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날 중에 하늘을 가장 많이 보는 요즘입니다. 16층에서 근무 중인데 제 자리가 창가 바로 앞이라서죠. 일을 하다 보면 하늘을 내내 볼 수는 없지만 잠깐 잠깐 볼 때면 매번 모습이 달라져 있어서 신기합니다.
분명 구름이 자욱했는데 문득 고개를 들어보면 하늘이 새파랗다거나. 혹은 맑았는데 어느새 뿌옇게 흐려져 있기도. 곧 겨울이 되면 노을이 지는 모습도 자리에 앉아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이런 자연물의 움직임도 신기하고 재밌지만 저는 가끔 새를 보는 게 가장 즐겁더라고요. 이렇게 높은 데서 나는 새를 정면으로 목격하는 일은 드뭅니다. 보통은 나무와 나무 사이를 포로로 날아다니는 장면을 보거나 아래에서 위를 쳐다볼 때 만나는 게 대다수죠.
새들이 아파트 옥상에서 쉬어가거나, 앞에 가는 새를 좇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보니까 신기하더군요. 미처 보지 못한 공중에서도 생태계가 바삐 돌아가고 있었구나, 싶기도 하고요.
하나 궁금한 건 인간은 매 시대마다 새로운 발견을 하며, 새로운 유희거리를 찾아냈는데 과연 새들도 그런 게 있을까 싶네요. 사실상 동물은 세대를 거친 지식 전수가 어렵다고 하니 없으려나요. 동시대에 3대 이상이 살 만큼 수명이 길지도 않고 전수된 지식을 보전할 문자도 없긴 하네요.
그러면 심심하지 않을까 싶다가도 매 세대가 마주하는 모든 것이 매번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냥 그렇지도 않겠네요.
하긴 사람도 놀이 문화가 더 늘었다고는 하지만 휴대폰 하나에만 의존하는 걸 보면 더 좋아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돌 하나로 비석치기며 이런저런 놀이를 하던 예전이 더 재밌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항상 글의 시작과 끝이 영 딴 얘기를 하고 있군요. 영 다른 얘기라도 매끄럽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벌써 금요일입니다. 이번주도 고생 많으셨어요! 좋은 기억만 가득 안고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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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새>와 <하늘> 운이 좋게 대학 캠퍼스에서 일을 하다 보니 새와 하늘은 꽤 익숙한 풍경입니다. 예전에 까치 무리와 개가 대치하는 장면을 목격한 적도 있습니다. 자리에서 1분만 걸어나가면 하늘을 향해 고개를 꺽지 않아도 바라다 보이는 하늘, 그리고 그 하늘을 나는 새.... 오래 전에 날아가는 새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가 있다는 것이 행복하기만 할까?" "혹시 우리가 나는 새를 부러워하듯, 새들은 날 수 없는 우리를 부러워하지 않을까?" 16층에서 보이는 하늘과 새를 상상해 봅니다. :-)
조잘조잘 (316)
저 또한 비슷한 생각이 드네요. 하늘을 날 수 있는 새를 부러워 하는 만큼 날개 없이 또 땅과 물에서 자유로운 우리를 그들도 부러워하지는 않을까..! 까치 무리와 개가 대치하는 장면이라니 ㅎㅎ 저도 궁금하네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16층에서 보는 하늘과 새를 메일에 함께 담아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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