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소리를 곧잘하곤 합니다. 고민을 혼자 오래 갖고 있지 못하는 병이 있거든요. 고민이 있으면 나누면 더 좋은 해결책이 나오고, 나의 마음도 덜 힘들어진다고 믿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징징대는 걸까요?
아무한테나 그러진 않고 누울 자리를 보고 눕기는 합니다. 나의 칭얼거림을 귀찮아 하지 않고 성심성의껏 들어줄 이들에게만 털어놓죠. 유대관계가 있어서 이 징징거림의 원천을 알고 있어서 배경 설명 할 필요 없는 것도 저의 징징댐의 조건입니다(?).
어제도 그런 날이었습니다. 일이 하기 싫다 ~ 집에 가서 할까 ~ 그냥 자고 일찍 일어나서 할까 ~ 이런 이야기들을 늘어놓다가 문득 언제쯤 철이 들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들어주던 친구에게 그런 얘길 꺼냈는데 예상못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어른스럽다가 성숙하다와 동의어로 쓰이는 만큼 어른은 성숙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아주 깜짝 놀랐습니다.
하긴 꼭 어른이라고 대단할 필요는 없습다. 대단하지 않고 서투른 면이 많아도 일인분을 온전히 해내며 살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게 어쩌면 더 괜찮은 어른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대단한 어른이 돼야 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면 힘들다고 하고, 좋으면 좋다고 잘 표현하는 어른의 모습도 나쁘진 않겠더라고요. 한편으론 내가 너무 철딱서니가 없나 걱정했기에 안도감도 들었고요.
그런데 정작 이 말을 해준 친구는 본인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너도 좀더 징징대도 좋다,고 말하니 황당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결국 모든 대화가 MBTI로 귀결되는 Z세대의 흔한 세태를 보여줍니다. 저를 위로하기 위함이 아니라 본인의 자기효능감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었다는 건 몰랐네요 ^^; 이 글의 결론도 어쩐지 징징댈 거면 T친구에게 징징대라는 걸로 나야 할까요? 🤔
결론적으로 하고픈 말은 스스로를 정형화된 어른의 모습에 가두지 말고 좀더 편안히 있는 그대로 드러내도 괜찮을 것 같아요. 구독자님은 이미 잘 하고 계실지도 모르지만요.
어른이 되기에 멀었으면 어때요. 좀 천천히 크죠, 뭐. 우하하. 그리고 글을 쓰면서도 생각이 드는데, 사실 제가 주변에서 보는 다른 어른들도 마냥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싫지도 않아요. 때때로 서로가 서로에게 보여주는 미성숙한 면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에게 더 관대하고 때로는 다정할 수 있다고 믿거든요. 한치 흐트러짐없이 어떻게 살아요, 그쵸?
구독자님,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입니다. 심지어 다음 주는 주 3일만 출근하면 긴 연휴를 보낼 수 있습니다!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 하루도 힘차게 살아갑시다. 적당히 징징대고 적당히 의존하고 적당히 위해주면서요. 오늘도 팟팟팅!!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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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
우리 서로 징징대며 삽시다(?) 히히
조잘조잘
나의 징징거림을 오래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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