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조이, 니가 왜 거기서 나와? (feat. 황제의 골프화)

타이거 우즈와 나이키와 풋조이의 예상치 못한 만남

2022.04.13 | 조회 1.09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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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마스터스 1짤 요약(타이거 우즈 연습 라운드 때만 1만여 명 집결했다고...)
2022 마스터스 1짤 요약(타이거 우즈 연습 라운드 때만 1만여 명 집결했다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돌아왔습니다. 그는 11일 끝난 2022 마스터스(4 메이저 골프 대회 하나) 출전해 최종 합계 13오버파 301, 52 47등으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개인 통산 최하위 수준의 성적이지만, 마지막 샷이 홀컵에 들어간 순간 갤러리들은 기립해 박수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작년 2, 자동차 전복 사고로 다시 걸을 있을지조차 불투명했던 시기를 떠올리면 그가 다시 그린 위에 만으로도 팬들에겐 작은 기적이었으니까요.

복귀전을 앞둔 우즈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로 떠올랐는데, 예상치도 못하게 세간의 이목을  것이 있습니다. 골프화입니다. 연습 라운드 때부터 매의 눈으로 그를 관찰하던 사람들이 우즈가 나이키가 아닌 경쟁사풋조이(FJ)’의 골프화를 신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거죠.🧐 1857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풋조이는 골프화, 골프 장갑 등 골프용품 선두 브랜드로, 이번 대회에서 우즈가 고른 모델은  풋조이의 프리미엄 라인 ‘패커드’입니다.

"OMG! 우즈 신발에 나이키 로고가 없네?"

풋조이 신은 게  그리 대수로운 일인가 싶을 수 있지만, 사실 우즈는 자타공인 나이키 맨입니다. 1996년 나이키와 처음 스폰서 계약을 맺고 프로로 데뷔한 이후 줄곧 나이키 제품만 착용해왔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요. 이름의 글자를 딴 ‘TW(Tiger Woods)’ 라인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스우시(맨날 보는 그 나이키 로고) 없는 다른 신발을 신고 공식 대회에 등장한 건 26년 만에 처음있는 일입니다.

신발 하나 가지고 유난 떠는 것 같다고요? 골프화는 경기 결과에 영향을 만큼 아주 중요합니다. 모양새와 높이에 따라 선수의 스윙 높이, 체중 분배가 달라지거든요. 코스에서 시간씩 걷고 서 있으려면 발에 피로도를 최소화하는 착화감(이라 쓰고 기술력이라 읽는다)이 관건이죠. 황제의 새로운 선택에 사람들이 놀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풋조이가 화제로 떠오르자 나이키는 성명을 냅니다. 타이거 우즈가 다시 코스로 돌아와 기쁘고, 그의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와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이죠.

이번엔 우즈의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 나이키...
이번엔 우즈의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 나이키...

사실 마스터스 2022 대회 기간 동안 우즈는 오르막을 오르는 힘들어 보였고, 내리막에선 손에 클럽을 지팡이 삼아 걷기도 했습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절뚝거리는 장면도 포착됐고요.😢 아직 완전하게 회복하지 못한 우즈가 대회를 끝까지 치르기 위해 그나마 편한 신발을 찾다 고른 풋조이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어쨌든 우즈가 신발을 신은 모습이 알려지자 풋조이 주가는 2.5% 넘게 올랐습니다.📈 우즈가 나이키를 버리고 풋조이를 선택할 거란 기대감이 반영된 걸까 싶지만, 오랜 골프 팬들은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예측합니다. 공식 발표된 바는 없으나 사실상 나이키와 우즈는 종신 계약 관계로 알려져 있고, 2000년대 후반 각종 스캔들과 슬럼프로 우즈가 성적을 내지 못할 때도 끝까지 의리를 지켰을 만큼 나이키와 우즈의 관계는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시적일 확률이 우즈의 선택에 사람들은  투자했을까요? 그건 아마도 어마어마한 광고 효과, 상표 노출에 따른 매출 급증 때문일 겁니다. 가끔 의식하지 못할 때가 있지만, 유명 운동 선수들은 걸어 다니는 광고판입니다. 기업들은 나가는 운동 선수 이미지가 자사 브랜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제품의 매출 상승에 직결한다는 것을 일찍이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막대한 비용을 써서 선수들을 후원하는 거.

우즈가 2005 마스터스에서 선보인 기적의 샷. 갓우즈...그저 빛✨ 
우즈가 2005 마스터스에서 선보인 기적의 샷. 갓우즈...그저 빛✨ 

2005 마스터스 대회 당시 우즈가 선보인 샷은 어떤 나이키 광고보다 극적이고 효과가 강력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스우시 모양으로 필드 위를 구르는 , 컵홀 앞에서 절묘하게 1.5초가량 멈춘 순간, 이내 스우시를 보여 주면서 미끄러지듯 컵홀에 빨려 들어가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습니다. 장면은 17년이 지난 현재까지(아니 앞으로도 영원히) 재생되고 있는데, 당시에 월스트리트저널은 장면으로 나이키가 5년치 우즈 스폰서비인 1 달러 이상의 광고 효과를 얻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다음 5년치 스폰서비는 2 달러로 늘었고요.

잠깐 다른 이야기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천문학적인 수준의 연봉을 받는 유명 운동 선수들의 경우, 연봉이나 대회 상금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기업 후원으로 올립니다. 우즈도 예외는 아닙니다. 2005 이후 14 만에 다시 한번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었던 2019, 그의 연간 수입 4,330만 달러  무려 96%인 4,200만 달러가 기업의 후원금이었습니다. 나이키 외에도 브리지스톤, 몬스터 에너지, 테일러 메이드 등이 기꺼이 그에게 투자했죠. 같은 해 농구 선수 르브론 제임스,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 육상 선수 우사인 볼트도 각각 수입의 61%, 84%, 97%가 기업 후원이었습니다.

"구해줘! 우즈" from. 풋조이

다시 돌아와, 2022 마스터스의 최대 수혜주는 뭐니뭐니해도 풋조이입니다. 우즈와 풋조이 사이에 어떤 계약이 오갔는지 알려진 바는 없지만, 분명한 건 이번 대회를 계기로 황제가 선택한 신발이라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심었고 이로 인해 판매량이 급증할 예정이라는 겁니다. 특히,  풋조이 모회사인 아쿠쉬네트 입장에서는 매출이 줄고 영업 이익이 약 250억 원대 적자로 감익된 지난해 실적을 떠올렸을 때, 참으로 시의적절한 타이밍에 뜻밖의 광고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습니다. 과연 풋조이는 또 다른 타이거 우즈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까요? 세계 골프화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는 나이키와 풋조이의 경쟁 양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전 세계의 관심이 회복 중인 우즈의 다음 행보 아니, 다음 신발에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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