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여정의 무한 환승 중입니다

작가 길화경

2023.04.06 | 조회 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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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인터뷰해 드립니다

나다운 길을 걸어가는 당신을 인터뷰해 드립니다.

인터뷰이 길화경

작가. 
간호학을 전공하고 종합 병원 수술실에서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으로 중단된 경력을 논술 교사로 전환하여 사회에 재접속했다. 읽고 쓰고 달리면서 변화된 삶을 기록하여 《엄마의 문장》을 썼다. 언택트 달리기 프로젝트인 낭만 러너스 클럽의 리더로서, 달리기를 통한 삶의 변화를 알리는 달리기 전도사이기도 하다. 
흔들리는 순간에도 내면의 영토를 아름답게 가꾸기를 지향하는 아름다움 지향주의자. 자신만의 고유함으로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중이다. 동시에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이다.


작가 길화경
작가 길화경

반복되는 일상이 무료해지면 변화를 원하며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상당수는 생각과 고민으로만 그치고 만다. 그리고 다시 기존의 일상에 돌아간다. 여기 한 사람이 있다. 삶을 살다가 마주한 고민거리들로부터 물러서거나 멈추지 않고, 실행이라는 한 걸음을 더 내딛는 여자가 있다. 바로 작가 길화경이다. 간호사, 엄마, 논술 교사, 러너로 삶의 여정에서 계속하여 환승을 하고 있다.

사실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다. 오히려 과도한 시간을 들이기에 움직일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수 있겠다. 작가인 그녀를 알게 된 것 역시 찰나였다. 1.6초라는 짧은 순간이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게 만들었다.

바로 그녀의 첫 저서인 《엄마의 문장》 속 한 구절이었다.

  “꿈꾸는 마음이 전염되길 바란다. 

이토록 감성적인 문구에 지극히 이성적인 전염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수많은 실행 속에 담긴 이야기를 깊이 듣고자 했다. 인터뷰를 한 것은 이른 아침 온라인 줌 화면상에서다. 모니터 화면을 두고 건네는 질문들을 마치 삶이 자신을 위해 준비한 시나리오 같다고 말하는 그녀를 만났다.

 

 

- 지금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논술 교사로 일하면서 아이들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코치합니다. 에세이 작가로 글을 쓰며 강연도 하고 있습니다.

 

- 논술 교사로서 시작이 궁금해요.

결혼 후 출산과 육아를 하며 자연스럽게 경력이 중단되었어요. 홀로 육아를 감당해야 했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다시 일을 해야겠다는 열망이 커졌어요.  

아이들을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어요. 자유로운 근무 시간, 나와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 딱 두 가지를 기준에 두고 찾아보던 중 때마침 독서 지도사 모집 광고 글을 발견한 거죠. 자격시험을 준비하며 자격증을 따고 본격적으로 논술 교사로 일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다시 일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정말 치열하게 공부했어요.(웃음) 아이들이 어릴 때라 수업은 하루 1~2타임만 진행했어요.

엄마와 일하는 나로서의 시간을 알맞게 재단해서 쓰니 제 마음 역시 환기가 되었어요. 더 나은 자신으로 행복한 엄마로 지낼 수 있었어요.

 

- 논술 교사로 일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교사와 학부모의 입장에서 서로 중요하게 여기는 지점이 다를 때가 있어요.

일부 학부모님들은 저와 학생의 짧은 만남에도,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원하세요. 아이들은 저마다 성장의 속도가 다르고 잘하는 부분과 취약한 부분도 모두 다 달라요. 그런데 입시를 향해 똑같은 잣대를 적용해서 짧은 기간 내에 성과가 나타나기를 요구할 때는 조금 힘들죠그럴 땐 심층 상담을 통해서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수업으로 꾸려 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결혼 이전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해지네요.

종합 병원에서 수술실 간호사로 근무했어요.

 

- , 그래서 작가님의 저서인 《엄마의 문장》에서 의학 용어가 자주 나왔군요. 예를 들어 타인과의 비교는 내면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찾아오기 마련이다., 비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잔뜩 충혈되었던 마음의 힘을 푼다., 공유 되지 않은 기쁨은 산소통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든든하다.라고 비유를 하셨어요.

, 아무래도 직업과 환경이 그 사람의 성격이나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면역력, 바이러스, 감염, 산소통…. 이 단어들은 저에게만큼은 굉장히 일상적이고 익숙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본질적으로 작용점이 맞닿아 있는 것들을 빗대어 표현하게 돼요. 실제로 많은 독자분들께서 그러한 조합이 신선하게 와닿았다고 해요. 《엄마의 문장》의 서평을 보면서 알 수 있었어요.

