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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 글로벌 증시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좋은 실적시즌을 맞이하며 향후 추가적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및 조기 인하 의견 강화에 11월의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과도한 기대라는 우려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2024년 전망이 등장하는 가운데 과연 어떻게 투자에 임하는 것이 좋은지 금번 월간레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1)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에너지
지금의 시장
“’인슈런스 컷(insurance cut)은 대표적으로 2019년에 사용되었다 … 침체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고자 실시한 선제적 금리 인하 전략이었다 …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내러티브는 현재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2024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23년은 강한 시장의 모습이 보여지며 수익을 내기 좋은 한 해였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연초 잠깐의 조정 기간을 거치긴 하였으나, 7월까지 주식과 금리가 모두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후 9월부터 금리 상승은 지속되었으나 시장은 하락하였고, 금리가 내려가면서 다시 주식 시장이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금리는 2023년을 움직이는 강력한 에너지였다. 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가 상반기의 에너지였다면, 하반기는 내년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에너지로 작용했다.
최근 시장은 낙관이 주요 전망으로 자리잡고 있다. 1분기, 2분기 계속해서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 보았던 마이클 월슨 등 약세론자의 전망과 달리, 이후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며 미래 증시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도 낙관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심 요인이다. 투표권자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자 대표적인 매파 인사였던 크리스토퍼 월러가 금리 인하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월러는 ‘현재 정책, 경제 둔화시키고 인플레 연준 목표치인 2%로 되돌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점점 더 확신’며 ‘디스인플레 지속된다면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경기 쇠퇴 전에 경제 회복시키기 위해 연준의 금리 인하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이다. 여기서 ‘인슈런스 컷(Insurance cut, 보험성 금리인하)’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인슈런스 컷'은 대표적으로 2019년에 사용되었다.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금리 인하가 아닌 침체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고자 실시한 선제적 금리 인하 전략이었다. 최근 채권 투자로 주목을 받았던 펀드매니저 빌 애크먼도 인슈런스 컷의 필요에 동의했다.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내러티브는 현재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2024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립금리
“24년에는 ‘중립 금리’가 가장 많이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결정하는 정책 금리가 어디까지 내려갈 지에 대해 예측할 때 사용되기 때문이다.”
중립 금리는 경기를 압박하지도 부양하지도 않는 적당한 수준의 금리를 말한다. 중립 금리 중 ‘실질 중립 금리’는 실물 경기에 적용되는 기준점이다. ‘명목 중립 금리’는 정책 금리의 기준점으로 사용되며 실질 중립 금리에서 목표 인플레이션을 더한 값으로 산출된다.
실질 중립 금리는 인구 증가율 및 노동 생산성 증가율 등 여러 요인으로 결정된다. 예를 들어, 인구 구성 변화 인해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인구 수가 감소하면 실질 중립 금리도 함께 하락하게 된다. 다만, 생산성의 증가가 감소한 경제 활동 참여 인구 이상의 결과를 낸다면 다시 실질 중립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명목 중립 금리는 그것 외에도 한 가지 더 영향을 받는 요인이 있는데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명목 중립 금리의 기준점도 높아지며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그만큼 다시 명목 중립 금리의 기준점이 낮아지게 된다. 미국의 실질 중립 금리의 추이를 살펴보면 꾸준히 하락해왔다. 극심한 고령화가 진행됐고, 기술의 발전은 고령화를 방어할 만큼의 정도이지 금리를 올려줄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24년에는 ‘중립 금리’가 가장 많이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결정하는 정책 금리가 어디까지 내려갈 지에 대해 예측할 때 사용되기 때문이다. 명목 중립 금리는 연준이 경계선으로 살피게 될 중요한 경계선이다. 실물 경기(실질 중립 금리)와 인플레이션을 모두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둔화하는 인플레이션의 추세가 확인되며 연준이 낮출 수 있는 정책 금리 수준도 낮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등장하고 있다. 다만, 만약 인플레이션의 하락 추세가 그치며 계속 3%대 머물게 된다면 중립 금리가 높아지고 연준의 금리 인하도 멈추게 될 가능성이 있다.
2) 하지만 2024년엔 달라질 이유
2024년 시장의 기대와 제롬파월
“최근 낙관론의 핵심은 금리 인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다른 태도를 가지고 있는 파월의 성향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JP 모건의 전략가들은 S&P 500 지수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며, 2024년에는 미국 주식이 "챌린징 백드롭(challenging backdrop)"을 마주할 것을 언급했다. 지금 시장이 기대하는 것만큼 연준이 생각대로 금리를 움직여주지 않아 금리 인하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24년 금리 경로가 순탄하지 않으리라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제롬 파월의 특성 때문이다. 연준의 역대 의장들은 모두 결과를 보고 대응하면 늦는다는 입장으로 ‘포워드 가이던스’를 강조하였다. 하지만 제롬 파월은 이와 달리 ‘데이터 디펜던스’를 강조하며 데이터를 신뢰하고 따르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증거주의에 의해 판단하고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2018년 파월은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무모하게 정보를 발표하며, ‘데이터 디펜던트’한 행동을 보인 바가 있다. 당시 금리 인상 시기에는 목표하는 데이터가 실제 숫자로 나올 때까지 금리를 인상했고, 2018년 8월 잭슨홀 미팅에서는 중립 금리가 불확실하니까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발언했. 당시 긴축 우려가 있던 시장은 파월의 발언에 안도하며 증시 급등했다. 그 후 10월 초 중립 금리는 누구도 알기 어렵다고 발언, 시장은 긴축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시장이 급락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도 데이터가 확인되지 않으면 먼저 개입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시장에 혼란을 가져왔다. 파월은 원래 눈에 보이는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기존의 정책을 고수하는 사람이다. 결국 2019년 인플레이션에 대해 잘못 판단해 대응하지 않고 기다리다가 경기 선행 지수가 크게 하락하고 뒤늦게 인슈런스 컷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런 파월의 원칙은 이번에도 같은 실수를 범하고 선행 지수를 망치는 원인이 되었다. 인플레이션의 정점을 확인한 후가 아닌 상승하고 있을 당시(2021년)부터 금리를 인상하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했다. 하지만 파월은 완전히 인플레의 정점을 본 후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했다. 최근 낙관론의 가장 핵심은 ‘금리 인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다른 태도를 가지고 있는 파월의 성향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2024년 금리의 경로도 문제가 된다
“2005년도, 2017년도는 금리 인상 후 동결을 지나 금리 인하로 이어졌던 시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당시 금리 동결 및 인하와 함께 나타났던 시장 금리의 반응은 상이했다.”
