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조금 늦는다고 별일이 생기진 않는다

2024.05.24 | 조회 1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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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좋은 아침입니다, 구독자님. 사실 좋은 오후입니다. 구독자님께 이 편지를 쓰는 오늘은 5월 23일(수) 오후 3시 35분이거든요. 아직 지하철입니다. 4시 수업인데 예상 도착시간은 4시 5분이라서 조금 초조하기는 합니다만... 마음을 애써 가볍게 먹는 중입니다.

이번 상반기 내내 노력한 게 하나 있다면 마음을 가볍게 먹기입니다. 태초부터 걱정이 많고, 사서 고민을 하는 저는 분명 이렇게 살다간 단명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뭐 하나 삐끗하면 대단히 큰 일이라도 난 것 마냥 구는 것도 지쳤습니다. 구독자님도 아시다시피 생각보다 세상은 그렇게 쉽게 큰 일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수업 5분 늦는다고 해서 갑자기 학고를 받는다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동시에 큰 일이 늘 대단한 실수에서 비롯하는 것이 아니기에 조심해야 하기도 합니다.)

요즘 여러모로 걱정하는 목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저의 목소리는 남을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 보이는 게 아닐까 싶은 요즘입니다. 진실인데 말이죠. 하지만 어쩌면 스스로 캐치하지 못하는 진심을 남들이 더 투명하게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아무 이유 없이 연차를 냈는데 진짜 온종일 잤습니다. 마취총이라도 맞은 마냥 자도 자도 잠이 끝없이 쏟아졌습니다. 요 몇주 내내 긴장하고 있던 것이 탁 풀어지기라도 했을까요. 원래 연차를 낸 목적은 5월에 배운 걸 날 잡고 복습하기 위해서였는데, 그냥 잘 쉬고 왔습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공허한 외침이지만 정말 괜찮기는 합니다. 사람을 굴러가게 하는 좋은 요인 중 하나는 욕망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한 욕심은 아닐지라도 하고 싶은 것이 있고, 그것을 이뤄낸 미래가 기대될 때에 내일을 또 살고 싶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욕망 가득한 하루들을 보내고 있거든요. 이제 좀 적응이 된 새 팀에서 쓰는 기사들이 기대됩니다. 다들 일이 많다고 걱정하지만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서, 물리적인 벅참을 있어도 심리적인 압박은 없습니다. 새롭게 듣는 이야기와 새롭게 알게 되는 정보들이 재미있습니다. 원래 해오던 것과 넘 다른 영역이라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삶에는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아마 오늘은 제 인생에서 제가 가장 열린 마음인 날이기에, 이런 날 제가 모르던 것들과 이해하지 못한 영역의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야 사람이 조금이나마 뇌가 말랑해진다고 믿거든요. 완전 럭키조잘이자나여🍀🫶

그리고 지금은 오후 3시 58분. 저는 아직 버스 안입니다. 제가 진짜 지각을 싫어하는데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군요. 같은 수업을 듣는 파트타임 박사 과정분이 계신데, 그 분도 회사에서 오시느라 종종 늦으셔서 가끔 수업 내용을 공유하곤 합니다. 아마 오늘은 제가 그렇게 공유 받는 날이 아닐까 기대해 봅니다. 설마 둘다 늦는 건 아니겠죠🥹 아무래도 파트의 마음은 파트가 제일 잘 이해해서인지 동기들보다도 더 가까워진 기분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 아이고 4시가 됐군요. 별일 없이 무사히 강의실에 입성하길 바라며 글을 줄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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