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서는 '꿈'의 크기도 현실과 비슷하게 맞추게 됐습니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가당치도 않으면 애초에 상상조차 하지 않게 됐죠. 사실 꿈의 크기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스스로라는 것도 까먹고 말이에요.
그 중 하나가 살고 싶은 집에 대한 그림입니다. 미래에 제 가정을 이뤘을 때,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그려봤을 때 매번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더라고요. 금액이나 지역이나 평수나 등등이요.
어릴 때 종종 종이 귀퉁이에 살고 싶은 집의 외관과 구조를 그리곤 했습니다. 그때 그린 집은 노란색 벽과 보라색 지붕의 이층집이었죠. 내부엔 세부적으로 어떤 방을 배치했는지 잘은 기억 안 나지만 지금 그리는 방보다는 창의적이었을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 김에 다시 한번 살고 싶은 집을 그려봤습니다. 사실 이미 살고 싶은 지역에 살고 싶은 빌라가 있기 때문에 외관에 대해선 크게 생각 안 했습니다.
오래된 집이긴 한데 바로 앞에 강이 흐르고 큰 공원이 있고, 거리가 깨끗하고 조용한 게 마음에 들어서 네이버 부동산에 찜해뒀습니다. 열심히 돈 벌고 모아서 13년 안에는 살 수 있지 않을까요. 13년인 이유는 마흔 전에는 살고 싶어서입니다. 오래된 집이니 그때는 그리 비싼 집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데 어쩐지 상상도 현실과 완전 동 떨어지게는 못하네요.
아무튼 전 안방으로 쓰는 제일 큰 방을 놀이방으로 만들고 싶은데요. 홈씨어터, 책장, 보드게임, VR, 각종 게임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식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놀이방이요. 각자의 취미를 존중하되 이왕이면 같은 공간에서 하면 서로 이해도 할 수 있고, 그간 생각 못한 취미도 즐길 수 있고 좋을 것 같더라고요.
아이가 부모와 공유하는 시간을 싫어하지 않게 어릴 때부터 유대감을 잘 쌓아야 한다는 미션이 있지만요. 유희는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인 만큼 집에서부터 잘 실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집안 구성원들이 모두 각방도 있었으면 합니다.
음... 여기까지는 상상했는데 그 이상은 잘 그려지지 않네요. 우선 이것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하나하나 더 구체적으로 채워가다 보면 언젠가는 꿈이 아닌 현실로 구현돼 있을 거라 믿어요. 그 과정에서 '현실'만 고려하다가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은 상상만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구독자님이 그리시는 꼭 살고 싶은 집은 어떤 모습이신가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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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생각해보니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네요. 굳이 어떤 집을 생각했다면, 어느 시골의 <빈집>이었을지 모릅니다. 어떤 집 보다 어느 지역에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꽤 자주 생각합니다. 적어도 서울은 아니었습니다. 자주 "나는 서울이랑 안맞는(안 어울리는) 사람 같아!"라고 이야기하고는 하니까요. 그래서 퇴직 후엔 서울(주민등록)을 별장 삼아 실제 거주지는 서울에서 적어도 2~3시간 거리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동료직원이 "병원 가까운데 살아야죠!"라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자주 듣는 말입니다만 어젠 특히 그랬습니다. 제가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도 한 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조잘조잘 (317)
나이가 들면 병원 가까운 데 살아야 한다는 말 저도 종종 듣곤 합니다. 어디 깊숙한 곳에 들어가서 살고 싶다가도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라서 금세 접게 되는 까닭이기도 하죠. 어느 지역에 살지는 저도 자주 생각하는데요. 일단 서울은 아니었으면 하는 것에도 공감합니다 ㅎㅎ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도 생각해 보면 참 좋아요. 미우나고우나 삶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만큼 취향과 감성을 담아서 꾸미고 살고 싶은 마음이 늘 듭니다. 귀찮음과 현실적인 핑계들때문에 저도 잘 지키고 있지는 못하지만요^^; 언젠가는 그런 집에 살겠다는 마음만으로도 내일이 좀더 기대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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