향후 투자 시나리오를 준비하는데 금리의 경로는 중요한 문제가 된다. 금리의 움직임에 따라서 시장의 자금의 흐름이 변하기 때문이다. 다만,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같은 ‘금리 동결’ 구간이라도 정도에 따라 시장이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05년도, 2017년도는 금리 인상 후 동결을 지나 금리 인하로 이어졌던 시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당시 금리 동결 및 인하와 함께 나타났던 시장 금리의 반응은 상이했다. 2019년도는 연준의 인슈런스 컷이 빠르게 등장하며 금리 인하가 시작했고 코로나로 인해 순식간에 제로 금리로 낮춘 빠른 금리 인하 시기가 뒤따랐다. 그리고 이에 맞춰 시장 금리 또한 가파르게 하락했다. 반면, 2005년도는 오랫동안 금리가 동결되는 시기가 있었고 이후 순차적으로 하락하는 시기가 나타났다. 시장 금리는 금리의 동결 구간 동안 등락을 반복하며 다시 전고점까지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금리가 다시 급등하고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 어떻게 될까? 최근 1~2달 동안 높은 변동성의 시장 금리가 (10년물 기준) 5%까지 급등했을 때 주식 시장도 큰 조정을 받은 바있다. 다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10년물 시장금리가 이후 7%대까지도 갈 수 있다고 주장하며 금리의 경로에 대한 경계감을 보였다.
현재 시장은 금리의 정점을 지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것이 중심 컨센서스가 되어 높은 낙관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1) 빠른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침체가 발생해야 하고 (2) 인슈런스 컷은 보수적으로 실시될 것이라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 빠르게 팔고 사는 투자에 치중하며 매매 여부를 급하게 결정하기 보다는 신중하게 보유 시기를 잘 판단해야 한다. 2005년 당시처럼 정책금리의 동결 기간이 길어지며 금리의 경로가 생각한 대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3) 그래서 투자전략은?
어디가 살아남을 것인가
“얼마나 빨리, 어느 정도까지 금리가 움직일 것인지’에 대해 계속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어떤 시장 환경에서도 최소의 손실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대표적인 방어형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로 레이 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가 있다. 올웨더는 과거 닷컴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유로존 재정위기 등 위기 상황에서 지수 대비 양호한 성적을 내며 유효성을 증명해왔다. 그런데 팬데믹 시기를 지난 최근 지수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며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다. 이전의 투자 전략이 이제는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전의 투자 전략이 통하지 않게 된 이유로 당사는 완전히 뒤바뀐 투자 환경을 들고 있다. 패권 전쟁, 벨류체인 재편, 신냉전 등의 이유로 더 이상 저비용, 저물가, 저성장의 시대가 유지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디스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가 인하되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비용 효과로 인해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이 더 낮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저금리까지 금리 인하가 진행되기 어려울 가능성을 보고 있다. ‘얼마나 빨리, 어느 정도까지 금리가 움직일 것인지’에 대해 계속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변화한 투자 자산 환경과 불투명한 금리 경로를 앞둔 지금, 무엇보다 투자와 실적이 있는 곳을 향해야 한다. 모두가 침체를 예상했던 올해 경기가 무너지지 않은 것은 미국 정부의 주거외 투자 덕분이었다. 막대한 정부 투자는 기업 이익이 꺾이지 않고 되살아날 수 있도록 이끌었다. 단순히 미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아니다. AI 투자는 이미 클라우드 매출 격차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년 정점을 보인 첨단기술산업의 설비 가동률이 다시 반등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으로, 대형 우량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자금 조달을 해야 하는 중소형 기업과 달리 대형 우량 기업은 원하는 시기에 자금 조달을 해둘 수 있다. 코로나 당시 애플과 같은 대형 우량 기업은 1~2%의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두었다. 이로 인해 2024년 예상되는 S&P 기준 하위 기업 유효세율은 6.5%, 상위 기업의 유효세율은 3.5% 이다. 만약 이전과 같은 저금리로 돌아갈 수 없다면 대형 우량 기업은 합리적인 투자 선택지가 될 것이다.
- 본 내용은 2023년 12월 13일에 진행된 인모스트투자자문의 시황세미나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