 

- 간호사란 직업이 작가 길화경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나요?

일회용 밴드만 봐도 병원 근무 시절이 생각나서 눈물이 흐르던 때가 있었어요. 수술실이라는 근무 환경 자체가 섬세함과 정확성을 요구하는 곳이에요.

가령 개복술을 하기 위해서는 피부층, 지방층, 근막, 복막을 절개하고 장기까지 여러 개의 층을 가르고 들어가게 돼요. 봉합 역시 마찬가지예요. 여러 단계를 거치고 부위와 방법에 따라 다루는 기구와 사용하는 실들조차 다 달라요. 그리고 수술의와 소통할 때에도, 필드(수술 부위)를 보며 말이 아닌 눈으로 의견 전달이 가능해야 해요.

꽤나 복잡한 과정이죠? 한마디로 정확하고 엄격한 질서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 있어요이렇게 몸으로 익힌 감각은 글을 쓸 때도 작용하는 것 같아요. 기민한 감각으로 어떤 것에 대해 관찰하고, 또 문장에 맞는 단어를 고른다든지 서로 충돌하는 단어를 조합해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내는 것들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었죠.

 

- 그렇다면 엄마 길화경에게 간호사 경력이 주는 장점은 뭐가 있나요?

아이들이 미열이 있거나 아플 때, 운동하다가 상처를 입어도 덜 당황하는 것 같아요. 드레싱과 같은 기본적인 처치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거든요.

생각해 보니 병원에 근무한 경력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네요.

 

- 모든 경험은 가치가 있네요. 현재 논술 교사로서 많은 아이들과 소통하고 계신데, 자녀가 사춘기일 때 엄마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엄마로서 요즘 아이에게 그동안 가깝게 향하던 카메라를 줌 아웃하고 있는 중이에요생뚱맞을 수 있는데 나나 잘 살자! 싶어요.

아이도 스스로 겪어야 되는 시간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난 힘으로 다음에 넘어졌을 때 더 빨리 일어설 수 있었어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될까 이리저리 생각한 뒤 일어났을 때 가장 많이 성장했어요. 아이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엄마는 믿음으로 바라봐 주는 거죠. 넘어지고 실패할 기회를 주는 것이죠. 하지만 도움을 요청할 땐 그간 모은 지혜를 나눌 수 있어야겠죠. 이를테면 방문을 닫고 들어가는 아이에게 우린 대화가 필요해.라는 식의 접근을 하지 않아요. 대신 아이가 잘 먹는 음식, 취향 저격 간식을 신경 써서 챙겨 주는 거예요. 너 생각나서 샀어.라고 살갑게 말하면서요. 그래서 엄마는 언제나 너를 생각하고 있어.라는 메시지는 계속해서 전해 주려고 해요.

노자의 《도덕경》에서 상을 짓지 않는다는 말이 나와요. 이상적인 모습을 미리 그려 놓지 말라는 것이죠. 내 아이의 고유한 모습 그 자체가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엄마의 역할이란 아이의 이상적인 모습을 미리 정하지 않고 고유한 모습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믿음으로 지켜봐 주는 것이에요.

내가 원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바라지 말고 내가 그렇게 살자. 주의예요.(웃음)

 

-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사춘기 자녀와의 시간 역시 하나의 과정으로 여기면 되겠어요. 결혼, 임신, 출산을 경험하고 엄마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인생 선배로서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엄마의 문장》을 쓸 때는 솔직히 해 주고 싶은 말들이 많았어요.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어요.

한마디로 다 해 봐! 모든 경험은 옳아.예요.

왜냐하면 실패의 순간을 수없이 겪어 본 저로서는 너무 많은 시간을 탕진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과거의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시간을 아껴 주고 싶었어요. 지름길을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 컸던 거죠. 그렇지만 지름길 역시 도착지가 하나라고 생각했을 때 생기는 거였어요.

삶은 다 다르잖아요. 자신이 원하는 모습에 이르는 길 역시 다를 수밖에 없죠. 그 막막함을 전부 다 겪어 보면 좋겠어요.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먼저 그것을 받아들이는 거예요. 묵묵히 그 시간을 견디는 것이죠. 그리고 이것만은 꼭 기억하셨으면 해. 내가 온갖 뻘짓을 해도 그 속에서 무엇을 느꼈는지를 끊임없이 살펴 주었으면 해요. 내면을 향해 더듬이를 세우고 관찰하고 기록하면서요.

