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ary
1️⃣ 자율주행의 진짜 전환점은 기술 성능이 아니라, 운전자 책임이 사라지는 Level 5에 도달하는 순간입니다.
2️⃣ Level 5 시대의 가장 큰 과제는 AI 기술이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에 대한 법과 보험 체계의 재설계입니다.
3️⃣ 미래에는 AI 운전이 표준이 되고, 인간의 운전은 오히려 비용을 내고 즐기는 취미 활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이번 7월은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로 했죠. 요즘 자동차하면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바로 '자율주행'일거에요.
주변 친구들이 미국이나 중국을 방문해 자율주행 택시를 타고 올리는 영상을 종종 봤었는데요, 얼마전 친구가 한국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탔다고 하더라구요. 강남구에서 새벽시간대에만 주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보조 운전기사님이 계시고 기사님이 직접 매뉴얼로 주행을 하는 순간도 많았다는 후기를 들었어요. 과연 우리가 정말 '자율주행' 시대에 가까워지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자율주행의 발전 단계를 짚어보고, 기술의 성장을 넘어 궁극의 자율주행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만 하는 가장 거대한 '보이지 않는 벽' — 법적 책임과 보험 체계의 딜레마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자율주행, Level 0에서 5까지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을 레벨 0부터 5까지 여섯 단계로 분류합니다. 차량이 전혀 주행을 도와주지 않는 Level 0에서부터 출발해, 요즘 우리가 타는 대부분의 자동차는 Level 2(부분 자동화) 상태입니다. 시스템이 방향과 속도를 제어해주지만 운전자가 늘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상태죠. 크루즈 컨트롤을 켜면 종종 '운전대를 잡으세요!'라는 경고가 뜨는걸 보신 적 있으시죠? 이 단계에서는 사고가 나면 책임은 100% 운전자에게 있습니다.
이 다음 단계는 Level 3, 조건부 자동화입니다. 특정 상황(고속도로 등)에서는 AI가 운전을 전적으로 책임지게 되고, 운전자가 드디어 전방에서 눈을 뗄 수 있는 것이죠. 여기서 더 나아가 지정된 도심이나 날씨 조건 속에서 인간의 개입이 아예 필요 없는 단계를 Level 4(고도 자동화)라고 불러요. 미국의 Waymo 같은 무인 로보택시가 이 단계죠.
그렇다면 최종 보스인 Level 5(완전 자동화)는 무엇일까요? 레벨 4가 지역이나 날씨라는 제한 조건을 가졌다면, 레벨 5는 제약이 전혀 없습니다. 날씨가 너무 맑고 시야가 너무나도 좋고 차가 정말 많은 도심에서도, 비가 오고 안개가 껴 앞이 안보이는 시골길에서도. 자동차에서 운전대와 페달이 없어질 수 있는 것이죠. 이 때 또 달라지는 가장 큰 점은, 운전자의 책임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운전에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기에,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운전자의 과실이 아니게 됩니다.
Level 5를 위해 넘어야 할 벽
Level 4에서 5로 넘어가는 것은 단순히 기술의 발전만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Level 5에서는 운전자의 존재가 사라지기 떄문에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책임을 지게 되는가에 대한 정의가 새롭게 논의되어야 하는 것이죠. 이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계산이 시작됩니다.
가장 리스크가 큰 쪽은 자동차 제조사입니다. 자동차 사고의 대부분에 대해 이제 책임은 자동차 제조사에게 묻게 되겠죠. 하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도 '억울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하드웨어는 제조사가 만들지만 자율주행 SW는 전문업체에서 받아오는 경우도 많고, 천재지변으로 인한 오작동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이런 다양한 케이스들을 계산하다보면, 제조사들은 이미 Level 5에 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다 하더라도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보험업계 또한 새로운 계산법이 필요합니다. 동일한 AI가 운전자를 대신할 때 차량의 사고 확률을 어떻게 산정해서 보험료를 차등 책정할까요? 동일한 SW가 동시에 오작동을 일으켜 대형 사고가 난다면 보험사는 어디까지 보상해줘야 할까요? 전례없던 이 상황에 대한 예측이 쉽지 않다보니 보험사들 역시 표준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는 자동차 제조사, 자율주행 SW 제조사, 무인택시 운영사 세 부분으로 나눠서 사고 시 어느 포인트에서 책임 소재가 있는지를 따져보는 방식으로 논의되고 있어요. 이런 상황을 따져보면 국가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중국이 Level 5로 전환하기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가진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AI와 사람 운전자의 경쟁
저는 운전을 꽤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자율주행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나중에 자율주행이 일반화되면 내가 직접 운전하기 위해선 돈을 내고 별도 차선으로만 주행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AI보다 '비합리적'으로 운전하는게 사람이니까요.
예전에 미국에서 운전을 하다가 유료 '고속차선'을 탄 적이 있었어요. 같은 길인데 유료화 된 차선이 있어서 차가 훨씬 적고 빠르게 갈 수 있더라구요. 이런 식으로 유료 '사람차선'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럼 그땐 돈을 낼만큼 운전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운전하면 운전하는 맛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운전을 하고 싶어도 AI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올수도 있다니!
오늘은 뭔가 멀게만 느껴졌던 자율주행의 끝판왕, Level 5로 가기 위한 다양한 벽들을 알아보았습니다. 혼자 쓰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계산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막상 Level 5의 시대가 왔을 때 어떤 느낌이 들지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며 글을 썼습니다.
그럼 우리는 다음주에 또 새로운 자동차 이야기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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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1] https://www.mckinsey.com/featured-insights/mckinsey-explainers/what-is-a-self-driving-car
[2] https://www.mobilityglobal.com/en-us/automotive-insights/blog/autonomous-vehicles-future-of-car-insurance
[3] https://en.wikipedia.org/wiki/Self-driving_car_li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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