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글을 쓰기 보다는 조립하는 마음으로 기사를 쓰고 있는데요. 파편화된 정보들을 잘 엮어내다 보면 한 편의 글보다는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기분이 듭니다. 그런 마음이 들 때면 업이 아닌 글을 쓰는 사람들의 글을 찾아보게 됩니다. 대개 그런 글들은 특정한 목적 없이 쓰고 싶다는 마음만 담아내는 경우가 많고, 글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는 글은 대체로 마음에 들어옵니다.
구독자님은 이번 주말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낯선 환경에 이방인처럼 놓여 괴로웠다는 지난 편지가 무색하게, 금요일에 대학원 동기와 마치 7년지기인 마냥 놀았습니다. 개강 첫주 금요일을 이대로 보내기 싫어서 눈 딱 감고 카톡을 보냈거든요. 오랜만에 과음을 했지만 (오랜만의 기준은 한 달 이상입니다) 다음 날 어김없이 알람없이도 6시에 눈을 떴습니다. 속도 편했습니다. 12시 전에만 집에 들어오면 나름 살만한 다음 날은 만날 수 있다는 걸 음주 경력 8년차에 깨닫습니다.
그렇게 평일에 학업 때문에 빠진 업무도 챙기고, 공부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옛 동네에 수선을 맡긴 신발도 찾아 왔습니다. 기숙사에서 지하철 역까지 오는 시간을 제외하곤 20분도 채 안 걸리더라고요. 언젠가 서울에 정착한다면 이 동네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기꺼운 동네였는데 겨우 일주일 지났다고 남의 동네처럼 느껴집니다. 쓰면서 알았네요. 정말 이사온 지 오늘이 딱 일주일째군요!
개강한 지 한 달도 아니고 일주일 만에 석사 졸업의 가능성과 박사 진학의 여부와 회사 업무 로드 문제에 대해 말 그대로 쌔가 빠지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늘 느끼지만 한 번에 다 하려는 게 문제입니다. 1학기에 목표로 했던 많은 것들을 모두 지워냈습니다.
- 회사 생활 열심히 하기 ! (적응 하기.. )
- 수업에서 배운 것 이해하기 !
- 건전한 생활 습관 견지하기
아주 심플하죠. 셋 다 우선순위를 매길 수 없는 핵심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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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일요일 밤 11시, 집에 들어가는 길입니다. 오늘 온 종일 책상에 앉아는 있었는데 도통 이해한 것은 없습니다. 2번이 이렇게 바로 실패일까요? 다행인 건 이미 경제학에 데인 전과가 있기 때문에 슬프지는 않다는 겁니다. 중간고사까지 남은 기간 동안은 이해하겠죠? 심지어 기말고사가 반영비율이 더 높으니 여차하면 기말에 힘 주면 됩니다. 벌써 별 생각을 다 하네요. 말이 길어진다는 건 불안하다는 방증이기에... 이쯤에서 마무리합니다. 구독자님, 우리에게 다가올 월요일이 안녕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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