저는 읽고 쓰고 달리며 그 시간을 견뎠지만 여러분 각자 스스로를 돕는 도구가 있을 거예요. 만약 그것 또한 막막하다면 비슷한 상황을 이미 통과한 사람이 쓴 책을 보며 팁을 얻을 수 있겠지요(예를 들어, 《엄마의 문장》이 되겠죠?(웃음)).

분명한 건 경험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해소되지 않는 불편함이 있었는지, 있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계속해서 스스로 질문을 하고 답을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에요. 답을 찾느라 디뎠던 모든 점들을 이으면 나에게로 이르는 길을 만나게 될 거라 믿어요.

 

- 막막함을 전부 다 겪어 보면 좋겠다는 말이 인상적이네요.

, 세상에 공짜는 없더라고요삶의 구간마다 지불해야 할 통행료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그리고 그 비용의 대부분은 선불이고요.(웃음)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선물 같은 순간은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고 땀을 흘린 뒤에야 찾아오는 것 같아요.

 

- 엄마라는 환승역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신 후 달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셨어요.

수술실 간호사로 일할 때요. 일주일 동안 당직을 끝낸 후 저만의 아침 루틴이 있었어요. 꽁꽁 얼린 맥주 한 캔과 시집 한 권만을 챙겨 산을 오르는 것이에요. 1시간 30분 코스로 올라요. 산 정상에 올라가서는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세상을 내려다봐요. 그러면서 시를 낭송해요.

이게 바로 저만의 힐링 포인트였어요. 어쩌면 지금의 낭만 러너스 클럽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 낭만 러너스 클럽, 달리기 프로젝트 이름이 특이해요.

낭만 러너스 클럽. 낭만과 달리기의 조합이 새롭죠?

아무리 삶이 각박할지라도 아랑곳하지 않는 내가 되기 위해서는 낭만과 같은 서정적인 정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서 먼저 가져야 할 것이 생기와 활력이라고 봐요. 그래서 《엄마의 문장》을 출간하고 첫 프로젝트로 러닝 크루를 모집해서 함께 달리는 프로젝트를 만들었어요.

 

- 달리기를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어느 날 2분이 채 안 되는 시간도 달리지 못하고 꼬꾸라진 적이 있었어요. 산을 날다람쥐처럼 올라가던 저였는데 말이죠. 그때 종신형을 받은 것처럼 크게 실망했어요.

나 큰일 났다. 다른 것도 없는데 체력마저 없다면 나 이제 정말 큰일 났구나. 어떡하지?

그래서 그때부터 매일 나가서 달렸어요. 시간을 잴 필요 없이 그냥 내 심장이 버틸 수 있는 만큼만 달리다 들어오자란 심정으로 새벽에 현관문을 나섰어요. 그렇게 계속 달리다 보니 어느 순간이 되자 아파트 전체를 중간에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저를 만나게 되었어요.

그때 느꼈던 감정은 말이죠,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몇 시간을 들여서 읽은 뒤에야 전해질 수 있는 희열이 단 20분 안에 내 몸에서 솟아날 수 있다니! 바로 이거야!” 라는 순간이었어요. 그래서 러닝 앱을 다운로드하고 거리와 시간과 속도를 기록하면서 지금까지 달리고 있어요.

그리고 몸의 능동이 마음의 능동이란 말이 있어요. 달리기라는 것이 한 발을 디디고 나서 다음 발을 앞으로 내디뎌요.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몸에 실어야만 앞을 향해 달릴 수 있지요. 그런 행동이 반복되다 보니 마음의 자세 또한 적극적으로 바뀌었어요. 행동이 바뀌니 생각이 바뀌고 사용하는 말 역시 능동형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했어요.

달리기는 체력을 넘어서 나를 지키는 의식이 되어 가고 있었어요. 바로 러닝 리추얼인데요. 리추얼이란, 세상의 온갖 소음 속에서 나를 지키는 의식을 의미해요. 저에게는 달리기가 그랬어요. 마음이 소란스러울 때 달리고 나면 모든 것이 다 괜찮아지니 달리기는 명상이 되기도 해요. 또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있을 때도 달리게 되니 달리기는 몸으로 하는 기도 역할도 하고 있는 셈이죠.

달리기 전도사 길화경<br>- 낭만 리더스 클럽 리더<br><br>
달리기 전도사 길화경
- 낭만 리더스 클럽 리더

- 달리기는 몸으로 하는 기도다.라는 말을 들으니 저도 달리고 싶어지네요. 낭만 러너스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작가님의 주변은 어떠한지 궁금해지네요.

