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Insights

가장 익숙하면서도 독특한 공간, 자동차

멀티 유저 디바이스로서의 자동차 디자인

2026.07.01 | 조회 3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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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eX

🧐 Summary

1️⃣ 자동차는 사용자도 다양하고 컨텍스트도 다양한, 디자이너를 괴롭히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2️⃣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 운전자 주변에 집중되어야만 했던 컨트롤 영역의 자유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3️⃣ 요즘의 자동차 AI는 단순 주행을 넘어 차량 내 멀티 유저를 개별 식별하고 각자의 음성 명령을 완벽히 분리하여 한 공간 안에서 탑승객 각자에게 최적화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올해 초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저희 카톡방에 "요즘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의 대답은 바로 '자동차'였어요.

매일 운전하며 출퇴근하는 저의 일상에서 자동차는 참 다양한 역할을 해줘요. 아침 출근길에는 남편과 둘만의 대화를 나누는 소중한 공간이, 퇴근길에는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혼자만의 사색에 잠기는 프라이빗한 공간이, 그리고 아기를 픽업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크게 튼 동요 위로 아기의 귀여운 옹알이가 얹어지는 따뜻한 가족의 공간이 되죠.

이처럼 자동차라는 하나의 공간 안에서 사용자는 컨텍스트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을 합니다. 만약 우리가 이 공간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나 기획자라면 어떨까요? 하나의 제품이 이렇게나 완벽히 다른 멀티 유즈케이스(Multi-Usecase)를 다 커버해야 한다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만의 독립된 공간이면서도, 때로는 타인과 긴밀히 공유해야 하는 이 독특한 공간. 이번 달 뉴스레터에서는 우리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여전히 미지의 영역인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첨부 이미지

멀티 유저 디바이스 (Multi-User Device)의 숙명

그동안 저는 주로 개인(Individual)을 위한 제품을 디자인해 왔어요. 그래서인지 가끔 여럿이 공유하는 제품을 고민해야 할 때면 시작부터 거대한 벽을 마주한 기분이 들곤 합니다. 타겟 유저가 하나로 명확히 정의되지 않기 때문이죠.

태블릿은 온전히 개인의 제품일까요, 아니면 가족의 공유 제품일까요? 태블릿, PC, TV 같은 대화면 디바이스들도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움직이는 공간'인 자동차는 그 복잡도의 차원이 다릅니다. 고정된 여러 명의 운전자가 존재할 수도 있고, 늘 함께 타는 동승자가 있는가 하면, 가끔은 완전히 낯선 타인이 탑승하기도 하니까요. 이 모든 가변적인 상황을 섣불리 만족시키려다 보면, 결국 누구에게도 매력적이지 않은 모호한 제품이 만들어지기 쉽습니다. 기획자와 디자이너에게는 그야말로 고난의 길인 셈입니다.


운전자 중심에서 탑승자 중심으로

지금 당장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보면, 모든 조작 기기들이 운전자의 오른손이 닿는 반경 안에 치밀하게 배치되어 있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만약 차에 단 한 사람만 탄다면 그건 운전자일 것'이라는 가설에 기반한 설계죠.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오랫동안 견고했던 이 공식이 깨지고 있습니다. 차에 단 한 명만 타고 있을 때, 그 사람 역시 운전자가 아닌 '탑승자(Passenger)'가 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차량 내부의 컨트롤 영역이 굳이 운전석 주변에만 머무를 필요가 없어집니다. 공간의 중심축이 '운전자'에게서 '탑승자'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AI가 변화시키는 공간의 공기

자동차 업계에서는 SDV(Software-Defined Vehicle)를 넘어 ADV(AI-Defined Vehicle)라는 개념이 떠오르고 있어요. 이제 AI는 단순히 자동차를 움직이는 자율주행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에요. 탑승객 각자에게 최적의 편의를 제공하고, 도로 상태를 예측해 안락한 승차감을 제어하는 등 이 작은, 움직이는 공간 전체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멀티 유저'라는 디자이너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AI는 중요한 역할을 해줍니다. 사용자가 탑승하면 AI가 사용자를 인식해 그 사람이 선호하는 실내 온도, 디스플레이 레이아웃, 시트 포지션, 사운드 이퀄라이저를 알아서 세팅해 줍니다. 다수의 사용자가 섞여 있어도 복잡해지지 않고, 각자에게 최상의 개인화 된 경험을 제공합니다.

올해 개최된 CES나 Auto China 등에서도 이러한 AI 접목 시나리오들이 대거 공개되었습니다. 차량 내 여러 탑승자가 동시에 존재할 때, AI가 각 공간의 독립된 목소리와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는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내 자리 시트 좀 뒤로 눕혀줘", "여기 에어컨 온도 올려줘" 같은 자연어 명령을 내리면, AI는 맥락을 파악해 해당 명령을 내린 좌석의 환경만 정확하게 제어합니다. 한 공간에 있지만, 모두가 각자의 독립된 방에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디자인은 사람에게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커다란 기계 덩어리처럼 보이던 자동차가, AI를 만나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앞으로 이 움직이는 공간은 또 어떤 컨텍스트들로 채워지게 될까요? 미래의 자동차 디자인은 차량 외관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일어날 누군가의 삶을 디자인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구독자님이 꿈꾸는 미래의 자동차는 어떤 모습인가요? 이번 달 내내 이 흥미로운 공간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뜨거운 7월, 잘 시작하시길 바라며 다음주에 만나요!

 

[inspire X 오픈카톡방]

https://open.kakao.com/o/gBHmseah


Reference

[1] https://www.bmwgroup.com/en/news/general/2026/alexa.html

[2] https://www.mckinsey.com/features/mckinsey-center-for-future-mobility/our-insights/mapping-the-automotive-software-and-electronics-landscape

[3] https://www.volkswagen-group.com/en/press-releases/auto-china-2026-volkswagen-group-unveils-record-product-offensive-and-agentic-ai-roadmap-for-china-2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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