던 것 같은데 막상 인터뷰를 통해 현서 언니의 얘기를 들어보니 또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제일 중요한 건 지금 아티스트가 무엇을 꿈꾸는가...! 본인의 뜻을 알았으니 이제는 아무런 선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정현서 음반을 만들기로 했다.

일단 정현서는 즐겁게 음악 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싱글은 신나는 베이스 연주곡이 될 예정이다. 

정현서에게 자유를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앨범 방향성에 대해 의논한 후에 이제 본격적으로 작업을 위한 일들을 챙겨야 한다.

음악을 내놓을 때 나는 프로듀서가 있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녹음실에 들어가면 귀 감각이 달라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 녹음실 밖에 보컬 디렉팅을 봐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일단 외롭지(?) 않으며 판단력을 만들어 준다. 녹음뿐 아니라 앨범 제작 과정 내내 조언이 필요한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혼자 하는 것보다 작업을 맺고 끊기 용이하고 상업 퀄리티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작업하게 된다.

정현서는 늘 본인이 프로듀서로서 다른 사람 앨범을 프로듀싱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했던 사람인데 오히려 본인 앨범은 다른 사람이 프로듀싱하길 희망했다. 그래서 첫 싱글은 오랜 시간 현서 언니와 음악적 동료로 지내온 유달리가 프로듀서가 되기로 했다(기타 녹음 받던 날 달리 프로듀서의 카리스마 멋있었다!+_+).

 

준비는 착착!

올해 먼저 싱글을 한 곡 발표하고 내년에 풀랭스로 피지컬 음반을 만들 예정이다. 코로나 때문에 만나기가 어렵다 보니 주로 밤에 줌으로 화상 미팅을 자주 했다. 다들 바쁜 사람들이라 모이기 어려울 텐데 오히려 만나는 걸 아예 포기하고 밤에 인터넷으로 모이니 약속 잡기가 더 수월했던 것 같기도 하다.

“돈은 걱정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 다해”라고 마음만은 멋지게 말해 보고 싶기도 했는데, 일단은 당장 필요한 것들을 챙기며 세션 연주자, 녹음실도 섭외하며 본격적으로 싱글 발표를 위한 준비부터 진행해 본다.

평소에 자체 제작 뮤지션 입장에서는 비용 걱정에 선뜻 진행하기 어려웠던 전문가를 통한 프로필 촬영, 메이크업 등도 추진하기로 했고, 홍보를 위해 이 앨범을 널리 알리기 위한 글쓰기와 영상기록을 생각했다. 꾸준히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도 일부 관객에게만 멋진 모습이 노출될 뿐 인지도가 적은 점이 늘 안타까웠기 때문에 이번엔 미리 홍보자료를 준비해 보고 싶었다.

여러 사람의 머리가 모이니 누가 봐도 꼭 필요한 작업으로 점점 형태를 갖춰간다. 소속 아티스트가 앨범을 있게 사전 준비와 조율을 하는 직원 같다고 할까? 모두들 너무 적절한 시기에 치고 빠지면서 필요한 부분들을 챙겨주고 있어서 놀랄 지경이다.

첫 싱글은 현재 마스터링까지 진행됐고 11월 20일 발매 예정이다. 많관부!(●'◡'●)

 


다음 회차부터는 실제 곡 작업을 비롯해서 음반을 준비하는 다양한 과정이 소개됩니다. 현베음추가 이 레이스를 완주하는 날까지 즐겁게 지켜봐 주세요.

 

📮이 뉴스레터는 서울문화재단 서울라이브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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