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주 수요일은 제가 여러 프로젝트를 병렬로 진행하며 쌓아올린 서비스 기획과 GTM, 세일즈&마케팅의 생생한 기록을 전해드립니다.
이론적인 방법론도 좋지만, 때로는 동료 메이커의 '날 것 그대로의 고민과 실패'를 들여다보는 것이 가장 큰 영감이 되곤 하죠. 제가 현장에서 마주한 실패와 그것을 돌파해나가는 과정들을 가감 없이 공유하려 합니다. 성공 사례는 여러분의 인사이트가 되고, 저의 실패는 여러분의 예방 주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자신만의 제품을 만드는 동료 프로덕트 메이커분들에게 이 기록이 실질적인 무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바이브 코딩 프로젝트였던 "AI 임장 체크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배경: "데이터는 넘치는데, 왜 내 집은 없을까?"
부동산 앱에는 수만 개의 매물이 있고, 필터 기능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여전히 "살 만한 곳이 없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기존 서비스들이 '조건'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역세권, 보증금 N원"은 맞출 수 있어도, "아침 햇살에 기분 좋게 깰 수 있는 방"이나 "요리할 맛 나는 넓은 주방" 같은 개인의 고유한 삶의 맥락은 필터에 담기지 못합니다. 또한 '사회초년생을 위한 임장 체크리스트' 같은 파편화된 정보는 넘쳐나지만, 이를 내 상황에 맞춰 한 페이지로 정리해 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결국 정보는 많지만, 나에게 필요한 '맥락'은 상실된 상태였죠.
2. 문제 정의: "진짜 문제는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맥락의 상실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복잡한 니즈를 말할 곳을 찾을 수 없고, 공급자(프롭테크 플랫폼)는 매물 거래를 유도하기 위한 정보를 위주로 나열합니다.
3. 해결 방안: "검색 도구가 아닌, 대화 파트너가 되는 것"
이 프로덕트를 초기에 기획했을 때 목표는 3가지였습니다.
- Claude Code를 통해 코딩-배포-운영까지 바이브 코딩 프로세스 경험해보기
- AI 서비스에서 유저의 데이터 입력을 얼마나 유도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 사용자가 임장 갈 때 들고 갈 "나만의 맞춤형 체크리스트"에 기꺼이 지갑을 열 용의가 있는지 검증하기
1차 운영 기간동안 얻은 뜻밖의 인사이트
Claude Code를 통해 코딩-배포까지 걸린 시간은 이틀이었습니다. 디자인도 함께 진행해야 했기에 레퍼런스를 참조하여서 서비스를 완성했습니다.

서비스의 핵심 기능은 단순했습니다.
- 유저들이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 AI 체크리스트가 지침과 입력에 맞게 체크리스트를 생성하고
- 기본 체크리스트는 영역별 3개의 응답을 보여주고
- 전체 체크리스트 열람은 2,900원 결제 후 메일로 발송

하지만 1차 운영 기간동안 유저들의 데이터는 단편적이었습니다. 평균 입력 조건 길이는 18.5자였죠. "역세권", "반려동물 가능" 같은 파편화된 키워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1차 운영 기간에 대한 회고를 진행하며 도출한 답은 "입력창 아래 Select Chip 형태로 두었던 예시 조건(반려동물 가능, 재택근무 많은 직장인 등)이 오히려 독이었다." 였습니다.
그래서 2차 운영에서는 전략을 바꿨습니다. 유저들이 자신의 고민을 충분히 서술할 수 있도록 입력창 UI를 텍스트 박스를 넓히고 하단의 멘트를 변경했습니다.
Tip 형태는 유지하고, 특히 '포기할 수 없는 조건' 입력 시 유저가 얻게 될 효용을 구체적인 수치로 표기하여, 입력의 번거로움보다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는 유저의 액션을 유도하는 강력한 트리거가 되었습니다.

2차 운영 결과, 평균 인풋 문장 길이는 60.9자로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초기에 제가 원했던대로 응답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채광 좋고, 화장실 깨끗하고, 방 크기 넓은 곳"처럼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단순히 글자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유저들이 '이 서비스라면 내 문제를 해결해 주겠지'라는 확신을 하고 자신의 페인 포인트를 상세히 공유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PM이 왜 'AI 입력창 한 칸'에 집착해야 할까?
입력창의 크기나 워딩이 PM이 신경 쓰기에 너무 사소한 영역이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혹은 디자이너의 영역이 아닌지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PM에게 입력창 UI는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PMF(제품-시장 적합성)를 검증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AI 서비스의 경우, 유저들이 입력하는 조건이 곧 프로덕트를 발전시킬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입니다. UI를 통해 양질의 상세 데이터를 끌어내면 PM은 '어떤 솔루션에 집중해야 할지' 명확한 근거를 얻게 됩니다. 결국 AI 서비스에서 입력창 UI는 단순히 화면 설계가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정교하게 필터링하여 매출로 연결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전략 인거죠.
부동산 체크리스트 웹 서비스는 아직 Build-Demo-Sell의 과정을 진행 중입니다.
다음주 뉴스레터에서는 Demo 이후 Sell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혹시 집을 보러갈 일이 있으신 독자분들이라면 한 번 사용해보세요! (피드백도 환영입니다🤗)
(선착순 이벤트 🎁) 영어 문서 볼 일이 많으신가요?
어제 제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 다들 보셨나요? ㅎㅎ
"프로덕트 메이커"의 관점에서 '몰입형 번역'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몇 가지 Use Case를 공유해 드렸는데요. 저 같은 경우 바이브 코딩을 위한 오픈소스 깃허브 문서부터 레딧 커뮤니티, 해외 AI 논문과 미디어 기사까지 업무상 영어 문서를 접할 일이 많다 보니 정말 유용하게 쓰고 있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감사하게도 몰입형 번역 팀에서 주간 Pro 이용권 5매를 지원해 주셨어요! 어떻게 나눌까 고민하다가, 늘 관심을 갖고 제 뉴스레터를 읽어주시는 분들께 가장 먼저 혜택을 드리고 싶어 이렇게 신청 링크를 남깁니다. (이 뉴스레터에 노출 의무는 없었습니다!)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당첨된 분들께는 내일 중으로 메일을 드릴 예정입니다 :)
채널이 성장하면서 감사한 기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은 아무래도 긴밀한 소통에는 한계가 있다 보니, 앞으로도 이런 특별한 혜택이나 깊이 있는 이야기는 뉴스레터를 통해 가장 먼저 나누고 싶습니다. 조만간 또 좋은 이벤트 또 들고 올게요 :)
이번 주 금요일은 '해외 GTM & 프로덕트 성공 사례' 레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즐거운 수요일 저녁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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