달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마침 몇 분들이 떠오르네요1km도 겨우 달리시던 분이셨는데, 낭만 러너스 클럽에 참여하여 10km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어요. 그리고 종종 아들과도 함께 달리는데요. 함께 하는 그 순간이 그렇게 행복해요.

하지만 대체로 저 한 사람으로 사람들이 쉽게 변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오히려 꾸준히 달리고 읽고 쓰면서 스스로를 가꾸는 삶을 살아가니 제가 더 많이 바뀌었어요. 그 모습에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 더욱더 저를 존중해 주기 시작했어요.

당장 내 주변이 변하지는 않더라도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들다 보면 언젠가는 함께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잘 하고 잘 살고 싶은 마음은 모두에게 있잖아요.

 

- 《엄마의 문장》으로 작가가 되신 지 1년이 넘었잖아요. 그 사이에 느꼈던 변화가 있다면 나눠 주세요.

저자 길화경, 이른 아침에 만난 사람 길화경, 다른 점이 많죠?

사람은 매 순간 바뀌는 것 같아요. 저라는 사람의 원형은 바뀌지 않았을 거예요. 낯선 부분이 느껴졌다면 아마 이런 부분일 거예요. 예전에는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컸었어요. 지금은 그런 것보다는 스스로를 돕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가령, 몸 상태는 좋지 않지만 달리고 싶은 날이 있어요, 몸과 마음이 충돌하는 순간이죠. 그럴 때면 스스로 중재자가 되어요. 우선 달리고 싶은 마음을 알아차리고 속도를 늦추어 달려요. 그런 식으로 매사에 몸과 마음의 소리를 듣고 스스로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어요.

 

-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는 말처럼 들려요. 현재 또 다른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신 걸로 알고 있어요.

, 논술 교사로 독서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그 속에서 생각을 나누고 글쓰기 코치도 하고 있는데요.

최근 변하지 않는 진리와 지혜를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어요. 바로 고전이요.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요즘에도, 고전은 여러 세대를 거듭하며 꾸준히 전해져 오고 있어요현재 인문 고전 독서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자격 과정을 같이 한 선생님들과 이어서 공부하고 있어요. 

고전을 통해 질문을 하고 답을 찾아보는 거죠. 그렇게 다듬어지고 표현된 생각은 더 뾰족해지는 것 같아요. 이러한 배움의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저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라는 아이들과 또 다른 성장의 과정 중에 있는 어른들과 함께 하는 고전 여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 진정한 N잡러가 되어 가고 있어요. 작가님께 본업이란 의미는 어떠한가요?

본업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라고 생각을 해요.

육아에 전념하던 시기에 책을 좋아했고 동시에 세상과 재접속되고자 논술 교사를 시작했죠. 아이들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수업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도 글을 쓰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거죠. 간호사에서 논술 교사로 경력을 환승하고 그것이 작가, 낭만 러너스 클럽 리더로 이어졌어요. 그 연결 고리가 계속해서 이어져 지금은 강연자가 되었어요. 앞으로의 본업이 될 인문 고전 독서 지도사가 저를 어디로 데려갈지 몹시 기대됩니다.

저는 본업이란 확고한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이 되기 위해 딛고 지나가는 디딤돌 같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나누어 주세요.

새벽 공기를 마시며 달리기를 할 때 불쑥 튀어나오는 말이 있어요.

‘이런 내가 잘못될 리가 없어.

우리는 삶을 사랑하는 것만큼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어요. 불안을 안고 나아가고 있는 거죠. 그러한 불안함이 밀려오거나 나 자신의 미운 모습이 크게 느껴질 때는 집 밖으로 나와서 달려 보세요. 그리고 힘이 되는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 이근화 시인의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를 추천해요. 각 연마다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라는 말이 반복되는데요. 낭송을 하다 보면 진짜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돼요. 소리 내어 말하세요.

말하는 대로 이루어질 거예요. 애쓰는 여러분 모두를 응원해요.

 


 

인터뷰어: 섬세한 질문가 최여림

중국어 교육 기관 대표.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 배우는 삶을 살도록 돕고 있다.

질문으로 연결되는 섬세한 관계를 지향하며 중국어 강사, 퍼실리테이터, 타로 심리 코치, 학습 역량 코치, 마을 공동체 활동가로 N잡의 목록을 갱신하고 있다.

  • 저서 《좋아하는 일을 해도 괜찮을까:인터뷰로 묻고 글쓰기로 답하다》
  •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theyeo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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