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좋은 아침입니다. 실은 이 편지를 쓰는 저는 좋은 밤입니다. 늦게까지 시간을 보내고, 막차를 욱여 타고 집에 가는 길입니다. 혹시 제가 지금 대학생 2학년 쯤일까요? 내일 출근을 앞둔 직장인도 그럴 수 있는 걸까요.
요며칠 이렇게 놀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까 평생 이렇게 살고 싶다가도, 평생 이렇게 살아도 될까 두렵기도 합니다. 구독자님은 이같은 단짠의 밸런스를 어떻게 조절하고 계신가요.
요며칠 만난 친구들은 어린 시절, 철이라는 것은 Fe밖에 몰랐던 시절 인연을 맺은 친구들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이제 서른을 향해 달려가도, 서른을 넘었어도 이대로 지낼 수 있다는 게 행복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밖에서 사람구실은 하되 우리끼리 만났을 때에는 영영 애같이 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 역시 영영 애같이 굴어도 용서 받을 수 있기를,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는 영원한 스물이길 바라는 마음이고요.
애처럼 굴어서 실수한 모든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는 아니고요. 언젠가 우리 10년 뒤에는 뭐하고 있을까, 를 함께 그렸던 친구들과의 10년 뒤가 다가오자 떠오르는 망상입니다. 10년 뒤든, 20년 뒤든 영영 지금처럼 샅기를 바랄 뿐입니다. 제가 취해보이나요?! 한번쯤은 취기에 쓴 편지도 있어야 인간미 넘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써놓고도 새벽에 일어나서 중간에 늘여쓴 tmi를 세 문단이나 제거하기는 했습니다..^^) 모쪼록 내일의 출근이 무사하길 바랄 뿐입니다. 오늘도 늘 그랬듯이 편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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