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프리랜서가 자유를 얻는 대가로 더 철저한 자기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재무적 관점에서 ‘벌어들인 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저는 대학 졸업 후 재무 관리 능력이 전혀 없는 상태로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번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헤맸죠.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돈을 많이 벌수록 오히려 감당이 안 되기도 했습니다. 이 돈을 다 써도 되는 건지, 아니면 무조건 저축해야 하는 건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거든요.
재무 관리 능력이 부족하니 아무리 많이 벌어도 마음 한구석의 불안함은 가시질 않았습니다. 월 천만 원을 벌어도 제가 목표로 했던 자산 규모(당시 최소 10억)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해 보였고, 마치 밑 빠진 독에 끊임없이 물을 붓는 기분이었습니다. 차라리 고정적인 월급을 받는다면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을 세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과거의 저처럼 벌어도 불안한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돈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 달 수익도 불투명한데 어떻게 계획을 세우나요?"라고 묻고 싶으실 겁니다. 저도 그 마음을 너무 잘 압니다. 하지만 목적지를 가리키는 나침반의 바늘이 가만히 멈춰 있던가요? 끊임없이 흔들리는 바늘을 보며 방향을 잡아가는 유연함이 우리 삶에는 필요합니다.
1. 나에게 필요한 생활비는 얼마인가?
재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에게 필요한 생활비가 얼마인지 파악되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모든 요소를 세세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처음에는 대략 '월에 200~300만 원 정도를 생활비로 쓰는구나'라는 정도만 파악되어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생활비는 고정비와 준고정비, 변동비로 구분해 보세요. 고정비는 월세와 같은 주거비처럼 절대적으로 나가는 금액을 말합니다. 준고정비는 매월 나가지만 어느 정도 변동이 있는 금액인데, 관리비나 통신비, 구독료처럼 나의 의지에 따라 일부 절약할 수 있는 항목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변동비는 경조사비처럼 변동 폭이 심해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고정비는 2~3년 단위로 절약할 수 있는 지점을 살펴보면 되고, 준고정비는 분기별로, 변동비는 매월 트래킹하며 관리해 보세요. 이 정도 관리하는 수준만 되어도 생활비를 훌륭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남는 돈은 저축하거나, 투자하거나.
자, 일단 1번 내용인 생활비의 규모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에 익숙해졌다면 2번 내용을 실천하시면 됩니다. 매월 300만 원을 생활비로 쓴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최소한 나는 월에 300만 원 이상은 벌어야 할 것이고, 그 이상부터의 매출부터는 이익금이 될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 이익금이란 매출에서 원가를 빼고 남은 돈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가령 사무실을 운영하거나 사업을 위해 소프트웨어 구독료를 내고 있다면, 그런 비용들을 정확히 제해줘야 역마진 현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때 "사업 비용도 생활비에 포함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생길 수 있는데요. 저는 파악만 제대로 된다면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자면 매월 사업을 위해 100만 원의 비용이 든다는 사실만 명확히 알면 된다는 것이죠.
(물론 1인 기업가로 더 성장하려면 추후에는 이를 분리해야 합니다. 매출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레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건강보험료 등에 대해서 알게 되실 겁니다. 그게 부디 폭탄 맞듯이 시행착오를 안겪으셨으면 하는 바람인데 세금에 대한 부분도 제가 조금씩 다뤄볼게요.)
이렇게 비용을 제대로 발라내서 남은 돈(당기 순이익)은 저축하거나 투자하시면 됩니다. 저축은 방어적으로 돈을 보호하는 것이고, 투자는 공격적으로 돈을 불리는 것을 뜻합니다.
초보일 경우에는 70% 이상을 저축하고, 나머지 30%는 자기계발이나 사업 발전을 위한 투자비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느 정도 금융 지식이 생긴다면 이자가 높은 예금을 활용하거나 실력에 따라 고배당주를 보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투자를 할 때는 내 사업과 서비스를 더 경쟁력 있게 만들어줄 수 있는 배움과 환경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드리고요.
3. 매년 목표 매출을 세우고, 월별로 달성해보기
마지막은 프리랜서분들에게는 하나의 챌린지일 수 있는 내용인데요. 바로 매년 목표 매출을 세우고 그것을 달성해보는 것입니다. 내가 내는 매출이 운이 아닌 실력으로 만드는 훈련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예를 들어 이번 달에 300만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면, 다음 달에도 똑같이 300만 원을 달성해 보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익숙해졌다면 그다음엔 400만 원으로 목표를 높여보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목표 달성 여부라는 표면적인 결과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회고하는 실력입니다. 미달성했다면 왜 미달성했는지, 달성했다면 무엇을 잘했기에 가능했는지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보완할 점은 고치고 잘한 점은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나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월 매출 달성은 물론이고 매년 목표 매출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더 나아가 다음 해의 매출까지 예측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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