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온서가: 깊은 산책] 건네진 희망이 상처가 되었을 때

뇌 건강 설계: 그 첫 번째 이야기 — 뇌의 폭풍을 잠재우는 ‘다른 길’을 찾아서

2026.04.17 | 조회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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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온서가 편집장입니다.

오늘은 조금 더 절박하고, 어쩌면 불편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꺼내 보려 합니다. 바로 뇌의 전기 신호가 엉켜 발생하는 뇌전증과 그 치료를 위한 케톤식에 관한 기록입니다.

제게는 이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은 소중한 지인이 있습니다. 저는 일찍이 일본의 성공 사례를 접하고, 그분에게 '수술'이라는 희망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돌아온 대답은 수술 불가라는 절망적인 결론이었습니다. 제가 건넨 희망이 오히려 그분에게 더 깊은 상처가 된 것 같아, 저는 한동안 무거운 미안함에 밤잠을 설치곤 했습니다.

그 미안함 끝에 저는 다시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드웨어를 고칠 수 없다면, 뇌를 움직이는 연료를 바꿔보면 어떨까? 어느 날, 안부 전화 너머로 들려온 "라면으로 아점을 때웠다"라는 말에 저는 다시 조심스레 건강한 식단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지인은 얼마 가지 못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기름과 버터가 가득한 서구식 케톤식은 우리 식탁과 너무 동떨어져 지속하기가 힘들었겠지요.

하지만, 이 실패를 오롯이 지인의 의지 탓으로 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항경련제를 충분히 복용해도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는 전체의 약 30퍼센트에 달합니다. 열 명 중 세 명은 현대 의학의 표준 치료가 더 이상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최첨단 의료 장비를 갖춘 병원에서조차, 정작 환자의 매일이 결정되는 식탁 위에는 구체적인 가이드 대신 "일상적인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세요"라는 원론적인 조언만 놓여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식단이 치료의 강력한 축이 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시간이 부족한 우리 의료 현장의 씁쓸한 단면입니다.

방법을 몰라 방치된 식탁, 그것이 제가 목격한 가장 막막한 사각지대였습니다. 처방전이 약속하는 기적을 바랄 수만은 없다면, 우리는 매일 마주하는 밥상 위에서 작은 기적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지인의 실망을 지켜보며 희망이 또 다른 좌절이 되지 않도록, 저는 섣부른 조언 대신 진짜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일본의 자료를 찾아보니 그곳의 풍경은 우리와 사뭇 달랐습니다. 일본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국가 차원에서 의사와 영양사가 한 팀이 되어 환자의 식단을 정교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약물로도 조절되지 않던 발작을 식탁 위에서 멈춘 방대한 데이터가 수많은 책과 논문으로 증명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 전문가의 권위가 아닌 가장 간절한 관찰자의 마음으로 그 지혜들을 하나하나 파헤치고 우리말로 옮겨보려 합니다. 왜 특정 식단이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하면 우리 입맛에 맞게 지속할 수 있는지 제대로 공부하여 전하겠습니다. 상처받은 희망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지온서가만의 방식으로 이 막막한 사각지대에 맞서보겠습니다.

 

지혜로운 온기를 담아,
지온서가 편집장 드림


[지온 매뉴얼 #01] 표준 치료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식단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뇌를 보호하는 가장 구체적인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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