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T업계의 승부사, 사이버에이전트

feat. 한국에서 제일 스타트업 투자 잘한 일본기업

2025.03.17 | 조회 5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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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Insight

일본 스타트업 시장의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보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KU입니다. 한주 쉬어가게 되었는데, 금주 뉴스레터를 보내드립니다.

일본의 사이버에이전트라는 회사는 모르더라도 우마무스메라는 게임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카카오게임즈의 광고덕에) 이름은 둘째치고 그림을 보시면 "아, 그거?"라고 하실것이라 생각됩니다. 오늘은 그 우마무스메를 낳은 회사인 사이버에이전트에 대해 얘기해보자 합니다. 참고로 사이버에이전트의 설립일이 내일(3/18, 사이버의 날: 일본어로 3, 1, 8을 각각 읽으면 サイバー가 됩니다)이기도 해서 어쩌면 시기 적절한 기사일수도 있겠네요(라고 하고 기사가 늦은것을 정당화하기)

사실 사이버에이전트라는 회사는 워낙 다각적으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 기사안에서 설명하기는 양이 방대하나, 간단하게 좀 봐 나아갔으면 합니다.

사이버에이전트라는 회사

사이버에이전트는 1998년에 설립, 2000년에 상장이라는 최단 상장기록을 보유한 제1세대 일본 인터넷 스타트업이며, 현재 시총은 약 6조원(5,980억엔) 정도까지 성장하였습니다.

인터넷 광고시장이라는 당시에는 생소했던 시장이 메인 타겟이었고,  후술할 일본 광고시장 전체와도 비교해도 작은 규모의 사업이었습니다.

사이버에이전트 연혁
사이버에이전트 연혁

다만 당시에는 인터넷 관련 회사가 많지도 않았고, 급성장 기업으로 미디어에서도 주목을 많이 받았기에 브랜딩도 잘된것에 힘입어 단기간에 상장까지 가는것이 가능했다고 보입니다.

또한 광고사업이 성장한 이후로는 Ameba blog와 같이 직접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고, 당시 일본 블로그 사업을 주도한 라이브도어가 패망의 위기에 몰렸을때 대거 연예인들 셀럽을 섭외하는것에 성공하여 크게 성장하여습니다.

2000년도 중반에는 모바일폰의 보급에 따라 모바일 관련 사업으로 확장, 회사의 매출의 폭을 크게 늘렸고, 2010년대에는 스마트폰 관련 게임사업으로 급성장했죠.

이와 같이 사이버에이전트는 일본의 "인터넷"의 성장과 더불어 성장한, 말하자면 일본 인터넷이 낳은 기업이라고 할 수 있죠.

또한 2016년에는 온라인 영상 플랫폼인 ABEMA TV(현 ABEMA)를 설립, 오랜 기간 적자 사업으로 게임에서 얻은 이익을 전부 ABEMA에 쏟아부었다고 하여 비난도 많이 받았지만 FY2025년 9월에 10년만에 흑자화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신규사업의 흑자화는 일본에서도 후지타 대표의 경영자로써의 승리라고도 불립니다. 현재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설립, 만화가 양성을 위한 쉐어하우스등 컨텐츠 IP 영역에서도 점차 두각을 키우고 있어 앞으로도 점점 다각화 경영을 강화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스타트업에서 존경 받는 경영자 , 후지타 스스무

이렇게 1대에 거대한 유니콘 기업을 만들어낸 후지타 스스무라는 경영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1973년생인 후지타씨는 대학 졸업후 인텔리전스라는 HR기업에 입사하였고, 1년후에는 사이버에이전트를 창업합니다. 

 참고로 인텔리전스는 현재 템프스탭과의 합병후 PERSOL Holdings라는 이름으로 변경 하였고, 지난번에 소개한 리쿠르트 다음으로 큰 HR관련 기업으로, 리쿠르트와 동일하게 영업을 중시하는 회사인것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해당 기업 출신 창업자들도 많습니다. (각 기업 출신 창업자에 대해서는 또 따로 한번 정리해보려 합니다)

사실 후지타씨 개인에 대해서는 한국 나무위키도 잘 정리되어 있기도 한데요, 해당 페이지에 있는것과 같이 마작과 경마를 좋아하는, 전형적인 일본 아저씨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다만 후지타씨가 그냥 일본 아저씨들과 다른점은 "스타트업이라면 강도 높은 노동과 커밋은 필수이다"라는, 어찌보면 스타트업에 있어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실전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하 동영상은 사이버에이전트가 상장한 해인 2000년에 일본에서 방송된 대담입니다.

