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피아+유폴히
남의 일기 10월호

구독자 님께
한 달 새 날이 추워졌습니다. 분명 며칠 전까지 10월치고는 덥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차오른 달이 뜨던 어젯밤에는 간만에 패딩까지 꺼내 입었어요. 분명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걷다가 조금 덥다고 생각했었는데. 아, 그즈음 만났던 동기가 저한테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언니, 그거 알아요? 아직도 모기가 있어요. 근데 뭐 이상한 일은 아니죠. 작년에 쓴 일기를 봤는데, 11월에도 모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새삼스레 일기란 참 좋구나 생각했습니다. 그 친구가 쓴 일기가 아니라면 어떻게 11월에 모기가 나왔단 걸 기억했겠어요. 중요한듯 사사로운 그런 기억들은 계절의 흐름 속에 쉽게 잊히기 마련이니까요. 그 주말까지만 해도 극성이던 모기도 오늘 추위로 다 물러갔겠구나 싶은 날입니다. 이렇게 한해가 또 지나가는구나 싶으면서 시간 참 야속하단 생각도 들지만, 스산한 11월 후에는, 축제같은 크리스마스가 있으니, 모른 척 퐁당퐁당 이 우물을 넘어가보려고 합니다. 가을과도 겨울과도 어울리지 않는 발랄한 색을 괜히 골라쓰면서, 아직은, 아직은 하고 붙잡아보면서요.
구독자 님도 따사로운 10월 보내셨기를. 다가오는 11월도 너무 쓸쓸하진 않길 바라며, 그럼 이만, 저희 두 사람의 10월을 보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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