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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어도, 오늘의 자리에서(2)

2026 - 10호

2026.11.01 | 조회 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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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Son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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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는다. 망설인다. 주저한다. 그럼에도 아름답다

빙그르 떨어지는 이파리를 본다. ‘파릇하지 않아도 좋다, 떨어지는 것도 아름답다.’

가을 아침 햇살은 어딘가 숨어있다. 높아지기를 망설인다. 찬란하기를 주저한다.

하얀 달이 하늘 저편 그를 대신해 미소 짓는다.

차가운 공기가 옷깃을 여미게 한다.

10월 말에 파란 하늘은 오랜만이다. 뜨거웠던 여름의 미안함이라고 생각한다.

비스듬히, 깊숙이 들어오는 낙양에 얼굴도 붉어진다. 그저 가만히 있다.

오늘 하루가, 부끄러워서 일까, 인상적이어서 일까.

당신 앞에 살고 싶어서 일까.

남기백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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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계절이 바뀌나요

신소령 집사님의 하루가 시작되는 곳 SEPHORA
신소령 집사님의 하루가 시작되는 곳 SEPHORA

아침 공기가 달라졌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볍게 나서던 출근길에 이제는 겉옷을 하나 더 챙기게 됩니다.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을 해요. 봄과 가을은 둘 다 계절이 바뀌는 과도기인데, 왜 가을만 유독 쓸쓸하게 느껴질까. 날씨로 치면 봄의 쌀쌀함과 가을의 쌀쌀함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말이에요.

아마 우리가 지금이 아니라 다음을 보고 있어서인 것 같아요. 봄에는 여름을 바라보니까 조금 추워도 견딜 만하고, 가을에는 겨울을 바라보니까 같은 바람도 더 차갑게 느껴지는 거죠. 결국 사람은 현재를 사는 것 같으면서도, 마음은 늘 조금 앞서가 있는 것 같아요.

직장에서도 비슷한 공기를 느껴요. 한 해가 끝을 향해 가면서 다들 조금씩 분주해지고, 동시에 조금씩 지쳐 있어요. 아직 오지 않은 연말의 무게를 미리 짊어지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해야 할 일은 늘어나는데, 마음은 벌써 겨울 쪽으로 기울어 있는 거죠.

처음에는 그래서 다음 계절을 너무 일찍 데려오지 말자고, 지금에 집중하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앞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봄의 쌀쌀함을 견디게 해주는 것도 결국 앞에 있는 여름이니까요. 사람은 바라보는 것이 있어서 지치기도 하지만, 바라보는 것이 있어서 버티기도 해요.

그렇다면 중요한 건 앞을 보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디까지 보느냐인지도 모르겠어요. 가을에서 겨울까지만 보면 쓸쓸하지만, 겨울 너머까지 보면 이야기가 달라지니까요. 겨울은 끝이 아니라 봄으로 가는 길목이고, 지금까지 한 번도 봄이 오지 않은 해는 없었어요.

일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연말의 바쁨과 피로까지만 바라보면 벌써 지치지만, 그 시간을 지나 조금 더 단단해져 있을 나를, 함께 버텨낸 동료들을 바라보면 같은 일도 조금은 다르게 느껴져요. 그리고 그보다 더 멀리, 이 모든 계절을 지나게 하시는 주님을 바라보면 지금의 쌀쌀함이 생각만큼 무겁지 않아요.

그래서 이번 가을에는 조금 더 멀리 보는 연습을 해보려고 해요. 오늘 하루를 성실히 살되, 마음의 시선은 겨울에서 멈추지 않도록.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고후 4:18)

여러분의 가을은 어떤가요. 혹시 벌써 겨울을 바라보며 조금 움츠러들어 있다면, 그 겨울 너머의 봄까지 함께 바라보는 가을이었으면 좋겠어요.

여전도회 신소령 집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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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대화 속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근무하는 이지인 자매의 모습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근무하는 이지인 자매의 모습

파리의 가을은 생각보다 분주합니다.

파리에서 직장인으로 살아보니, 이곳에는 나름의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8월의 여름과 12월의 겨울이면 많은 사람들이 파리를 떠나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충분한 휴식을 취합니다. 반면 그사이의 시간은 참 바쁘게 흘러가는데, 특히 지금과 같은 10월은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입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OECD에서도 10월은 여러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되는 동시에, 한 해가 끝나기 전에 마무리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둘 끝내기 위해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기입니다. 저 역시 11월 초에 있을 큰 행사를 준비하며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디자인 업무를 참 좋아하고, 또 여러 나라에서 온 동료들과 협업하는 것은 여전히 새롭고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순간들도 많습니다.

아직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 상사와의 관계나 동료들과의 소통처럼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저는 사소한 일에도 생각이 많아지는 사람입니다. 회의가 끝난 뒤에도 ‘아까 왜 그렇게 말했을까?’, ‘조금 더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었을 텐데’, ‘이 일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방법은 없었을까?’ 하며 이미 지나간 순간들을 곱씹곤 합니다.

게다가 모국어인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일하다 보니 이런 고민은 더 커지기도 합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표현해야 상대방에게 더 부드럽지만 정확하게 전달될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는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여전히 배워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 과정 자체가 재미있기도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을 접하면서 제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기도 하니까요.

요즘 저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서로 다른 의견을 어떻게 현명하게 조율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조직 안에서는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있고, 때로는 상사와 제 생각이 다를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제 의견을 무조건 고집하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쉽게 포기하지 않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제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막상 실제 상황에서는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요즘 저는 일 자체를 배우는 것만큼이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어떻게 듣고, 제 생각을 어떤 태도로 전달하는지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사람들과의 소통에 많은 시간과 마음을 쏟으면서 정작 하나님과는 얼마나 깊이 소통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바쁜 일상에서도 잠시 멈춰 하나님께 마음을 나누고, 말씀에도 귀 기울이는 시간을 더 자주 가져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이번 가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고민과 기쁨을 안고 살아가고 계실 텐데, 이 계절이 우리 모두에게 서로의 이야기에 조금 더 귀 기울이고, 무엇보다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쏘낭 이지인 자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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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유난히 정신없고 위험했던 파리에서 저희의 일상과 삶을 지켜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빠르게 찾아온 추위와 함께 찾아온 가을을 보내면서 2026년의 연말을 준비하는 저희에게 하루와 순간의 소중함을 더 느낄 수 있도록 저희의 마음을 하나님의 따뜻한 손길로 만져주세요.

지금까지 달려오느라 지쳐 프랑스 땅에서 저희가 보내는 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도록 더욱 낮은 자세와 감사함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충만히 느낄 수 있도록 인도해 주세요.

저희가 마주하는 모든 순간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허락해 주세요.

앞으로 남은 시간도 저희의 계획과 생각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더 신뢰하며, 주어진 자리에서 사랑과 선함을 실천하며 살아가게 해주세요.

다가오는 연말까지 저희의 걸음을 지켜주시고, 어디에 있든, 하나님과 동행하는 기쁨과 평안이 저희의 삶 가운데 가득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미디어 선교부 홍유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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