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구독자님. 지난번에 첫 스쿼시 랠리를 하고 나면 편지로 쓰겠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그 시간이 빨리 돌아왔습니다. 분명 두어달은 레슨을 받아야 같이 랠리할 수 있다고 했는데 아마 잘하나 봅니다(?). 라고 말하면서도 같이 하는 분에 비해서 넘 못해서 주말에 혼자라도 가서 연습해야 하나 고민 중인 요즘입니다.
첫 랠리 후기는... 심장이 입밖에 튀어나올 것 같았습니다. 운동 끝나고 그렇게 오랫동안 숨을 고른 운동은 처음이었습니다. 한참을 락커룸에 앉아서 선풍기 바람 쐬다가 나왔습니다. 나와서도 한참은 헐떡였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게 그렇게 힘들어 이대로 쓰러질 것 같은데 재미는 있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원래 시간보다 5분이나 더 치고 나올 정도로요. 재미만 따지면 더 치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내일이 없을 것 같아 포기했다만요.
스트레스도 풀리고 좋은 운동입니다. 공을 팡팡 때리면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공에 가득 담아 보냅니다. 승부욕 강한 제겐 더 좋은 운동입니다. 여기서 승부욕이 상대를 이기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라켓과 공의 싸움으로, 저 공을 꼭 한 번이라도 더 치고야 말겠다는 다짐입니다.
사실 저는 그런 장면을 TV에서 본 적이 없는데, 과거에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들이 화나는 일이 있으면 혼자 폭풍 스쿼시를 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더라고요. 그걸 듣고 드는 생각은, 혼자 폭풍으로 스쿼시를 칠려면 얼마나 구력이 길고 또 깊어야 하나 싶습니다. 저는 혼자 폭풍 스쿼시 치러 갔다가 공줍느라고 스트레스 받아서 화가 풀리기는커녕 더 화나서 나올 것 같은데 말입죠.
아무튼 혼자 치는 것보다는 같이 치는 게 오백배는 더 재미있고 오십배는 더 힘듭니다... 왜냐면 혼자 치면 적당히 힘들면 걸을 수 있는데 같이 치면 계속 뛰어야 하잖아요. 제 다리는 이미 힘이 다 풀려서 툭 치면 당장이라도 쓰러질 수 있는데 말이죠. 코트가 작아서 별로 안 힘들 거라 생각한 저의 오산입니다. 단거리 달리기를 계속 하면서 상체도 움직이다보니 상당히 힘듭니다. 첫 랠리 후기를 쓴다고 해놓고 힘들다는 말만 오천 번 하고 있네요.
늘 큰 꿈을 꾸는 것이 취미인 저는 이번에도 스쿼시 대회를 나가겠다는 포부를 품고야 맙니다. 근데 솔직히 내년까지도 안 될 것 같고, 30대엔 스쿼시 대회에서 입선 해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봅니다. 이래놓고 다음 달에 이제 스쿼시 그만뒀다는 편지가 오면... 그냥 그러려니 해주세요(?). 다음 달은 12월이니 이런저런 약속들도 있다 보니 충분히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주 3회는 꼭 가야겠습니다. 주말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요. 아무튼 스쿼시 재미있어요. 구독자님도 주변에서 체험해 볼 기회가 있으면 한번 해보시는 걸 추천해요. 이미 해봤다면, 혹은 지금도 치고 계신다면... 언젠가 대회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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