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데 요새 휴식기인가 보네요~ 부럽습니다. 팩트에 매몰되지 말고 거시적으로 맥락과 의미를 파악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 가장 쉬운 인문학 기초입문서라는 ‘지대넓얕’ 시리즈는 실제로 친절하다. 논리적이되 학생들을 가르치듯 쉬운 말로 강의하듯 끌고 간다. 노량진 학원가 논술 강사 경력 덕일지도 모른다.
- 설명이 쉽다지만 다루는 내용은 방대하고 무겁고 진지하다. 그 무게를 혼자 감내한 뒤 식탁엔 잘 정리된 밥상을 내놓는 게 이 저자의 ‘특기’. 한마디로 말하자면 ‘맥락(context)’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
- 독자들은 맥락을 이해하도록 그가 동원하는 ‘지식의 구조화’, ‘지식의 이미지화’에 찬사를 보낸다. ‘전교 1등의 비밀노트’, ‘교양 링거’라는 댓글은 독특한 지식 전달자 ‘채사장 장르’에 바치는 헌사로 보인다.
- 생각을 멈추니까 고통스럽지 않은 것 같다. 머릿속에 너무 많은 말이 있었다. 버리고 덜어내려고 혼자 걷거나 여행을 떠나야 했다.
- 지식은 수단일 뿐이다. 지식을 트로피처럼 모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자랑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특정 지식을 알고 나면 자기만 쥐고 있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에 비해 난 지식 그 자체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 역사부터 정치, 경제, 과학, 예술 등을 두루 다뤘던 이유는 사실 마지막에 신비라는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였다. 여기서 신비란 미스터리 같은 게 아니라 ‘자아’와 ‘세계’ 그리고 ‘관계’다. 그게 내겐 가장 큰 신비다.
- ‘본질적인 나’는 누구인가? 세계를 감각하는 관점의 주체로서의 ‘나’가 본질적인 나다. 나의 이름과 육체, 감정과 기억은 나의 본질이 아닌 것이다.
- 본질적인 나는 없애려 해도 없어지지 않는 존재이고, 몸은 내가 잠깐 여행하러 온 곳이다.
- 자기 전문 분야만 해오신 분들은 겁낼 책이다. 잘 모르는 타 분야를 두루 건드리기 어렵지 않겠나. 하지만 나는 공부가 아주 깊은 사람도 아니고 학벌이 아주 높은 것도 아니다. 제약이 전혀 없어 겁 없이 쓸 수 있었다. 큰 맥락을 자신 있게 ‘이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 고등학교 때부터 시를 계속 썼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인문학 글에 이게 영향을 준다. 머릿속으로 글을 읽을 때 리듬을 생각한다. 이걸 문학적이라고 얘기하기는 힘들겠지만 언어를 읽었을 때 믿음이 생기게끔 계속 다듬는 습관이 있다.
- 문해력이 저하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팩트충’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팩트가 뭔지만 보려고 하고 이면과 본질에 대한 사유는 게으르다.
- 세상에 보이는 현상들이 사실이냐 아니냐로만 말해질 순 없는 것 아닌가.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미묘한 게 세계다.
- 팩트에만 매몰되지 말고 거시적으로 보고 맥락과 의미를 파악하는 습관이 필요한 것 같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오히려 팩트에서 벗어나려 노력한다.
- 결국 답을 찾았나? 찾은 것 같다. 보는 나’가 답인데 제대로 설명할 용어가 없다. 그나마 가장 유사한 용어는 ‘의식’인데, 만족스럽진 않다. 의식은 원래 불교 용어다. 어쨌거나 ‘나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의 답은 ‘보는 나’ 또는 ‘참나’ 정도가 아닌가 싶다.
- 내면에서 보는 자의 첫 번째 특성은 세계를 일으켜 세운다는 것이다. 감각기관에서 온 정보들을 바탕으로 색깔을 입히고 시공간을 만들어 이 세상을 일으켜 세운다. 잠을 잘 때는 기억이나 각종 정보들로 꿈의 세계를 일으켜 세운다.
- 두 번째 특성은 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조건이 다하게 되면 사라질지라도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에서 같은 조건이 형성되면 다시 일어난다. 무수히 많은 나가 존재하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거다.
- 무수히 많은 ‘보는 자’들이 조건이 형성돼서 일어났다가 ‘채사장’이라는 몸뚱이로 잠깐 여행을 즐기러 온 것이다. 그러니 나는 여행자다.
- 세계가 있고 거기에 나라는 존재가 던져진 게 아니고, 실제는 나의 본질인 ‘보는 자’가 내 몸뚱이에 던져진 것이다. 이 몸뚱이가 여행지인 셈이다.
- 다들 열심히 산다. 그런데 난, 열심히 안 살 수 있는 사회가 정상적 사회일 것 같다. 느긋하게 살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 너무 예쁜 지옥을 함께 만들어낸 것 같다.
- 투자를 하다 보면 어떤 순간의 내 선택이나 판단이 진짜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런 경험이 충분히 쌓이다 보면 비로소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막연한 믿음이나 판단, 귀에 들어오는 정보는 다 쓰레기라는 걸 알게 된다. 그게 투자의 매력이자 계속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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