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의 프라임 세포는 무엇이신가요?

2022.09.23 | 조회 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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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웹툰 <유미의 세포들>을 보셨나요? 드라마로도 나왔을 정도로 인기 작품인데요. 감정이나 체내 활동을 의인하해서 마음을 보여줍니다. 예컨데 이성세포, 감정세포, 사랑세포 등등 우리 안에 수백 명(?)의 세포들이 살고 있다는 설정인데요.

그중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세포를 프라임 세포라고 합니다. 일종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하나로 고정된 것은 아니고 시기마다 바뀝니다. 연애를 할 때에는 사랑 세포가, 한창 입시를 준비할 때에는 공부 세포가 프라임 세포가 되는 식이죠.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도 반골 세포가 제 프라임 세포가 아닐지 생각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부당한 걸 극도로 싫어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이라면 그게 왜 그렇게 돼야 하는지 이유를 듣고 싶었고, 납득이 안 간다면 바꾸고 싶었죠. 물론 인생이 그렇게 하고 싶은 대로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당히 어릴 때부터 그랬었는데요. 6살 때, 어린이집 선생님이 반 애들이 너무 시끄러우니까 다 조용해질 때까지 집에 안 보낸다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젤 앞자리에 있는 친구들부터 젤 끝자리 친구들까지 일일이 찾아가서 조용하라고 쉿 거리고 다닌 기억이 있네요. 저는 집에 가고 싶었고 단체 생활인데 남한테 피해주는 게 너무 싫었거든요. 6살배기 생각치고는 너무 격했을까요?

10살 때는 반장이었는데 그때도 반 친구들이 너무 시끄럽고 말을 안 듣는다고 🤣 문제 제기를 했고 담임 선생님께서 그럼 반을 바꿔주겠다고 일어나서 말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반 친구들한테 너희때문에 이렇게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시기도 했을 거고, 그래서 뭘 자기가 어떡해야 하냐며 선생님도 답답한 마음이셨겠죠. 진짜 반을 바꿔준다는 건 아닌 게 확실했죠.

전 그 자리에서 저는 3반 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것두 좀 생각해보다가 나름대로 3반이 가장 좋을 것 같아서 한 말이었죠🥺 이 얘기를 지금 초3 담임을 하고 있는 친구한테 말하니 진짜 피곤해하더라고요. 제가 생각해도 피곤한 학생일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자질구레하게 튄 적이 많습니다. 꼭 정에 맞고 싶어 안달인 모난 돌 같기도 하네요.

이런 반골 기질이 깎여야 살기 편하다는 걸 깨닫고는 얼마간은 다듬어가는 중입니다. 여전히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긴 합니다. 제가 무작정 옳다는 건 아닙니다. 당연히 틀릴 수 있고 아마 대개 틀렸을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시스템이 유지된다는 것은 어쩼든 동의하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이니까요. 다만 누군가가 불편이나 불만을 자유롭게 제기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이 사회 전반적으로 구축되어야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는 믿습니다. 모두가 옳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겠지만 틀린 이야기라도 그 안에서 배울 게 있고, 최소한 이런 부분을 이해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 어떤 부분을 더 강화해야겠다, 정도의 결론은 끌어낼 수 있을 테니까요.

기자가 되고 싶었던 이유도 반골 기질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제가 찾은 사회의 취약점을 드러내고 개선하고 싶었거든요. 사회에 비해서 개인의 힘은 미약하지만 작은 노력들이 쌓이면 결국 큰 톱니바퀴가 굴러갈 수 있다고 믿기도 하고요. 너무 이상적일까요?

물론 직장인으로 살다보니 반골기질로 피곤한 건 저라는 걸 금방 알게 됐습니다. 불타는 20대를 보내놓고 왜 현실에 순응하는 4050이 되는가라는 의문에도 어느 정도 답이 나오고요. 저 역시 그렇게 되겠지요. 다만 그 불꽃이 조금은 더 오래 갔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그 불꽃의 방향이 단지 저만을 위한 게 아니라 타인을 위한다면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믿거든요.

오늘은 글이 조금 길어졌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해요. 이번 주도 끝이 보이네요. 한 주를 어떻게 보내셨든 간에 오늘 하루는 산뜻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라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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