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의 제목은 아마 제 인생을 관통하는 문장 중 하나입니다. 저는 학창시절에도 혼자 있는 독서실에서는 공부를 안 하고 놀지만, 다같이 있는 도서관 열람실에서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집에서는 공부를 안 하고 꼭 도서관이나 카페를 가는 이유기도 합니다. 물론 그 공간의 누구도 제가 무얼 하든 신경 안 쓴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스스로 의식이 되면서 성실한 모습을 연출하는 거죠.
흔히 보여주기식이라고 하는데, 저는 이 보여주기식 마인드가 삶에 여러모로 도움이 됐는데요. 일단 남에게 공표하고 나면 못지키는 게 부끄러워서라도 어떻게든 실천을 하는 식으로요. 구독자님도 마찬가지시겠지만 저 역시 남이 무얼 공표하든 말든 기억하지 못하기에, 남들도 저의 선언을 기억 못할 거란 걸 알고는 있지만 만에 하나의 가능성 때문에 지속하게 되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룸메이트와의 생활이 잘 맞았는데요. 옆에 누군가 있기에 게으름 피우지 않고 근면성실하게 살게 되더라고요. 주말이라고 늦잠을 잔다거나 아무데도 나가지 않고 방 안에서만 시간을 죽인다거나 누워서 폰을 만지는 일을 거의 하지 않게 되고요. 같이 사는 사람이 있으니까 밤에도 일찍 일찍 들어오고 행동거지도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물건을 잘 안 떨어뜨리고 어딘가에 덜 부딪히고, 실수로 큰 소리를 내며 물건을 여닫는 일도 거의 없고요.
간혹 자취를 오래 했는데 룸메와의 생활이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진짜 진심으로 만족스러운데 딱히 설명할 길이 없더라고요. 이런 보여주기식 라이프를 살다 보면 그 습관이 몸에 배여 좋기도 하고, 그렇게 성실히 연출하고 있다는 생각에 도취돼서 딱히 피곤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룸메이트가 개인 사정으로 근 3주간 집을 비웠습니다. 이제 다음주에 돌아오는데요. 솔직한 마음으로 반가움이 더 큽니다. 초반엔 오랜만의 1인실 생활에 즐거웠던 것도 찰나, 없으니까 자연스레 해이해지는 생활과 함께... 그리워지더라고요. 잠시간의 게으름은 청산하고 다시 근면성실한 모습을 연출할 때가 돌아왔습니다. 알고 보면 연기자가 적성인 걸까요🤔 아무튼 반가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구독자님, 이번주도 성심성의껏 보내봅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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