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온서가: 깊은 산책] 마지막까지 '나'로 살 수 있는 곳, 가장 인간다운 마무리

존엄한 마무리, 그 첫 번째 이야기: 재택 임종

2026.04.24 | 조회 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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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온서가 편집장입니다.

오늘은 존엄한 마무리,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우리가 어디에서 어떻게 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적어 내려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요양원에 계시던 할머니를 뵐 때마다 할머니는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제 손을 잡고 말씀하셨습니다. "나 좀 집에 데려가 줘." 어떤 날은 그 기력 없는 목소리로 화를 내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막막했고, 결국 할머니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이별을 맞이하셨습니다.

할머니를 보내드린 후 제 마음속에는 지워지지 않는 의문이 남았습니다. '언젠가 맞이하게 될 우리 부모님의 임종, 그리고 나 또한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것. 부모님도, 나 자신도 이처럼 쓸쓸하게 인생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 걸까?'

최근 우리나라도 '지역사회 통합 돌봄'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어르신의 85%가 살던 곳에 머물길 원하고, 절반 가까운 분들이 자신의 집에서 임종하길 원하십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예산과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많은 분이 답답한 병원 침대 위에서 마지막을 보냅니다.

저는 재택 임종이 단순히 집에서 죽음을 맞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병원 번호표를 단환자가 아니라, 내 집 냄새와 가족의 숨소리 속에서라는 사람으로 온전히 머무는 최고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이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해 의사가 직접 집으로 찾아가는 '방문 진료' 시스템이 촘촘하게 뿌리 내렸고, 그 과정에서 쌓인 수많은 지혜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집에서도 통증 없이 평온하게 이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일본의 전문가들은 이미 다정한 답들을 내놓고 있었습니다.

저는 일본의 앞선 사례들을 통해 우리 모두의 마지막 풍경을 조금씩 바꿔보려 합니다. 낯선 병원 침대가 아닌, 햇살이 비치는 내 방에서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일이 우리 모두의 권리가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할머니에게 차마 드리지 못했던 그 대답을, 이제 책과 글을 통해 여러분과 함께 찾아가고 싶습니다.

당신이 꿈꾸는 생의 마지막 페이지, 그곳에는 어떤 공기가 흐르고 있나요?

 

지혜로운 온기를 담아,
지온서가 편집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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