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를 동경하면서도 유위를 놓지 못해서

2024.06.26 | 조회 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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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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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돌아온 비교짱입니다🐧 제가 가진 가장 못된 버릇 중 하나인 남과의 비교가 죽지도 않고 살아 돌아왔습니다. 차라리 특정인과의 비교라거나 특정 항목에서의 비교라면 몰라도, 제게 준다고 해도 갖지 않을 요소라거나 시켜줘도 하지 않을 일에 대한 비교도 합니다.

비교라기보다는 질투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할까요? 오히려 같은 전공을 하거나 같은 업을 가진 사람들과는 비교하지 않습니다. 제가 잘 아는 분야기 때문에, 하나하나에 어찌저찌할 필요가 없는 걸 알아서죠.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인데, 보기에 잘 헤쳐가는 것처럼 보이니까 부럽고 시샘하나 봅니다. 어쩌면 제가 영영 가지 않을, 또 갈 수 없는 길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것도 같고요. 저는 어딘가 낡고 오래된 구김 있는 것들을 사랑하면서 세련되고 깨끗한 것으로 두른 이를 부러워하는 거지요. 그런 걸 안 좋아해서 애초에 관심도 두지 않은 건데도 참 요상한 마음입니다.

다행인 것은 저는 제가 이런 사람이란 걸 잘 알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감정이 백해무익하다는 것도 알고 있고요. 그래서 이런 마음이 들 때면, 이 마음에 집중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분 단위도 되지 않고 거의 초단위로 순간 감정이 스쳐가니까요. 대신 왜 이런 감정이 기인했는지에 대해서 오래 고민합니다.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어쩌면 제가 a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내면엔 b에 대한 동경이 있다거나 b를 소유한 누군가의 만족감이 a를 소유한 나의 만족감보다 커보여서 b가 a보다 나은 걸까? 하는 생각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 요상하지요? 오늘은 그런 생각을 하다가, 요즘 책을 안 읽어서 그렇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누군가의 생각을 알기 위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만 접하는 게, 제겐 좋은 영향이 아니었던 거죠. SNS를 정말 지우고 싶은데 회사에서 맡은 업무 중 SNS와 연관된 게 있어서 가슴 아플 따름입니다. 아마 이같은 고민은 비단 저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할 법한 고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럼 동서고를 살았던 사람들은 어떻게 그 고민을 해소했는지를 좀 들여다 보려고요.

최근 책을 많이 안 읽기도 했습니다. 텍스트에 질려서 책을 안 읽었다는 변명거리도 슬 떨어져 갑니다. 그렇다기엔 유튜브는 자막을 꼬박꼬박 켜고 보니까요. 특히 철학책을 좀 읽어야겠습니다. 제가 또 철학 복수전공생으로서 일가견이 있었는데요(?) 졸업 후 1년 만에 싹 사라졌거든요.

여기까지 쓰고 도서관에 다녀왔습니다. 학부 시절 마음이 힘들 때마다 노장사상에 관한 전공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달랬습니다. 무위한 것에서 가치를 느끼지만 유위한 것을 추구하는 저의 모순은, 결국 무위에서 해답을 얻곤 했거든요. 이번에도 노장사상이 저를 해방시켜주길 기대하며 각각 한 권씩 빌렸습니다. 그리고 늘 무용한 것들에서 가치를 느끼는 제 마음을 반영한 책도 한 권 빌렸습니다. 한 권씩 읽다 보면 또 잠시간은 생각이 달라지겠죠. 사람은 절대 한 번에 바뀔 수 없지만, 잠시간이라도 생각을 전환하는 그 '잠시'를 늘려가면 언젠가 대다수가 되지 않을까요. 오랜만의 독서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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