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쉬듯 자연스러운 치유

<바람; 스며들다>전을 다녀오다.

우연한 기회로 닿게된 박정호 개인전

2025.11.09 | 조회 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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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poetry

문밖으로 한 발자국 내딛는 순간. 다양한 스팩트럼의 지식을 나눠요.

빛과 어둠은 그 역할이 있다.
빛과 어둠은 그 역할이 있다.

 

노트북을 들고 국가등록문화유산인을 백제병원을 리뉴얼해 만든 카페에 가기로 했다. 단순히 카페만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엄마가 창비가 좋다며 창비를 가보라 하셨다. 한 번도 가본 적 없고 찾아본 적도 없는 나는 "응! 경험해 볼게."라는 말을 전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의외로 카페나 창비라는 공간을 들어가 보기도 전, 건물 앞에 도착하자 바로 보인건 갤러리였다. 나는 마음이 끌리는 데로 엘리베이터도 없는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건물의 가장 높은 곳, 갤러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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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자마자 펼쳐진 풍경은 비교적 넓지 않은 공간 내에서 최고의 공간감을 선사하는 광활한 작품들 이였다

그리고 밀착된 시선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움을 은은하게 뽐내는 작품들도 보였다.

작가의 의도를 떠올려볼 여유도 없이

나는 관람자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기 바빴다.

작품들에서는 그 깊이와 고독한 시간들이 교차되어 속삭이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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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갤러리 안에는 깔끔한 정장 차림의 작가님이 계셨다.

나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대화를 청했다.

"저, 혹시 작가님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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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심스럽게 작가와의 인터뷰를 청해도 괜찮겠느냐며 물었고, 박정호 작가님은 환히 웃어보이며 흔쾌히 좋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제껏 누구를 인터뷰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정말 좋은 기회를 얻었노라고 확신했다.

쑥스럽게 인터뷰를 제안한 나는 제가 여쭤볼 것들을 정리해서 다시 한번 찾아뵙겠다며

카페로 가서 후다닥 질문지를 뽑았다.

예의를 갖추기 위해 나의 간략한 소개와 질문을 모아봤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정적 인류애를 꿈꾸는 글쓰는 사람 김진영입니다.

소박한 저의 공간인 첫 번째 브런치북 연재 중입니다!

〈쉼표일기〉라는 글감 내에 이번 인터뷰의 내용을 제작할 예정입니다.

저는 사람의 감정이 흘러가는 결을 오래 바라보는 편입니다.

그 결 안에는 시간, 관계, 그리고 우리가 놓치고 지나간 마음의 잔상이 머물러 있습니다.

� 인터뷰 6문

시간과 경험에 대하여

지금의 작업은 어떤 시간 위에서 만들어졌나요?

작가님에게 ‘시간’은 어떤 감정에 가까운가요?

감정의 근원에 대하여

작품 속 감정은 즉흥적인 순간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오랜 시간 머물러온 감정의 잔향인지 궁금합니다.

표현의 과정에 대하여

감정을 화면으로 옮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예: 질감, 여백, 흐름, 온도감 등)

작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하여

작업을 하며 스스로를 마주하는 순간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가장 자주 묻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관객과의 거리감에 대하여

작품을 본 사람들이 각자의 감정으로 해석할 때,

그 낯선 해석들은 작가님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나요?

앞으로의 감정에 대하여

지금 마음속에 가장 머물러 있는 생각이나,

다음에 그려보고 싶은 감정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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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나무 늦가을 & 엄나무의 여름

나는 생각보다 정확히 질문지의 내용을 활용하지 못했다.

내 소개를 시작으로

작가님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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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기다리며 일부

처음으로 작가님이 전한 이야기는 작업을 임할 때의 마음이었다.

추상화들에서 보이기 쉬운 직관성을 기반한 던지기식 작품에 대한 고민을 한다고 했다.

작품이 직관적이라는 의견들을 가끔 듣곤 하신다며 말씀하셨고 나는 본인만의 색이 드러나는 직관적인 의도가 좋았기 때문에 이런 작가님의 고민이 아이러니 했다.

작가님은 던지기식으로 작품의도를 전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이야기를 상세히 전달하려는 노력의 시간을 보낸 것 같았다.

작품을 논리적으로 섬세히 전달하고자 하였다고 했다.

