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온서가 편집장입니다.
오늘은 제가 치매 어르신을 대하며 겪었던 당혹스러운 순간과 그 답을 찾게 해준 책 《치매 환자의 고집을 꺾지 않고 마음을 여는 법(가제)》의 지혜를 나눕니다.
저는 매달 치매 어르신 한 분을 모시고 모임에 갑니다. 어떤 날은 평소처럼 다정하시지만, 어떤 날은 당일에만 여덟 번이나 전화를 걸어 시간을 물으시죠. 하지만 정작 모시러 갈 시간이 되어 연락드리면 “이미 다녀왔다”며 완강히 고집을 부리십니다. 분명히 조금 전까지 약속을 확인했는데도 말이죠.
책에서는 이 고집의 이유를 ‘메타인지(Metacognition)’의 장애라고 말합니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거울 같은 기능인데, 치매는 이 거울을 깨뜨려 버립니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병식(病識) 저하’라고 부릅니다. 어르신에게 그 고집은 악의가 아니라, 실제로 본인은 “이미 다녀왔다”고 믿기 때문에 나오는 그분들만의 진실일 뿐입니다.
우리는 다리가 부러진 사람이 절뚝이는 것을 보고 “왜 똑바로 못 걷느냐”고 화내지 않습니다. 그 고통을 상식적으로 알기 때문이죠. 하지만 치매라는 ‘뇌의 골절’을 입은 분들에게는 “왜 이해를 못 해요!”라며 질책하곤 합니다. 스스로를 객관화할 수 없는 어르신에게 이런 질책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비난일 뿐이며, 불안해진 어르신은 자신을 지키려 더 강한 방어 본능을 일으키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숙련된 전문가들은 ‘좋은 사람 방법론’을 제안합니다. 어르신의 세계가 사실과 다르더라도 부정하지 말고 안심을 주라는 것이죠. “미안해요, 제가 미리 말씀을 못 드렸네요”라는 짧은 사과 한마디가 어르신의 불안을 잠재우고 고집을 눈 녹듯 사라지게 합니다.
어르신의 여덟 번의 전화는 저를 괴롭히려는 고집이 아니라, 지워져 가는 기억 속에서 약속을 지키고 싶었던 ‘필사적인 불안’이었습니다. 오늘, 누군가의 고집이 유독 거세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그 뒤에 숨겨진 불안을 한 번만 더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지온서가 편집장 드림
🍱 오늘의 산책 도시락: 뇌를 깨우는 지온의 식탁
오늘 제안하는 메뉴는 [시금치를 곁들인 달걀 요리]입니다. 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 가득한 한 끼로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는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Tip: 시금치를 살짝 데쳐 양질의 지방과 함께 볶아내거나, 부드러운 스크램블 에그에 곁들이면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을 수 있습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