일본 시스템 대기업인 CSK 창업자 오카와 이사오와 후지타 스스무의 대담

이 안에서도 후지타씨는 본인의 업무 스타일을 주중에는 9시부터 밤2시까지, 주말에도 12시간 정도는 일한다고 하였고, 창업 초기의 목표는 110시간/주 일하는 것이라고 얘기하였습니다(다만 실제로는 첫 2개월만 이렇게 일했고, 이 이후에는 딱히 일하는 시간에 구애받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후지타씨는 본인이 미디어 노출을 많이 하면서 회사의 방침에 대한 정보를 발신하고, 후지타씨 본인의 블로그는 회사의 서비스인 아메바 블로그를 사용, 많은 비지니스맨들이 읽게 되었으며, 회사 서비스를 본인이 가장 열심히 쓰며 홍보하는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또한 일본 스타트업 경영자 중에는 이러한 철저한 노력과 커밋을 앞세우는 후지타씨의 팬이 많아, 본인이 창업할때 위 블로그를 모두 읽었다라고 하는 친구도 있을정도 입니다.

이렇게 강렬한 카리스마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킨 후지타 스스무씨는 일본의 일론 머스크라고 불러도 될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죠.

영업 킹왕짱 사이버에이전트

 이런 열성적인 워커홀릭이 대표인 사이버에이전트는 영업을 잘하는 IT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8조원을 넘는 회사의 매출의 절반 이상이 광고사업에서 나오고 있으나, 자체적인 큰 미디어를 가지고 있는것이 아니었던 사이버에이전트는 그 광고 상품이 실제로 다른 회사와 차별화하기는 어려운 아이템이기도 하죠. 

그래서 그 부분을 매꾸는 것은 영업이고, 리쿠르트 다음으로 영업을 잘하는 기업으로 사이버에이전트를 뽑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무형재인 HR과 광고는 일본에서는 팔기 어려운 상품이고 이걸 잘 파는것은 어려운법인것 같습니다. 

일본의 광고시장 성장세와 사이버에이전트의 성장율(IR 자료 발췌)
일본의 광고시장 성장세와 사이버에이전트의 성장율(IR 자료 발췌)

그런 사이버에이전트의 영업방식도 시스테마틱하다기 보다는 당연한 것을 무한정 많은 양의 액션을 실행시키는 스타일이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것은 "솔직하고 착한사람(素直でいいやつ)"만을 채용한다는 방침이기도 합니다. 

즉, "이게 해봐도 될지 않될지 모르겠어요", "지금 이걸 꼭 해야 할까요"등, 머리는 좋지만 잘잘못을 따지는 바람에 액션이 수가 줄어버리는 직원은 시행착오의 수가 모자라 성장하기도, 성공하기도 어렵다는게 사이버에이전트 웨이이기도 합니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필자가 취직활동을 하던 2010년 전후의 사이버에이전트는 학생들에게 있어 "뭐하는 회사인지는 모르겠지만 화려한 느낌"의 회사였고, 얼굴만 보고 여학생들을 뽑는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영업사원의 외모에 집중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다만 이건 사실 확인이 불가능한 부분이고, 일본의 남존여비적 문화라 좋은 이미지를 가진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족이지만, 미모 좋은 여성 사원을 뽑는 것으로 실력있는 엔지니어도 덤으로 채용할 수 있는게 사이버에이전트의 전략이 아니냐, 라는 도시전설이 있을 정도로, 사이버에이전트는 참으로 광고회사스러운 IT기업이였습니다.)

다만 실제로 사이버에이전트에 취업한 지인들은 모두 솔직하고 남의 의견을 잘 듣는 사람이 많았고, 지금도 사이버에이전트 출신 지인들과 만날때마다 앞뒤가 없는 좋은 사람이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광고시장의 성장세
광고시장의 성장세

이러한 조직의 일관성이 영업의 강점을 키워,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인의 일본 취업시대를 연 사이버에이전트 

한국과의 관계를 한번 보죠.

일본 IT기업중에서도 게임이 회사 서비스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이버에이전트는 한국 지사도 가지고 있고, 요즈음 점점더 늘고 있는 한국 엔지니어나 디자이너들의 일본 진출에도 큰 관계가 있습니다.