한편의 작품은 철저히 계획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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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바람소리 긴 흔적 전경

작가님은 20대에 이우환 작가의 강연을 듣고 의도된 추상화가 얼마나 견고한 것인지,

경험하신 일화를 통해 계획과 의도를 만들어 가는

이우환 작가의 작업방식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고 했다.

이우환 작가님의 이야기는 내겐 놀랍지 않았다.

대학교 시절, 선배의 한마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우환 작가의 작품은 그의 작품설명을 보면 다 이해가 간다고, 단순한 점으로 보일지라도 그 의도를 알 수 있어 너무도 놀랍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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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관람자로 하여금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고 했다.

눈에 보이는 기교보다는 편안한 시각경험과 고민을 통해 전하는 색깔, 수필과도 같은 서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어 고민한다고 말했다.

대화는 참 재미있었다.

작가님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 차제도 좋았지만 수줍게 내민 질문에도 성실하고 진실되게 답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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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 긴 흔적

나는 전해주시는 편안한 얘기들을 듣고 궁금했던 한 가지 질문을 했다.

"작품은 주로 유화, 아크릴 물감을 선택해서 쓰시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맞나요?"

"네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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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긴 흔적

유화물감이 가지는 한계와 아크릴 물감이 가지는 한계를 떠올리며 작품에 맞는 재료를 선택한다고 하였다.

<새벽을 기다리며>라는 작품은 아크릴을 선택했는데, 이는 유화의 광택을 죽일 때 주로 아크릴을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발색의 결의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않던 나는 유의깊게 바라보려 노력했고, 특유의 색감에 대한 이해를 감상의 폭안에 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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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업 방식에서 나는 긴 고민과 해체와 결합, 의도된 삭제와 강한 묘사의 대비를 볼 수 있었다.

각각의 은유적 직관들이 모여 하나의 큰 그림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는데, 그의 고민이 직관성에 대한 깊이였다는 사실에 흥미로움이 느껴졌다.

두개의 캔버스를 이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결합방식과 그 질감과 텍스쳐로 이어붙이는 방향도 멋졌다.

그는 여러 방식으로의 긴 서사를 사유된 시각으로 보여주는 행위를 통해

관람자가 그의 시선에서 녹아들어 바라보기를 바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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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새벽을 기다리며

김정호 작가님은 작업으로 집중할 때에 가지는 어려움도 슬쩍 알려주었다.

"개인화되어 있는 감정, 그 감정에서 도망가고자 할 때가 있어요.

나는 내가 나를 붙잡는 것들을 버리고 싶어 합니다.

집착에서 비롯된 것들과의 싸움이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나의 시각에서는 작품에서 공허함과 상실감을 보았다.

작품을 보며 내 머릿속에서 작품 속 넓고 광활한 자연 속에서 순간 멈춰진 고독한 시간이 떠올랐다.

“저도 약간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대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가본다.

작품을 진행하면 그리는 행위 내에 머릿속에 몇 천가지의 생각이 오가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100호짜리 내에 분할된 서사를 남길 때나

하나의 매개를 통해 여러 이야기를 담는 등 긴 시간을 보냈다.

몇번이고 덧칠하는 시간 속에서 별의 별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작가님의 말이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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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흠뻑 취해 작가님과의 대화를 나눈 나는

작품에서 보았던 공허함의 감정에 공감의 마음을 느낀 것 같다.

내가 감정을 모른 척하며 회피해 버렸던 시절.

그 내면의 공간을 거울로 보는 것 같았다.

나는 그의 시간을 눈과 마음에 담으며

잔잔한 감정의 풍요를 느꼈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로 전하고자 하는 것들을 들었다.

작가님은 다시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후배 작가를 위한 조언도 함께 해주셨다.

나는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작가님께서 해주신 작품에 대한 멋진 문장을 끝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생각은 100개여도 하나를 담게 됩니다. 한 편의 긴 소설보다 한 편의 시가 더 이해하기 쉬운 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내가 전시장에서 작품을 볼 때에

작품내부공간에 들어가 천천히 한 바퀴 돌다온 기분이 드는 것을 보면 좋은 전시임에 틀림없었다.

참 재밌게도 내가 뽑았던 질문지의 대답은

자연스럽게 전한 작가님과의 대화 속에 다 스며들어있었다.

긴 생각의 나열을 하나의 작품으로 옮기는

소란한 김정호 작가님의 작품은

부산 11월 17일까지 갤러리 이비나인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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