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은 어떤 놀이를 좋아하시나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만약에 놀이입니다. 정말 거짓부렁 한 톨 없이 혼자서도, 친구들과도 '만약에' 하나만 있으면 시간을 무한대로 보낼 수 있습니다. 대화 중 '만약에'라는 말이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엉뚱한 상상도 있지만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도 많은데요. 당장 닥치지는 않아도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이어가다 보면 끝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극강의 N인 제 주변에는 유난히 N인 친구들이 많습니다. MBTI가 알려지기 전부터 친구하던 친구들도 대부분은 N입니다. 참 재미난 일입니다.
아무튼 지난번에 친구와 한참 침대에 누워서 또 만약에 게임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만약에 이렇게 누워 있는데 창문 밖으로 UFO가 나타나고, 갑자기 광선이 번쩍 하더니 밖이 쥐죽은 듯이 고요해지고 온라인에서도 아무런 업데이트가 없고 사람들이랑 연락도 안 되면 어떡할 거냐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무조건 방 안에 계속 있을 거라고 답했습니다. 밖에 나감으로써 외계인이 내 존재를 눈치챌 수도 있고, 집 안에 생존을 위한 재화가 있다면 일단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겠다는 생각이죠. 그렇게 집에만 있어도 지금껏 쌓인 인터넷 콘텐츠들이 무수하니까 시간은 잘 갈 것 같고요.
친구는 나갈 거라고 답했는데, 이후 주변의 다른 지인들한테 물었을 때도 다들 나간다고들 답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집에 있겠다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다네요. 저는 듣고 오히려 놀랐습니다. 나갔다가 외계인에게 들키거나, 혹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줄 알고 믿고 반가워 할 수 있나요!
라고 말하면서도 대다수가 집 밖을 나서겠다는 말에 괜스레 궁금해집니다. 구독자님은 만약에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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