2010년대에 스마트폰과 관련된 모바일 게임 제작시의 게임 회사들의 하나의 과제는 좋은 그래픽 디자이너의 영입이었습니다. 사실 일본의 능력있는 디자이너들의 취업 1순위는 애니메이션 업계등, 이미 일본에서 각광받는 컨텐츠 업계이었고요, 게임은 닌텐도나 스퀘어에닉스등 기존 컨솔 게임이 더 좋은 옵션이었습니다. 따라서 채용 브랜딩이 되어있지 않는(즉,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이 있는 기업이 아닌) 모바일 게임회사 입장에서는 능력 좋은 디자이너를 채용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죠.

이때 한국은 우수한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이 육성되기는 하였으나 실제로 일자리가 많지 않았고, 마침 2010년대에는 K Move사업등, 청년의 해외 취업에 대한 정부지원등에도 힘입어 많은 젋은이들이 일본 게임회사로 이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업계 지인의 말에 따르면 그러한 한국인 디자이너들의 이직을 통해 일본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그래픽의 수준이 한두단계는 높아졌다고 합니다.

2013년 이후 사이버에이전트 산하의 Cygames는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기도 하였고, 일본국내에서도 Sumsup등 그룹 게임사에도 한국인 디자이너가 늘어나는 하나의 계기가 되어, 일본 게임업계에서 한국인 디자이너 채용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Cygames는 그랭블루 판타지와 신격의 바하무트를 제공합니다
Cygames는 그랭블루 판타지와 신격의 바하무트를 제공합니다

한국투자도 잘한 승부사, 사이버에이전트 캐피탈

또 한가지 한국 스타트업 씬에서 사이버에이전트하면 한국에서도 투자활동을 활발히 한 사이버에이전트 캐피탈이 유명한데요, 한국인들이 모두 아는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에 투자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해당 투자는 2011년에 이루어 졌는데요, 3년후인 2014년에는 다음카카오의 합병이 이루어졌고, 이후 사이버에이전트는 바로 전량을 매각합니다.

카카오와 다움의 인수 합병후, 다움주식으로 전환된 카카오의 주식을 매각함을 알린 IR자료
카카오와 다움의 인수 합병후, 다움주식으로 전환된 카카오의 주식을 매각함을 알린 IR자료

투자금액은 20억원 수준이었으며, 매각으로 얻은 수익은 420억원이라 실로 21배의 리턴을 3년만에 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홈런이라 할 수 있죠(물론 다른 투자에 따른 실익은 고려하지 않은 수치이나, IRR로 따지면 실히 175.9%라는 경이로운 성적이기도 합니다).

이때의 투자로 사이버에이전트 전 직원에게 보너스가 지급되었다는 썰도 있습니다만,  현재는 한국 회사에 대한 투자는 그렇게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 않은데요, 앞으로는 다시 사이버에이전트가 한국 시장에 투자해 주었으면 합니다.

 

후지타 사장의 은퇴와 향후 방향성

앞으로의 사이버에이전트가 어떻게 될것인가. 결국 스타트업은 창업자에 의해 좌우되는 것인데요, 후지타 사장은 본인이 2026년에는 은퇴할 것 발표했고, 현재 사이버에이전트 내에서는 차세대 경영진 육성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지인
일본 경제지인 "동양경제" 기사에서 발췌한 후계자 후보들

다만 일본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후계자가 있더라도 아직 60도 안된 후지타 사장이 본인의 사업을 쉽게 넘겨주지는 않을것 같다라는것이 대세라, 아무리 인사조직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사이버에이전트라고 하여도 이러한 사업승계가 잘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이는 많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관심사이기도 하고요.

후지타 사장의 마지막 승부가 될 후계자 찾기도 성공으로 끝날지 궁금합니다.

 

재팬 인사이트 뉴스레터에서는 일본 스타트업 시장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관점의 이야기, 현지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일본 스타트업 시장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4명이 각자의 관심분야를 공유드리려고 하며, 저희도 더욱 공부하고 성장하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이 일본 스타트업 시장에 관심있으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KH: 일본 VC 관점에서의 스타트업 시장, 투자, IPO 시장에 대해
  • KU: 일본 스타트업 업계 뉴스의 소개와 배경소개, 일본 스타트업 시장의 내부 이야기
  • YJ: 일본시장의 이해, 해외법인 매니지먼트, 브랜딩, 비즈니스 프로세스
  • SA: 일본 채용, 일본 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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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주리

    0
    about 2 months 전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JETRO Seoul 이병호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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