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지온서가 편집장입니다.
오늘은 돌봄의 지혜, 그 두 번째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우리는 치매 어르신이 왜 고집불통이 되는지, 그 이면에 숨겨진 ‘메타인지의 고장’과 불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이해의 영역을 넘어, ‘실천의 영역’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기술은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일본의 돌봄 현장을 완전히 바꿔놓은 혁신적인 케어법, ‘유마니튜드’입니다.
유마니튜드의 철학은 단순하고도 강력합니다. “우리는 죽기 직전까지 인간이다”라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는 돌봄이라는 명목하에 어르신의 팔을 갑자기 붙잡거나, 고압적으로 명령하듯 말하곤 합니다. 메타인지라는 거울이 깨져 세상을 왜곡되게 받아들이는 어르신에게 이런 갑작스러운 접촉은 거대한 위협이자 공포일 뿐입니다. 그 공포가 결국 ‘고집’이나 ‘공격성’이라는 방어 기제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딱 두 가지만 기억해 보세요. 첫째는 ‘0.5초의 눈맞춤’입니다. 어르신과 눈높이를 맞추고 정면에서 시선을 맞추는 그 짧은 0.5초는 “나는 당신을 해치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의 편입니다.”라는 강력한 신뢰의 신호를 보냅니다. 둘째는 ‘다정한 말 걸기’입니다. 어르신의 대답이 없어도 좋습니다. “지금부터 따뜻한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 드릴게요.”, “수건이 참 보들보들하죠?”라며 앞으로 하려는 행동을 계속 말해주는 것입니다.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는 돌봄은 환자에게 ‘습격’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다정한 설명이 곁들여진 돌봄은 ‘교감’이 됩니다.
우리가 0.5초 동안 눈을 맞추고 다정하게 나의 행동을 이야기하는 그 순간, 어르신의 뇌는 긴장된 ‘방어 모드’에서 해제됩니다. 실제로 일본의 케어 현장에서는 이 작은 실천만으로 어르신들의 공격성이 70% 이상 줄어들었다는 놀라운 보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싸움’이 ‘산책’으로 바뀌는 기적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지온서가는 앞으로 이 다정한 기술들이 우리 일상에서 어떻게 구체적인 위로가 되는지, 번역가의 시선으로 갈무리한 기록들을 하나씩 배달해 드리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 곁에 있는 소중한 분과 0.5초 동안 눈을 맞춰보면 어떨까요?
지혜로운 온기를
담아,
지온서가 편집장
드림
[지온서가 편집장의 다정한 쪽지]
0.5초의 눈맞춤이 주는 무게를 문장으로 옮기며 생각합니다. 정성을 다해도 돌아오는 거절 앞에 무력해지는 그 마음을요.
다음 호에서는 '나를 지키는 돌봄'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간병하며 마음이 무너졌던 순간이 있다면 답장으로 나눠주세요. 그 목소리를 이정표 삼아 글을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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