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이 가져온 것은 디스토피아?

우리는 인공지능을 왜 개발하는가 [물리학자 김상욱의 ‘격물치지’]

2025.08.19 | 조회 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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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술이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다수의 이익을 위해 사용할지 그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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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강명의 신작 〈먼저 온 미래〉는 알파고 이후 바둑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준다. 

- 프로바둑에서 기풍(棋風)이 사라졌다. 기풍이란 바둑을 둘 때 나타나는 개인 특유의 방식을 말한다. 바둑 두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러다 보니 알파고 이후 프로바둑의 초반 진행이 거의 비슷해졌다. 인공지능이 제시한 최선의 수를 프로기사들이 암기하여 두기 때문이다.

- 사실 기풍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경향인가, 성격인가, 철학인가, 세계관인가? 

- 프로기사들이 지키려는 것이 사실 잘 정의되지 않는 개념 같은 게 아닐까? 인간이 지키려는 중요한 가치들은 사실 모호한 개념인 경우가 많다. 

-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정의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정의가 얼마나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인지 말해주는 책이다.

- 바둑에서 벌어진 일이 문학에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알파노블(alphanovel)’이라는 가상의 인공지능이 있어서 하루에 소설 2000편을 쓴다고 하자. 

- 확률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신이 쓴 책은 거의 읽히지 않을 테다. 더구나 알파노블은 당신보다 훨씬 재미있는 글을 쓴다. 작가는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면 되는 걸까?

- 인간의 문명은 과학기술과 함께 발전했다. 신기술은 인간에게 자신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을 준다. 그 능력을 발휘하여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그 결과 인간의 삶은 풍요로워진다. 따라서 신기술은 좋은 일이다. 이것이 흔히 이야기하는 신기술 예찬론자의 주장이다. 

- 하지만 신기술이 곧바로 모두의 좋은 삶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 생산성 향상으로 늘어난 잉여 산물이 소수의 지배계급에만 돌아갔기 때문이다.

- 신기술 자체는 모두에게 이롭지만은 않다. 1300년대가 되어서야 잉글랜드에서 농민들의 소득이 늘어난다. 흑사병으로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어 노동력이 부족해졌고, 헨리 8세의 종교개혁으로 많은 땅을 소유한 수도원이 해체되었기 때문이다.

- 18세기 중반부터 영국의 생산성은 빠른 속도로 높아졌다. 방적기의 경우, 시간당 산출량이 400배나 증가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거의 늘지 않았다. 작업 자동화가 진행되며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고, 남은 사람들은 치열한 경쟁에 내몰려 노동시간은 더 길어졌다. 노동자들이 사는 환경은 열악해지고 그들의 삶은 피폐해졌다.

- 19세기 초 산업혁명의 신기술이 가져온 것은 디스토피아였다.

- 1950년대에서 1970년대 중반까지 미국은 놀라운 경제성장을 경험한다. 대런 아세모글루와 사이먼 존슨의 〈권력과 진보〉에 따르면 이 시기에는 다수가 이익을 공유했다.

- 이런 번영에 토대가 된 신기술은 이미 수십 년 전에 개발된 것이었다. 이 시기의 번영은 신기술이 아니라 ‘기술 사용의 방향’이 적절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 신기술이 일자리를 없애는 방향이 아니라, 새로운 업무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는 뜻이다.

- 이것은 노동운동이 힘을 얻고, 노동자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제도를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얻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 197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상황이 변한다. 기업은 이윤을 높여 오로지 주주에게 높은 수익을 안기는 것만 신경 써야 한다는 새로운 생각이 주류가 된 것이다. 이제 기업의 수익을 높이는 것은 선(善)이고, 노동자 임금은 가능하면 줄여야 할 비용이 되었다. 

- 이런 시각에서는 컴퓨터나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도 인건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 우리는 왜 인공지능을 개발하는가?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닐까? 우리의 행복은 단순히 일자리를 지키고 임금을 보전하는 것으로만 충분치 않다. 

- 더구나 역사적으로 신기술이 가져온 번영은 대개 소수만 누렸다. 기술 사용에 대한 올바른 방향 설정이 없을 때 신기술은 일자리를 없애고 노동시간을 늘리고 불평등을 확대하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 지금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1970년대 중반 이래 이어져온) 기업의 이익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방향으로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중이다. 이대로 간다면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가 디스토피아가 아닐 거라는 보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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